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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이면우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1년, 대전

직업:시인

최근작
2016년 8월 <십일월을 만지다>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절판된 첫시집 <저 석양>에서 24편, 그 뒤 쓴 27편을 고쳐 다듬고 한데 묶어 세상에 내보낸다. 못 만나뵀지만 박용래, 김관식은 시와 삶의 스승이다. 두 분은 자기 몫의 시와 가난을 앞서 살아냈다. 피해가지만 않는다면 가난은 시의 큰 밑천임을 배웠다. 시로 돌이켜보면 다 아름답다. 내 여름날 같이 땀흘리고 다투고 껄껄대던 사내들이여, 고맙다.

십일월을 만지다

표제시 서넛 말고는 대부분 십 년 저쪽 시들이다. 이렇게 오래 묶이기까지 참 오래 기다려 주었다. 꽃밭에서 넘어진 아이가 무릎의 피를 한참 울다 다시 보니 붉은 꽃잎이더라는, 일곱 살 여름에 만난 그 간결한 문장에 의지해 삶도 시도 여기까지 왔다. 밀어 주고 이끌어 준 이들에게 감사 드린다. 어김없이, 어깨의 짐을 내려 주던 붉은 저녁 해에 대한 경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시 쓰길 잘했다는 느낌이 든다. 잠들기 전, 짧게 입가를 맴돌다 가는 이 낯선 손님에 대해서도 꼭 적어 두고 싶다.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이담에 뭐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우물쭈물하던 기억 까마득하고 이젠 아이들 몸짓에 저절로 즐거워지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고맙다. 입때껏 못 지킨 약속이 어디 헤아려지기나 하랴만 술 좋아하시던, 가족을 위해 한껏 자제하시던 젊은날의 아버지 무릎 위에서 했던, 방 안에 수도꼭지를 달고 그걸 열면 술이 콸콸 쏟아져나오게 하겠다던 바로 그 약속 하나는 가끔 푸른 하늘 속 외로운 깃대처럼 흔들린다. 그 하늘 깊어지면 길 가다가 고개 젖혀 거기 까마득한 기러기 행렬을 보겠다. 귀 한껏 열고 희미한 울음소리도 듣겠다. 일찍 자연학교 학생이 되었다. 생각하기보다 느끼기에 더 적당한 짐승으로서 고백하지만 나는 몸을 살았으므로 행복했다. 숲을 걷는 동안 자주 부추겨지는 그 느낌은 도시 한가운데, 사람들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고맙다.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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