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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오현종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3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17년 3월 <나는 왕이며 광대였지>

나는 왕이며 광대였지

두번째 소설집을 내고 십 년이 지났다. 십 년 동안 네 권의 장편소설을 묶으며 장편과 장편 사이 드물게 단편을 썼다. 긴 소설을 한 권 완성하고 나면 그때마다 간절히 원하는 일과 원망하는 사람이 바뀌곤 했다. 나에게는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이 십 년간 지도 없이 움직여온 내 마음의 경로로 읽혔다. 비극 속의 왕이든 희극 속의 광대든 정오의 주사위 놀음으로 결정된다 해도 괜찮다. 이제는 내게 어떤 역이 주어지든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나의 아홉번째 책이다.

세이렌

열정의 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다. 그 순간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견딜 수 없어 나는 소설을 쓴다. 소설을 쓰는 동안만은 열정의 순간을 재연해 낼 수 있으므로. 극적이지 않은 나머지 生을 견디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할까. 그 사이 나는, 잊어서는 안될 것들을 잊어갈 것이고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들조차 용서해야 할 것이며 슬픔을 빌리지 않고도 아름다움을 자아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내내 궁금할 것이다. 그러고도 남는 일상을 어떻게 견뎌야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소설은 과연 내게 그런 것이기만 할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소설은 내게 있어 나를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인지도 모른다. 나는 답장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이해 받고 싶은 열망에 들끓어 한달음에 편지를 써내고 만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이 아닌 것들을 쉽게 버릴 수 있는지, 그들이 가장 아름다웠던 백만 분의 일초는 과연 언제였는지, 나는 편지를 쓰면서 묻고 또 묻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는 것만큼 치명적인 결점이 없으리라는 것 또한 나는 안다. 언젠가 내 어설픈 욕망이 잦아들어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올까? 이해 받지 않아도 홀로 온전해질 수 있는 때가. 그런 때가 온다면 나는 소설이 아니어도 깊은 시간의 침묵을 견뎌낼 수 있겠지. 그 때가 몹시 기다려진다. (2004년 6월 4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코멘트)

옛날 옛적에 자객의 칼날은

그럴 수 있다면 이 책이, 내가 아는 모든 이야기 속 인물들이 한때 존재했었다는 증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죽고 나면 다 사라져버릴 부질없는 삶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누구든 자신만의 이야기, 들려줄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면 의미 없는 삶이었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을까. 나는 그 믿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_‘작가의 말’에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

나는 이다음에 어떤 어른이 되면 좋을까 상상하며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글자를 적었다가 흰 실내화 밑창으로 쓱쓱 지웠다. 운동장 구석 스피커에서 저녁 쉬는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벨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올 때였던가. 그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언젠가 만약에 내가 소설가가 된다면 이 시절에 대한 얘기를 꼭 써야지, 라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로 소설책이라곤 단 한 권도 읽지 못한 여고생 주제에 어째서 그런 공상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그때 무언가 간절히 적고 싶었던 건 아닐까. (……) 2009년 오늘, 나는 이미 오래 전에 흘러가버린 시간들을 용기 내어 조심조심 더듬어보고 있다. 어떤 날들은 아주 또렷하게 기억나고, 또 어떤 날들은 빠져나간 젖니처럼 까맣게 잊혀졌다. 모두 다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모두 다 거짓인 것 같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그때 그 소녀의 진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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