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생각하는 학문이랍니다. 따져 보고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수학을 하면 생각하는 즐거움과 사고력이 자라나게 돼요. 생각하고 머리를 쓰는 즐거움을 앗아 가는 암기하는 수학이 아닌, 생활 속에서 터득하는 수학을 통해 여러분이 수학과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 평소에 궁금하게 여겼던 것들 속에 숨어 있는 수학 원리를 알게 해 줄 거예요. 그래서 공식만 암기하고 계산만 하는 수학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는 수학이 되도록 썼어요. 우리 주변에 있는 생활 수학을 발견하고 논리적으로 따져 보면 수학이 더욱 재미있어질 거예요.
이른 아침에 경주 불국사를 산책해 보자. 돌 축대 앞 연못이 있던 넓은 마당에 서면, 새벽안개가 금방이라도 청운교 백운교 위로 피어올라 구름다리를 만들 것만 같단다. 이처럼 멋진 청운교 백운교가 ‘구고현’이라는 우리 비례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면 더욱 신기할 거야. 또 석굴암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자. 석굴암이 1만분의 1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수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보면 더욱 경이롭지. 이렇게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수학을 만난다면 어느 여행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감동을 받게 된단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주에서 그리고 박물관에서 수학을 만나 보았어. 그저 신라의 천문대라고 알던 첨성대도 왜 둥근 병 모양인지, 높이는 어떻게 정해졌는지 이제 알게 되었어. 스쳐보았던 석가탑과 다보탑에도 수학 비례가 숨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지. 경주의 문화유산에 이렇게 많은 수학이 들어 있는 줄은 그동안 잘 몰랐을 거야. 어때, 우리 조상들의 수학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수학은 서양에만 있었고, 옛날 우리나라에는 없었다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경주의 문화유산을 둘러보고 박물관의 유물들을 살펴보면 우리 민족이 얼마나 수학을 잘했는지 알 수 있어.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이 과학적으로 우수하고, 예술적으로도 뛰어나게 아름다운 것은 수학 덕분이 아닐까? 수학을 잘 이용하였기 때문에 문화유산이 그만큼 완벽하게 만들어질 수 있었고, 수천 년이 지나도 굳건히 남아서 우리가 이렇게 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앞으로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고, 또 다른 곳의 문화유산들도 둘러볼 기회가 많을 거야. 이 책에서 만나지 않은 문화유산에서도 수학을 얼마든지 더 찾아낼 수 있단다. 꼼꼼히 잘 살펴보면 어떻게 수학을 이용하여 만들었는지, 또 어떤 수학 내용이 숨어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 수학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지 말고, 문화유산을 차근차근 둘러본다면 그동안 무심히 지나치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무척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