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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어린이/유아
해외저자 > 사진/그림

이름:이와사키 치히로 (岩崎ちひろ)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일본

출생:1918년, 일본 후쿠이현 타케후 (사수자리)

사망:1974년

직업: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최근작
2021년 1월 <이름을 지어 주세요>

눈 오는 날의 생일

그림을 한 장, 한 장 그릴 때에는 꽤 즐거워서 차례차례 여러 장면이 눈에 떠오릅니다. 그래서 척척 그리게 됩니다만, 다 그리고 나서 견주어 보면 큰 것과 작은 것, 대충 그린 것과, 끝이 투명한 종이에 그린 것 등이 섞여 있어 이렇게 해서 과연 그림책이 될까, 하고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인쇄해 책으로 나오면 원화와는 다른 아름다움이 더해져서 뜻밖의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책을 손에 들고 한 장씩 넘길 때에는 처음으로 보는 것처럼 대단히 신선합니다. 그때의 느낌은 분명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의 기분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내가 태어난 날에도, 정말로 눈이 왔습니다. 그 기억을,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아기가 온 날

『비 오는 날 집 보기』를 그리고 나서 1년 넘게 흘렀습니다. 그 책 덕분에 나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 깨닫지 못했던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그 책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남아 있겠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또 한 권, 『아기가 온 날』을 그렸습니다. 이 책은 『비 오는 날 집 보기』 때보다 조금 익숙해져서 내가 그림책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 두 번째 책입니다. 조용히 이 책의 한 장 한 장을 머릿속에서 넘겨 봅니다. 끝에서부터 세 번째쯤, “살금살금”이라는 대목에서 갑자기 망설여집니다. 이것으로 좋을까? 나는 스스로 그리면서 이 그림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마 괜찮겠지요. 나팔꽃이 다섯 송이 피고,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오늘은 그림책이 오는 날, 꼭 『아기가 온 날』의 어린 누나처럼 떨리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어른이기 때문에 책 속 아이처럼 상자 속에 들어가지 않고, 잠자코 책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보슬비가 그치고, 저녁 해가 지고, 매미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곁에 배를 깔고 누운, 우리 집의 늙은 개가 무더울까 싶어 냉풍기를 켜면 조금 서늘한 날씨가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그림책 작업을 할 수 있을까요. 내년의 일을 말하면 귀신이 방해할지도 모르지만, 아무쪼록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이웃에 온 아이

파스텔로 선을 그려서 거기에 물을 묻히면 수채화보다 투명한 아름다운 색이 나옵니다. 그렇게 재미나게 만든 것이 『이웃에 온 아이』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그렸던 이미지는 덧없이 사라지고, 생각한 적 없는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군자가 아닌 나도 날쌔게 변하면서 여러 가지를 열심히 합니다. 표범처럼 날쌔게 좋은 방법을 찾아내면 좋겠지만, 새로운 것은 늘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 책은 처음에 연필로 그렸습니다. 얼마 전에 시코샤에서 출간된 마리오네트의 연필화 그림책 『황금 굴뚝 きんのえんとつ』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캔선 스케치북 바탕에 세로줄까지 그려져 있는 멋진 인쇄에 마음을 빼앗겨 나도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만, 역시 따라하는 것으로는 부족했지요. 이 책은 표범처럼 변해서 파스텔화의 그림책으로 나왔습니다. 스케치북 바탕이 투명하게 보여 원화보다 아름답게 인쇄되었습니다. 전시회에 이런 느낌으로 무심코 늘어놓는다면 큰일입니다. 그림책 작가의 작품은 어디까지나 책으로 완성된 것이라는 점을 여기에서 다시 한번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8월 중순, 신슈의 산바람은 가을바람입니다. 편찮으신 어머니를 돌보는 둘만의 산장 생활. 수십 년 만의 일이지요. 어린 날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다음 그림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덩굴풀이 하얀 잎사귀를 뒤집고 조용히 저물어 가는 산속에서, 이 그림책을 여러 가지로 도와주신 다케이치 씨, 편집부와 제작부 여러 분을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치가 온 바다

잔디밭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서, 나는 이 그림책을 그렸습니다. 잔디 위에는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날마다 장난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그 강아지들을 바라보면서, 또 포치 그림을 그리면서, 가끔 나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열네 살 된 늙은 하얀 개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늙은 개라고 해도, 흔히 말하는 나이 든 냄새 나는 개가 아니라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를 지닌, 아직 천진난만함이 남아 있는 개입니다. 14년 전 여름의 일, 상냥한 아주머니의 손가방에 담겨 온 그 이름 없는 하얀 개는 우리 집을 의심도 없이 자기 집이라 믿으며 자랐습니다. 내가 일하는 방 한쪽 구석에서 낡은 담요를 굳이 둥그렇게 말아 뒹굴고 자면서, 여기 또한 자신의 방이라고 굳게 믿으며 유유히 지냈습니다. 가끔 방에 여러 손님이 오면 나는 매번 미안해하면서 "개 냄새가 나는 방"이라고 변명했습니다. 문득, 이 그림책의 치이도 나처럼 포치의 응석을 지나치게 받아 주는 걸까 생각했습니다. 아니에요, 치이는 아이이기 때문에 분명히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 이 개와 함께 자란 내 아들이 그 옛날, 곧잘 개하고 서로 치고받고 다투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1974년) _이와사키 치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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