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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박영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8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부안 (처녀자리)

사망:2006년

직업:시인

최근작
2016년 5월 <박영근 전집 2 : 산문>

오늘, 나는 시의 숲길을 걷는다

나는 이 책에 담긴 대두수의 글들을 2001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이 다할 때까지 나름대로는 힘을 들여 썼다. 유난히 눈이 많았고, 하룻밤을 꼬박 새우면 시 한 편의 꼭지가 떨어지곤 했다. 그 환한 자리에 지친 몸을 눕히면서 듣던 새벽의 바람 소리를 나는 잊지 못한다. 그것은 내가 못다 읽은 시 행간의 퀭한 여백의 울림은 아니었는지. 시 한 편을 그것만으로 독자화시켜 온전하게 읽는 일의 어려움과, 그 비유의 세계의 씨줄과 날줄 사이를 아슬히 휘청거리듯 걸으며 느끼는 행복감을 달리 무슨 이름으로 불러야 할까. 그리고 이미 해석되어 상식으로 주어진 교과서적 진리로부터 훨씬 벗어나 낯선 이미지와 형상을 타고 일탈과 모험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을 때에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시의 내밀한 자궁이라니! 나는 이제 내가 읽은 시들을 본디 있던 자리로 돌려보낸다. 그 시들은 어떤 미련도 없이 나를 떠나 자신의 자리에 고통과 상처를 길어올리고, 그만한 깊이와 그늘 속에서 자유와 비상을 꿈꿀 것이다. 또 다른 눈 밝은 이가 있어서 나와는 전혀 다르게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 낱낱의 시에 어려울 그 표정들을 생각해본다.

저 꽃이 불편하다

이 시집을 다시 펼치는 것이 두렵고 부끄럽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내 안의 세계가 격심한 혼란 속에서 해체되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돌아보건대, 나에게 시 쓰는 일이란 그런 해체의 또다른 과정이었거나, 어떤 치유가 아니었던지.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한 사람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잊은 것도, 사라진 것도 없다. 삶에 대하여 지키지 못한 약속도 때로는 남은 시간을 지키는 불빛이 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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