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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이경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4년, 대한민국 강원도 강릉

최근작
2023년 11월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

누구나 살면서 자신의 영웅을 만나는 법이라 믿고 있습니다. 아무리 무심한 운명이라도 우리 삶에 영웅 하나쯤은 던져주게 마련이며, 그렇다면 세상의 격랑이 일어날 때 그들도 출세(出世)하기 마련입니다. 그건 타인의 안에 살고 있는 영웅일 수도, 또는 내 안에 나도 모르게 살고 있던 영웅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때 일어나는 그들을 우리가 알아보느냐가 관건이라고 믿습니다. ‘귀자’는 지극히 사적인 영웅인 제 외할머니의 이름으로부터 시작해 자기만의 별자리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귀자’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별자리지만 말입니다. 작가의 말을 쓰고 있는 지금, ‘귀자’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데서 출발한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는 저와 무관한 속도와 방향을 지니고 완전히 자유롭게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러니 이제 ‘모든 중요한 일’이 다 지나가버렸음을 아는 저는 그저 여기 앉아 부디 이 소설이,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주실 분들께 무사히 닿기를, 기왕이면 무사한 데 더하여 많이 많이, 아주 많이(!) 닿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귀자’를 본받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즐겁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자 합니다.

제2회 문윤성 SF 문학상 중단편 수상작품집 (특별보급판)

중단편 가작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이경 수상을 알리는 메일이 밤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그 메일을 다음 날 아침에 확인했고, 세상 시무룩하게 잠들었다가 가장 기쁘게 일어난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새 야간열차를 타고 있었던 기분입니다. 일어나보니 어제와 조금 다른 풍경이 슬쩍 끼어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얼떨떨하게 여행을 떠나게 된 설렘과 두려움, 즐거움이 혼란스럽게 몰려와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님께 가장 먼저 감사드려야 이치에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첫 독자가 되어주신 심사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저를 응원해준 가족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창가 자리에 꼭 붙어 앉아 가야겠습니다. 언젠가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 서서 저도 이 기차를 향해 손 흔들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는 ‘자체육아휴직’ 기간에 이 소설을 썼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일과 다른 일 사이의 균형은 제가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쉽게 우그러드는 것이었고, 다른 일은 제게 공식적인 육아휴직을 보장해주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체육아휴직’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한국 사회에서 아기를 키우는 일이 집요하게 배양하는 고독감과 분노와 우울이 역시 제게도 닥쳤고요. 그러한 상황에 임시변통적인 숨구멍을 뚫는 상상이 이 소설의 출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단 출발하자 이야기는 우정에 관한 것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미주와 아기의 우정, 미주와 남편의 우정, 미주와 남편과 아기와 알렉산더의 우정에 관한 것으로요. 그렇게 될 수 있어서 즐겁고 기뻤습니다. 이 이야기가 다양한 존재들의, 얼핏 보면 너무 높아 보이는 경계들을 의외로 쉽게 부수는 힘을 가진 우정에 관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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