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정건영

최근작
2023년 9월 <이양선>

바벨탑 앞에서의 점심식사

나는 자아의 구원인 소설이라는 배낭을 짊어지고 이런 여건 속에서 긴 여행을 해왔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동인 활동으로 시작한 소설쓰기의 출발이니, 이제는 반세기를 훌쩍 넘기고 있다. 이런 문학적 도정에서 나는 소설집으로 여정의 이정표들을 세워왔다. 그렇다고 그 이정표의 위치에 안주할 집을 짓지도 못하고 나는 늘 새로운 길 떠남을 했다. 그것이 목표를 향한 도정일 수만은 없다. 방황일 수도 있고, 방랑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일탈이라 할지라도 궁극적 자아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도정인 것은 분명하다. 나는 한 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이 소설집을 이정표로 세워놓고 또 배낭을 지고 길 떠남을 시작할 것이다.

이양선

생각해 보니, 81년 제도권에 들어 소설가라는 직함으로 살아온 지, 어느덧 42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그 세월 내내, 나는 소설이라는 무거운 배낭을 지고 방랑하고 방황하며, 때로는 작품집으로 이정표를 세우고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의 방향을 가늠하며, 천막을 거두어 다시 떠나기도 했다. 그동안의 소산은 중단편집 5권, 거기에 출간을 기다리며 출판사에 가 있는 1권을 보태면 모두 6권, 장편 3편,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도 1권 발간하였다. 이 모든 작품들이 자아가 존재하고자 하는 내 삶의 징표로 써낸 것들이다. 돌이켜보면, 이 작품집 숫자는 어쩌면 나의 결과물이 독자들에게는 너무 방만한 것은 아닌가 한다. 이제 세월은 흘러 내 나이 팔순에 세 해를 더 헤아리니, 작가라는 이 생물학적 존재가 언제까지 더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신의 손짓에 달려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작품들이 동어반복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매 작품마다 시작할 때는 새 국면을 만났다고 신선한 쾌감에 빠지나, 완성되었을 때는 결국 나의 좁은 의식에 갇혀있음을 발견한다. 이런 나의 강박관념을 떨치기 위하여 자선집 작업을 했다. 가급적 나의 다양성이 드러날 수 있는 11편의 중단편을 선정해 자선집으로 엮어 세상에 내보낸다. 이 한 권의 자선집이 내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 격의 없고, 다감한 독자와 작가의 ‘만남의 광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