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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김영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5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창녕

최근작
2023년 5월 <열세 번째 사도>

생의 위안

과연 행복한 글쓰기란 가능한 것일까? 글을 쓴다는 행위는 자신의 내면에 깃든 상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일이다. 나아가서 자신의 내면에 깃든 상처뿐만 아니라, 타인, 그리고 역사와 같은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벌어졌던 상처까지 들여다보고 보듬어나가야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고통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일 것이다. 작가에게 작품이란 그 고통 끝에 탄생한 아름다운 한 송이 꽃과 같은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작의 열기로 뜨거웠던 시절, 달랑 노트북 하나에 가방 하나를 챙겨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던 시절이 행복했고, 그립다. (중략) 모쪼록 이 글들이 나와 함께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고, 함께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랄 뿐이다. 빨리 봄이 와 내 서재 앞 배롱나무에도 붉은 꽃들이 가득가득 피어났으면 좋겠다. 모두에게 평안과 행운을 빈다!

열세 번째 사도

죽음과 부활이라는 거대한 예수 드라마에서 가룟 유다는 과연 어떤 역을 맡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과연 서양의 모든 역사, 교회와 신학과 문학이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사탄이나 악령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가룟 유다는 정말 그의 참모습일까? 거기엔 어떤 숨겨진 진실 같은 게 없을까? 이런 오랜 질문은 그 후에도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다복음』이라는 것을 읽게 되었다. 『유다복음』은 1976년 이집트의 한 골동품 시장에서 발견되어 2006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의해 일부 복원되어 세상에 알려진 기독교의 오래된 저작이다. 첫머리에 ‘예수님이 유월절을 기념하시기 3일 전부터 가룟 유다와 나눈 1주일간의 은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복음서에는, 유다가 다른 사도들에 비해 훨씬 우위에 있고,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예수가 육신을 벗어야 부활할 수 있음을 유일하게 인식한 수제자로 그려지고 있다. 더구나 예수는 직접, ‘너는 열세 번째가 될 것이며 다른 모든 세대들에 의해 저주를 받을 것이다.’고 말씀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글을 읽고 나서 나의 작가적 상상력은 그의 생애와 그의 있음 직한 후대의 삶에 미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대민족의 독립을 위해 열심당으로 활동했던 젊은 시절, 그리고 예수와의 극적인 만남과 예수 사후의 활동 등……. 나는 어쩌면 가룟 유다야말로 로마화 되어가던 기독교와 다른 길, 즉 초기 예수의 가르침을 온전히 보존한 채 역사의 뒤로 사라져간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그리고 나의 문학적 상상력 속에서 그가 동방의 어느 수도원에서 남긴 『유다계시록』을 둘러싼 이야기가 이 작품의 줄거리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오라, 내가 너에게 이제까지 아무도 본 적이 없는 비밀의 세계에 대하여 가르쳐주겠다. 왜냐하면 크고 끝없는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대한 영이 계시는 곳으로 그 크기는 천사의 세대들도 보지 못하였다. 천사의 눈으로도 보지 못하고 그 어떠한 사람의 생각으로도 이해할 수 없었고 그 어떠한 이름으로도 불러진 적이 없다.”(『유다복음』) 나는 그때 그가 본 것을 기록한 문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유다계시록』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 작품은 그러니까 아직 세상에 알려진 바가 없는 책 『유다계시록』을 둘러싼 추리 소설이다.

폭설

나는 내가 살아온 시대를 그리고 싶었다. 아니, 내가 사랑했던 것들, 그 사라진 시간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내가 지른 탄식과 한숨이, 그 또한 추억이 되어 강처럼 흘러간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살아온 사랑했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현실과 눈맞추느라 남루하게 변해가는 벗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자신이 살아온 시대의 신화를 잃어버린 존재는 날개를 잃어버린 닭의 족속처럼 초라할 뿐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더 이상 변화시킬 세상이 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세월 속에서 변해가는 우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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