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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신달자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3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거창 (염소자리)

직업:소설가 시인

최근작
2024년 2월 <너를 위한 노래>

간절함

시집에 순서를 둔다는 것은 사실 맞지 않다 하나같이 희미함 하나같이 덜 차오름 하나같이 빈 봉투 같은 것 하나같이 솟구치는 갈등에 번호를 매긴다는 것은 겉멋이다 그러나 하나같이 식은땀이다 그러나 이 모든 역부족들조차 아리아리 간절함 속에서 태어났다는 것 이것 하나의 진실을 이 시집에 모은다.

너는 이 세 가지를 명심하라

잘 있는지... 저도 잘 있습니다. 이 책은 저의 생존을 이야기입니다. 화약 냄새가 확 끼치는 내 어머니의 일생에서부터 살아가면서 아무도 모르게 허벅지에 멍이 들었던 이야기까지 그런 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아름다운 외출을 하기 위해 깨끗이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 앉아 있는 기쁨으로 당신을 향해 갑니다. 우리들의 만남이 세상살이의 싱거움에 톡 쏘는 겨자 맛은 아니더라도 간간한 소금 맛을 더해 줄 것을 저는 믿습니다.

눈송이와 부딪쳐도 그대 상처 입으리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한 편 그대의 아침 식탁에 장미 한 송이를 놓을까요. 그대의 아침 식탁에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놓을까요. 그대의 아침 식탁에 열대야의 순수한 열매 하나를 놓을까요. 그대의 아침 식탁에 유혹적인 초콜릿 하나를 놓을까요. 아닙니다. 저는 가슴 설레는 그 모든 단물 고이는 사랑스러운 대상들을 다 두고 그대에게 한 편의 시를 놓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므로, 당신을 오래 기다렸으므로, 당신을 영원히 그리워해야 할 사랑의 형벌을 기꺼이 받아 안을 사람이므로. 그대는 모릅니다. 내 마음의 바람, 비, 구름, 폭풍, 천둥을 모릅니다. 그대는 모릅니다. 내 마음의 까마득한 절벽, 추락, 우울, 자폐, 적막, 실연, 처절한 웃음, 죽음과 다를 바 없는 고립적인 외로움. 그대는 모릅니다. 포장된 내 웃음을, 견디는 내 고독을, 이미 지워 버린 희망에 대하여, 총을 겨누어도 결코 잊지 못하는 나의 사랑에 대하여. 그대여, 내가 그대 모르게 상처받는 곡진한 눈물을 그대는 모릅니다. 얼마나 그대가 나를 모르는지 그대는 모릅니다. 내가 사랑하는 푸른 바다의 한 스푼의 무게도 그대는 모릅니다. 나는 당신에게 이 지상의 가장 큰 환희, 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기쁨을, 나는 당신에게 이 지상에서 누구도 앞지를 수 없는 가장 따뜻하고, 가장 상쾌하고 가장 맑은 공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인생을 지탱하는 가장 믿음직한 한 편의 시를 그대의 아침 식탁에 조용히 놓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한 편의 시를 읽는 그대를 바라보며 나의 긴긴 상처와 외로움이 회복되어질 것입니다. 우리들의 하루가 아침 햇살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출발하기 위하여! - <시가 있는 아침>을 내면서

물 위를 걷는 여자

1990년에 처음으로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세상에 알리고 나는 며칠 몸과 마음을 앓았다. 시에 더 전념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도 있었지만 이것이 소설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난희라는 새로운 여자를 만나면서 나는 어떤 방식이던 글로 이 여자를 세상에 알리고 싶은 욕망은 누를 수가 없었다. 뜻밖에도 이 소설은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얻어냈으며 영화, 드라마로도 세상사람 들과 만났다. 아직도 물위를 걷고 있냐며 인사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벌써 22년 전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여자를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1990년 이후 나는 서울역에서 가방을 들고 내 집을 찾아 오는 각 지역의 여성들을 지금도 기억한다. “ 이번에는 내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더 좋은 영화, 드라마가 될 것이다”라고 막무가내 찾아 왔던 여성들....그들이 들고 있던 노트며 원고뭉치는 이 시대를 살아 가는 여성들의 슬픔이요 한이요 상처였을 것이다. 나는 여성들에게 그렇게 많은 사연들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알았다. 내 집 앞에서 원고 뭉치를 들고 어깨를 늘어뜨리며 패배자처럼 돌아가던 여성들이 지금쯤은 행복하기를 빌어보며 부끄러움을 각오하고 다시 이 소설을 낸다.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는 여자, 그것이 물위를 걷는 여자다. 어디에서도 여성들이 물어 오는 여자, 그 물위를 걷는 여자를 다시 내면서 오늘의 여성들이 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지 상상해 보았다. 물위를 걷는 여자는 지금도 허다하게 살아있고 21세기를 만나 더욱 물위를 걷고 싶은 여자는 더 늘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떤 위기에도 강해서 물위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는,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여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 이상 사회적 약자도 아니고 더 이상 여성이 입을 거세당하지 않은 오늘, 여성의 선택이 가장 옳은 선택일 수 있는 힘의 존재로 비추어지는 오늘에도사랑으로 울고 울면서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사랑이란 문명과 과학의 발달과는 다른 세계의 어쩔 수 없는 인간적 진실이지는 않을까. - 『물 위를 걷는 여자』를 다시 내며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부끄러움 한 권을 다시 냅니다. 이 에세이의 핵심은 ‘화해’입니다.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저는 이 화해라는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작은 힘이지만 전력을 기울이며 전국을 다녔습니다. 화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 힘을 천 배로 늘리는 인간의 기적입니다. 우리 서로 그런 마음의 각오를 표현하는 일에 인색하지 말고, 바로 앞분에게 이렇게 인사를 하면 어떨까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입니다. 가족이야말로 우리가 받은 최고의 선물 아닐까요. 가족을 사랑할 때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던 힘까지 솟아오르는 것을 우리는 뜨겁게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배웠습니다. 공동체에는 함께하는 미덕을 갖추지 않고 동행할 순 없을 것입니다. 화해는 동행의 또 다른 말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감사하는 분량이 곧 행복 분량’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사용하지 않는 힘이 남아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급할 때 하나가 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서로 그 새로운 힘을 이끌어 주는 동력을 우리 사회의 에너지로 재발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살 흐르다

여명의 어둠이 아주 조금 엷어지려는 바로 그 순간 저는 버릇처럼 창 앞에 섭니다. 그리고 새아침을 바라봅니다. 그때마다 설렙니다. 어둠과 빛의 분량이 비슷한 그 순간의 어울림은 청색입니다. 거기 나의 안식이 있을 듯도 합니다. 거기 생의 의문과 답이 다 있을 듯도 합니다. 잠시 그 청색은 환해지면서 어둠과 함께 사라집니다. 그리고 밝은 빛이 가득해지지요. 저는 그 청색 빛의 어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고 흐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 청색 빛의 시간이 흘러 저녁의 어둠 속 청색에 가 닿고 그리고 하루는 어둠의 고지를 넘어 다시 아침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입니다. 저도 여기까지 흘러왔습니다. 여러 불순물 때문에 몸과 생각이 다치기도 했으나 지금 여기 서 있습니다. 새 시집 한 권을 들고 무엇인가 민망하고 절박하게 조금은 떨면서 서 있습니다. 그대를 만나면 조금은 환해질 것을 믿으며 말입니다.

시인의 사랑

사랑은 뛰어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왜 사랑하는가`라고 묻게 되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시인의 사랑>은 바로 시인이 필요한 이 시대에 시인에게 보내는 저의 진솔한 편지입니다. 어디에도 발표하지 않은 전작으로 씌여진 이 편지는 앞으로 저의 생애 다시는 없을 한 테마로 엮어진 한 여자로 한 시인으로 열정을 바친 제 마음의 노래입니다. <시인의 사랑>은 제가 사랑하는 시인에게 보내는 제 살점과 같은 고백이기도 하지만, 혹은 저와 같이 스스로를 미워하면서도 사랑을 버리지 못하는 모든 사랑앓이의 벗들 가슴안으로 날리는 저의 눈물 묻은 화살이기도 합니다.

오래 말하는 사이

내 생이라는 것. 따귀를 쳐도 분이 풀릴 것 같지 않는 그것에도 미소를 띄운다. 가끔은 그 어느 페이지에는 가슴 뛰는 흥분도 있지 않았는가. 가능한 정직하게 현재 심정의 옷고름을 풀기로 했다. 늘 긴장하고 그래서 온몸을 조여 딱딱하게 삶의 이완을 나는 이 시집에서 기대하고 있다.

이제야 너희를 만났다

열 권의 시집은 늘 가시처럼 따가웠거나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 거친 느낌도 들었다. 기회가 주어지면 어린 날 경이롭게 바라본 어머니의 체질처럼 마술처럼 잡돌을 골라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골라낸들 별로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시집 열 권이 늘 철근처럼 무거워 그 무게를 덜어내려는 욕심으로 선집을 엮어보기로 했다. 열 권이라는 배부른 숫자가 주는 허전함의 공복이 선시집을 꾸미는 계기가 되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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