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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가정/건강/요리/교육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박찬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서울

기타: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최근작
2024년 4월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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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허기

뜻하지 않게 책을 한 권 묶는다. 책을 내는 건 생계의 방책이니 부끄러움이 더하다. 먹고살자고 묻어버릴 글을 다시 꺼내어 먼지를 털었다. 그렇다. 먹고살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아니 우리의 본질에 가장 부합하는 말, 먹고살자는 문장을 쓴다. 먹고사는 일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탄생의 본질이다. 먹고살기 위해 배신하고, 거짓말 하고, 누군가를 죽인다. 먹고산다는 명분 아래서 협잡과 사기와 외면의 삶을 이어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먹고사는 일은 숙명적으로 우리를 설명하는 말이다. 어느 누구도 이 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러 먼지가 끼고, 벗겨지지 않은 낙인같은 때를 묻히고도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아침에 눈을 뜬다. 다들 먹고사는 일 앞에서 분노를 거두고 용서의 손을 내밀기도 한다. 달리 방법 없는 우리들의 한심함이 먹고산다는 문장을 구성하는 골격이다. 우리는 그 지난한 시절을 보내며 정신과 육체를 학대해왔다. 나는 냉면을 내리던 옛 제면 노동자의 무너진 어깨를 생각한다. 화상으로 가득한 요리사의 팔뚝을 떠올린다. 칼에 신경이 끊어진 어떤 도마 노동자의 손가락을 말한다. 그뿐이랴. 택시 운전사의 밥 때 놓친 위장과 야근하는 이들의 무거운 눈꺼풀과 학원 마치고 조악한 삼각김밥과 컵라면 봉지를 뜯는 어린 학생의 등을 생각한다. 세상사의 저 삽화들을 떠받치는 말, 먹고살자는 희망도 좌절도 아닌 무심한 말을 입에 굴려본다. 아비들은 밥을 벌다가 죽을 것이다. 굳은살을 미처 위로받지 못하고 차가운 땅에 묻힐 것이다. 다음 세대는 다시 아비의 옷을 입고 노동을 팔러 새벽 지하철을 탈 것이다. 우리는 그 틈에서 먹고 싸고 인생을 보낸다. 이 덧없음을 어찌할 수 없어서 소주를 마시고, 먹는다는 일을 생각한다. 달리 도리 없는 막막함을 안주 삼아서. 책 안에 있는 글은 그때그때 사회적 이슈를 다루거나, 오랜 기억을 끄집어내어 만든 문장들이다. 유별나게 먹는 일의 현장음이 나는 아직도 귀에 생생하고 그 광경이 눈에 삼삼하다. 노인이 국숫발을 삼키는 장면이 그 어떤 슬픈 소설보다 더 선명하게 슬펐다. 그것을 잊을 수 없어 이 책에 녹아 있다. 나의 분별없는 시니컬함은 실은 슬픔이라는 질료로 이루어져 있다. 울 수 없어서 나는 냉소했는지 모른다. 그것을 용서해주시기 바란다. 어쩌다 제목에 미식가가 들어가지만, 내 미각은 실은 미식의 반대편에 있다. 거칠게 먹어왔고, 싼 것을 씹었다. 영양과 가치보다 주머니가 내 입맛을 결정했다. 함께 나누는 이들의 입맛이 그랬다. 소 등심 대신 돼지고기를 구웠고, 조미료 듬뿍 든 찌개에 밥을 말아 안주했으며, 노천의 국숫집에서 목숨처럼 길고 긴 국숫발을 넘겼다. 그것이 내 몸을 이룬 음식이니, 미식이란 가당찮다. 그럼에도 미식이라고 할 한 줄기 변명이 없는 것도 아닌데, 그것은 순전히 음식의 건실한 효용을 사랑했던 것이다. 가장 낮은 데서 먹되, 분별을 알려고 했다. 뻐기는 음식이 아니라 겸손한 상에 앉았다. 음식을 팔아 소박하게 생계 하는 사람들이 지은 상을 받았다. 그것이 미식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미식의 철학적 사유와 고급한 가치의 반대편에 있는 저 밥상들이 나는 진짜 미식이라고 생각한다. - 프롤로그

세계 음식 여행

맛있는 음식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인류는 이 행복을 얻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해 왔답니다. 여기, 토토와 세계의 친구들이 즐겁게 식탁을 차려요. 따뜻한 한 끼 속에 깃든 역사와 문화를 함께 맛보아요!

어쨌든, 잇태리

그러던 게 1년이 되고, 결국 3년 가까이 이탈리아에 빌붙어 살게 됐다(물론 귀국해서 돈도 쥐꼬리만큼만 가져다줬다). 그 땅에서 틈나는 대로 여행을 다녔다. 이탈리아는 여행에 최적화된 나라다. 기차와 도로망이 잘 발달해 있고, 상식과 몰상식이 적당히 교차한다. 여행자들에게는 이 적당한 몰상식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추억도 만들고, 골목에서 급하게 용변을 볼 수도 있으며, 밥값을 안 내고 도망치다 걸려도 동정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워낙 제스처에 밝은 이들이라 손짓 발짓도 다 알아듣고, 음식도 맛있으며, 여행 경비가 많이 들지도 않는다(노르웨이처럼 숨만 쉬어도 돈이 드는 나라가 있지 않은가). 이탈리아는 화수분 같은 재미를 내게 안겨주었다. 국토는 넓었고, 여행은 끝이 없었다. 얼마나 땅이 넓은가 하면, 저 북쪽 사람과 남쪽 사람이 만나면 통역이 필요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인종도 이탈리아 반도처럼 다양한 곳이 드물 것이다. 고트족과 게르만족이 사는 북쪽부터 그리스와 스페인 혈통이 뒤섞여 있는 남쪽까지, 이탈리아는 한마디로 카오스다. 그 난리 통에 슬쩍 섞여들어 이방인으로 구경하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자, 준비됐는가. 그러면 떠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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