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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이제니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2년, 부산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1월 <새벽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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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 나는 손을 하나 그리고 손을 하나 지우고 이제 나는 눈을 하나 그리고 눈을 하나 지울 수 있게 되었다. 지웠다고 하나 없는 것도 아니어서 미웠다고 하나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이제 나는 깊은 밤 혼자 무연히 울 수 있게 되었는데 나를 울게 하는 것은 누구의 얼굴도 아니다. 오로지 달빛 다시 태어나는 빛 그것이 오래오래 거기 있었다. 발견해주기만을 기다리면서 홀로 오래오래 거기 있었다. 2019년 1월

발견되는 춤으로부터

시를 써오는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저는 저의 안팎에 이미 있어왔던 색채와 형태와 목소리들을 향해 다시 새롭게 열리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낱 먼지에 불과할지라도 각자 고유하게 아름다운 자리가 있었습니다. 발견된 뒤에야 비로소 날아오르기 시작하는 먼지의 춤에는 보편적이고 관습적인 문법 언어로는 드러낼 수 없는 언어적 공간 혹은 언어적 결락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비어 있는 공간, 그곳에서 울려오는 얼굴과 목소리와 함께 무언가 써 내려가는 것. 입 없는 입이 되기 위해서 문맥 속 낱말의 쓰임과 움직임을 다시금 궁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순간 순간 충만히 존재하는 한 방식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쓸 수 없다고 생각했던 한때의 문장들이 실은 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뒤늦은 깨달음과 함께. 이 시편들은 이미 썼던 것에서 아주 작은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려 했던 부단한 마음의 기록입니다. 어쩌면 저의 시는 점점 더 전형적인 시의 형식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완전히 멀어진 뒤에야 비로소 제가 쓰려는 그것에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내내 시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물으면서. 시라고 말해지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벗어나면서. 저는 여전히 제가 쓰는 시가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고, 아무것도 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것 그대로 온전히 존재하고 스스로의 운동으로 어딘가에 가닿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나무는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다 구름은 어제보다 조금 더 죽는다 손가락과 심장으로 순간 속에서 순간 속으로 내 눈 속의 어둠과 함께 간다 2014년 11월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나는 왜 마전이라는 지명이. 그 이름이. 그 울림이. 나를 사로잡는지 오래도록 궁금했다. 언제나 나는 나를 사로잡는 낱말의 신비에 대해 알고 싶었다. 나아가 그 낱말에 덧입혀져 있는 신비를 기어이 만나게 되는 어떤 우연의 인과에 대해서도. 아주 어릴 적 소원 그대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는데. 글을 쓰는 깊은 새벽. 아픈 허리 때문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면서 책상을 붙들고 있을 때면. 나는 자진해서 벌을 받는 사람이 되었구나 생각하곤 했고. 어떤 고통 속에서. 사람들은 왜 고통이라는 마음의 낱말 대신 통증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몸의 낱말을 가져와 현실의 곤고함을 지우고 누르려고 하는 것인지 생각했고. 그렇게 사물과 사물 사이의 간극. 사물과 언어 사이의 간극. 나와 나 사이의 간극. 나와 언어 사이의 간극. 언어와 언어 사이의 간극을 느끼면서. 그런 간극이야말로 이 세계의 어떤 진실을 가리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 에세이 「되풀이하여 펼쳐지는-마전麻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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