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김하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8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울산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2년 9월 <오늘의 좋은 소설 2022.가을>

달집

나는 시간은 분수모형의 물이라고 생각한다. 한줄기 미래로부터 물이 뿜어 나와 분수처럼 흩어지는 현재의 시간이 되었다가 과거인 수조의 물이 된다. 그리고 과거의 물은 다시 미래의 구멍으로 빠져나가 한 줄기 물이 되어 마치 총처럼 발사하여 현재를 분수처럼 내뿜는다. 시간은 미래→현재→과거→미래로 순환하는 것이다.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듯 과거의 고인물이 다시 미래의 노즐 속 물줄기가 된다. 나는 글을 쓰다 깊이 침잠해 물로 트랜스포메이션 되면 이런 분수의 경로를 통과하며 마음껏 순환한다. 미래의 거센 압력, 화려하지만 찰나적인 현재의 시간, 조용하지만 무거운 과거의 무게를 느끼고 향유하며 글을 쓴다.

복사꽃 그 자리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 세상에 단 한 권의 책만 남겨두라면 어떤 책을 남겨야 할까고요. 난 성서나 위대한 사상서를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뜻밖에도 평범한 소설책 한 권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권의 소설책이야말로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살았던 흔적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 그래서 난 한 권의 책을 출간할 때마다 늘 종말감을 느낍니다.

천년의 빛 1

한 때, 소설을 쓴다는 일은 바위나 목판에 정과 끌로 글을 새기는 지난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목판에 완성되지 않는 소설을 새겨본 적도 있었다. 한 자 한 자 새기는 고통은 접어두고라도 잘못된 것을 되돌리기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이었던가.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소설이란 새겨서 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강물 위에 써서 흘러보내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물이 뒤챌 때 반짝이는 고기비늘 같은 물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천년의 빛 2

한 때, 소설을 쓴다는 일은 바위나 목판에 정과 끌로 글을 새기는 지난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목판에 완성되지 않는 소설을 새겨본 적도 있었다. 한 자 한 자 새기는 고통은 접어두고라도 잘못된 것을 되돌리기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이었던가.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소설이란 새겨서 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강물 위에 써서 흘러보내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물이 뒤챌 때 반짝이는 고기비늘 같은 물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천년의 빛 3

한 때, 소설을 쓴다는 일은 바위나 목판에 정과 끌로 글을 새기는 지난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목판에 완성되지 않는 소설을 새겨본 적도 있었다. 한 자 한 자 새기는 고통은 접어두고라도 잘못된 것을 되돌리기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이었던가.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소설이란 새겨서 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강물 위에 써서 흘러보내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물이 뒤챌 때 반짝이는 고기비늘 같은 물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