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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김영하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8년, 대한민국 강원도 화천 (전갈자리)

직업:소설가

기타: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작
2020년 1월 <[세트] 안나 카레니나 + 위대한 개츠비 + 데미안 + 작은 것들의 신 + 롤리타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 전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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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가 돌아왔다'는 평을 받으며 절찬리 연재되었던 소설 <퀴즈쇼>의 출간을 맞아 즐거운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루아침에 의지할 곳을 모두 잃고 세상 속에 내던져진, 평범한 20대 백수 민수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아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는 작가의 솔직하고 경쾌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세요.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박하영, 금정연) 
 
 
주변인들의 에너지를 받아 쓰는 소설   


알라딘 : 첫 신문 연재소설이신데요. 작가 이력에서의 의미나 어려움 같은 것이 있었다면?
 
김영하 : 사실 3년 전부터 제안이 있었는데 저는 연재 소설이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었어요. <아랑은 왜>나 <빛의 제국>처럼 연재를 하다 나중에 완전히 손을 보고 하는 경우가 생겨서, 결국 2번 고생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올해 초 신경숙씨와 여행을 간 일이 있었는데, 그때 신경숙씨가 (연재소설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하시더라구요. 작가란 생산성이 있어야 하는데, <마담 보바리> 같은 작품도 연재 소설이었고, 현재 한창 각광받고 있는 일본 소설의 튼튼한 근거 역시 연재 소설에 있다구요. 일본에서는 한 작가가 한번에 2개 이상의 연재를 진행한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쓰기로 결심하니 그다음부터는 의외로 술술 풀렸어요. 민수라는 인물에 굉장히 몰입해서 유쾌하게 쓸 수 있었어요. 삽화가인 이우일씨와도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공동 작업이 즐거웠구요. 단편만 쓸 때는 한 편 쓰고 세 달 쉬는 계간지 텀이라 건달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장편을 쓰니 진짜 '프로'라는 느낌이 든달까. 직업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소설가로서 떳떳하기도 하고.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연재라는 긴장감도 있고, 경제적 안정감도 있고... 한예종 교수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에 돌아온 건데, 굉장히 수월하게 잘 써지더라구요. 손이 풀렸다는 느낌? 소설은 7월쯤 완성됐고, 아무래도 연재때보다는 출판된 작품이 더 완성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알라딘 : <퀴즈쇼>라는 이야기의 시작은?

김영하 : 연재소설의 소재는 '지금, 여기'의 독자들고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뉴스가 실리는 옆 지면에 실리는 소설이니까요. 그래서 현실적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20대 백수, 젊은이들의 문제에 착안하게 된거죠. 일단 20대 백수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의외로 주변에 많더라구요.

저는 소설의 동력이 3가지라고 봐요. 첫 번째는 내 얘기를 타인에게 하고 싶어서 쓰는 경우인데 <빛의 제국>이 그랬어요. 두 번째는 죽은 자들의 힘을 빌어 쓰는 경우인데 <검은 꽃>이 그랬고 황석영의 <손님> 같은 경우도 그런 거죠. 마지막 세번째로, 주변인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퀴즈쇼>가 바로 그래요. 말하자면 작가가 '영매'가 되는 셈이죠.

알라딘 : 80년생-20대에 대한 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들에게 해주고픈 코멘트가 있으시다면?

김영하 : 지금의 20대는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고, 가장 코스모폴리탄적인, 80년대에 태어나 컬러 텔레비전/프로야구와 함께 자랐고 풍요의 90년대에 학교를 다닌" 세대죠. 근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최대 피해자가 20대인 셈인데, 그들에게 현재 대안은 부재해요. 전반적으로 너무 얌전하여 사보타주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단지 그 20대들의 자괴감에 대하여, 너희들은 억울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럴만 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 소설은 사실 대책없는 젊은이의 이야기죠. 현실을 외면하고, 직시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유예하려 드는... 민수의 이야기는 저 자신의 20대와도 비슷해요. 한창 글을 쓸 때는 굉장히 막막했어요. 돈이 없으니 친구도 없고, 그저 PC 통신을 통해 만나는 이들이 다였죠.

현재의 20대는 90년대 20대들과 유사하다고 봐요. 희망의 양과 질을 볼 때 그때는 '벤처 붐'이라도 있었는데 현재는 농담으로 '적립식 펀드'가 유일한 희망인 세대라는게 차이점이죠. 복리의 마술은 결국 소비를 하지 말라는 건데,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고, 결국 현재 20대들에게 남은 건 '가짜 희망뿐이라는 거죠. 안타깝고, 앞이 안 보이는게 현실이지만, 그들에게 건전한 희망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야-'진짜 희망'을 찾아가는 길


알라딘 :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의 문제 제기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김영하 : 우석훈 교수와는 대학 동기인데 학교 졸업 후에는 연락이 없다가 우연히 같은 해에 비슷한 주제를 쓰게 되었는데 참 재미있어요. 우 교수의 해법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의식에는 동의합니다. 20대들의 자괴감에 대해, 너희는 그렇지 않고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그게 문학의 역할이고, 대안을 찾는 것은 다른 분야의 몫이지요. 지금 20대들이 이전과 다른 점은 '판타지'의 공간이 있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이버 세계로 도피, 현실세계에서는 야망도 없지만 그 공간에서는 사이버 머니를 모으고 레벨을 높이며 열심히 사는 거죠. 소설 속 민수도 그렇잖아요.

사실 민수의 계급적 현실로는 옆방녀가 짝이에요. 민수와 지원은 실제로 만나기 전 사이버 공간에서 사랑이 이미 완성된 상태에요. 일종의 판타지죠. 사이버 공간에서 그들의 사랑은 '최고의 순수'에 이르러요. 소설을 잘 보면 아시겠지만, 민수와 지원은 만남이 거듭될수록 사이가 점점 더 썰렁해져요. 환상이 현실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어가는 거죠. 현실에서 자신에게 맞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느슨한 연대를 구축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런 이야기죠.

알라딘 : 결말이 갑작스럽다는 평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영하 : 2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8개월 동안 연재했어요. 예상보다는 좀 짧아졌는데. 7장과 8장인 '회사' 이야기는 일종의 백일몽-<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거에요. 소설을 잘 읽어보면 '들어가는 곳과 나오는 곳이 분명히 있어요. 이런 형식은 예전 단편인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에도 슬쩍 쓴 적이 있죠. 회사가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것은 형식적인 실험이에요. 제 작가적 고민은 주제를 형식으로 보여주는 방식의 문제에요. 이언 매큐언이 특히 이런 데 능하죠. 게임적 리얼리티와 현실적 리얼리티가 섞여드는 건데, 노골적인 단어로 이게 꿈이잖아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회사 부분을 실제 현실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그걸 일종의 민수의 현실도피라고 생각해요. 현실에서 좌절한 민수의 백일몽이랄까요 '길드'라는 조직이 나오는데, 현실에서 밀려난 민수가 '경쟁'과 '배틀'이라는 형식 속에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인정을 받게 되는 한 낮의 꿈이죠. 현실과 환상이 혼재하는 셈인데, 일종의 게임적 리얼리티에요. 경쟁/사회적 욕망을 대신하는 공간에 대한... 단행본의 구조에서는 그런 결말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알라딘 : 출간된 소설을 읽어보니 연재 때는 민수가 지원을 처음 만나러 갈 때 들고 나간 책이 달라졌던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영하 : 신문 연재시에는 줄리안 반스의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이었다가, 단행본 출간시에는 알베르토 모라비아 <권태>로 바꾸었죠. 처음 소설 구상시에는 지원의 과거를 추가할 예정이었어요. 나중에 주인공이 지원의 과거를 의심하며 괴로워하는 장면을 그릴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쓰다보니 지원의 과거 이야기를 넣지 않게 되었고, 나중엔 그 부분이 괜한 복선이 될 거 같아 책을 바꾸었습니다.

알라딘 : 이 소설을 가장 많이 읽히고 싶은 세대는?

알라딘 : 아무래도 20대죠. 그들에게 공감과 연민을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소설 속에서 '깨나족'으로 표현된 40대 아저씨들한테도 많이 읽히고 싶구요. 삶을 견디는 방식에 대해, 섣부른 가치판단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요즘 20대들은 억울함을 모르고 살아요. 주어진 삶의 조건 속에 나름의 즐거움을 찾고 '긍정'하는 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명랑한 모험가'


알라딘 : 도시적 감수성과 세련된 문체, '오빠가 돌아왔다'는 평이 자자한데요. '김영하답다'는 것의 의미?

김영하 : 솔직히 잘 모르겟어요. 작가는 '자기'는 모르는데 남은 아는 직업인 거 같아요. 네*버 블로그에 성향을 고르는 부분이 있던데, 거기서 굳이 고르자면 '명랑한 모험가'랄까요. 늘 새로운 테마를 찾고 구성에 도전하고 실험하고. '모험가적 소설가'가 되고 싶어요.

알라딘: 40대에 접어든 작가로서의 각오를 밝히신다면?.

김영하 : 그저 좋은 소설을 많이 쓰고 싶어요. 나이가 들다 보니 '다짐의 수사'가 무의미하다는 것도 알게 됐고, '작가'가 직업이라는 생각을 받아들게 됐고 다만 지금까지 제 소설을 일부 사람들이 보왔다면, 앞으로는 좀더 외연을 넓혀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알라딘 : '한국문학의 위기'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영하 : 저는 올 한해 우리 문학계 최고 뉴스를 장르문학 월간지 <판타스틱> 창간이라고 봐요. 본격문학이 지고 있는 무게를 장르문학에 나누어 덜어주어야 전체 한국문학이 성장하고 건강한 볼륨을 지니게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직접 장르소설을 쓰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본격문학적인 문제의식만은 여전하겠죠. 90년대 제 문학세계는 '판타지'적 성격이 강한 편이기도 했죠.

올 한해 작가들이 독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기 시작했고, 장르문학 잡지도 발걸음을 떼었고...저는 한국문학이 '중흥기'라는 데 한 표 던지겠습니다. 많은 우리 작가들이 장편 체질을 익혔고 또 열심히 쓰고 있어요.

알라딘 : 향후의 작품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김영하 : <김영하의 여행자 - 도쿄편>을 펴낼 예정이구요. 원래는 역사소설을 한 편 쓰려고 했었는데 <퀴즈쇼>를 쓰다보니 '지금, 여기'-당대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현재의 문제를 다룬 작품을 한 편 더 쓰게 될 거 같습니다.

알라딘 : 알라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추천도서는?

김영하 : 이언 매큐언의 <토요일>이요. 단 하룻동안의 일을 그렸는데, 매우 재미있어요. 그리고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도 재미있게 보았고. 한국 소설 중엔 백가흠의 <조대리의 트렁크>를 추천합니다. 백가흠씨 특유의 유머감각이 인상적이에요. <사이먼 싱의 빅뱅>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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