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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김형경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0년, 대한민국 강원도 강릉 (물병자리)

직업:소설가

기타: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최근작
2019년 3월 <오늘의 남자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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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탐구하는 여성들을 소설로 그려낸 김형경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작중의 세진이처럼 집을 팔고 긴 여행을 다녀온 덕분인지, 이전보다 훨씬 밝고 편안해 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말이 끝날 때마다 따라붙던 웃음소리도 퍽 경쾌했구요. 그럼 이제부터 햇살 좋은 날, 그녀와 나눈 이야기들을 들려 드릴께요..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문학담당 최성혜 ,박하영) 

 
<사랑을 선택하는..>은 성불능, 자기 정체성에 대한 탐구로 시작


알라딘: 오랜 여행 끝에 내놓은 장편소설인데, 전작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듭니다.

김형경: 처음 소설을 쓸 땐, 소설을 '독자와의 대화'라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읽히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문체나 스타일을 의식적으로 경쾌하고 스피디하게 가져갔어요. 구성에 추리적 요소도 가미하고. 이제는 그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것 같아요. 그런 압박에서 벗어나 처음 발표한 작품이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에요. 정신분석치료와 긴 여행을 통해 자유로워진 제 모습이 반영된 첫 소설이기도 하구요.

알라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쓰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나요?


김형경: 소설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성불능'에 대한 것이 첫번째 모티프였어요. 성불능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과도한 성, 두번째는 불모의 성이에요. 부족하거나 넘치게 과한 것. 저는 두 가지 모두를 불능이라고 봐요.

이 소설은 결국 세진과 인혜, 진웅, 이 세 사람의 성불능에 관한 이야기에요. 그런데 인혜나 세진 같은 여성의 성불능에 대해서는 여러 모로 공부도 했고 심정적으로 이해도 가는데, 남성의 성불능은 좀 어렵더라구요. 여기저기 취재를 해보니 주로 정신적, 심리적인 데 이유가 있더군요.

결국 성은 '정체성의 전부'라고 볼 수 있어요. 성에서부터 시작되는 무의식의 활력이 삶의 활력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불능이 오는 거죠. '리빙 라스베가스'의 니콜라스 케이지처럼.

알라딘: 소설의 주인공 세진, 인혜, 진웅은 인생의 고비 앞에서 각자 자기 방식대로 대처합니다. 김형경 씨의 경우, 살아오는 동안 가장 어렵고 힘들 때는 언제였고, 또 그 고비를 어떻게 넘겼는지요?

김형경: 37살 때 그런 경험을 했어요. 그때 몸이 많이 아팠거든요. 정말 부지런히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몸과 마음이 아픈 걸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바로 중년의 위기, 제2의 사춘기였더라구요. 남들보다 상당히 빨리 온 셈이죠.

그 시기엔 특히 공허감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망가지는데, 그래서 그 나이에 혼외정사나 불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빨리 마음을 보는게 중요해요. 정신의 성장을 추구하고, 삶의 목표를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소설로 치면, 세진이가 그 때의 제모습이에요. 완전히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상담치료 과정이나 여행 등이 실제로 경험한 것이었어요.


남자나 여자나 가부장제를 먼저 극복해야


알라딘: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이 사회로부터은 받은 상처가 많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진의 치료 과정에서 함께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그 때문인데요. 우리 나라에서 남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 때는 언제일까요?

김형경: 남성은 우선 사회라는 전장에 뛰어들어 투쟁해야 한다는 점. 가부장제의 무게도 만만치 않죠. 어떨 때는 자기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싶어 고소할 때도 있어요.(웃음) 여성 역시 가부장제의 횡포 때문에 여러 모로 힘들죠. 가부장제 사회 하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거든요.

또 여러 가지 억압기제로 인해 자기자신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그 과정에서 입는 상처들이 치유되지 않은 채 계속 쌓여가는 것도 심각한 문제죠. 결국 남자나 여자나 가부장제를 가장 먼저 극복해야만 해요.

알라딘: 현대사회에서는 직업이 자기자신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진이 역시 집을 짓는 건축가인데, 집이란 한 존재의 정체성이 확대된 것이라 볼 수 있거든요. 김형경 씨에게 작가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요?

김형경: (웃음) 이런게 제일 어려운 질문인데.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고, 막연히 작가가 되기를 소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국문과를 지망했죠. 근데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처음엔 교직에 몸담았는데, 문학에 대한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더라구요. 또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고정관념 같은 것이 버겁기도 했고.

다음엔 잡지사 기자 생활을 8-9년 했죠. 이때 세상에 대한 시각과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듯 싶어요. 시야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글쓰기에 대한 강한 욕망이 계속해서 나를 흔들더라구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그 때문에 저는 작가에 대한 환상이 거의 없어요. 소설가 역시 돈을 벌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일한다는 거죠.


서른은 자신에게 절망하는 나이


알라딘: 이제 막 40대에 접어드셨는데, 서른이란 나이--30대란 시간--는 어떤 의미였는지 말씀해주세요.

김형경: 막 서른이 되었을 땐, 내가 다 컸구나. 이제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있고 어떤 글도 다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30대를 살다 보니, 내 자신이 하나도 크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절망감을 느꼈죠. 40살이 되고 나니까 이제 한 고비 넘었구나 싶어요. 오만해지지 못하는 거죠. 50이 되면 똑같은 생각을 또 할테니까. 좀더 나이를 먹게 되면, 주어지는 상황에 끊임없이 자신을 맞추어가는 것에 저항감을 덜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서른이 되었을 때, 20대의 갈등이나 터무니없는 감상, 공명욕은 몽땅 털었어요. 현실을 현실로 보기 시작한 거죠.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마음이 안 늙더라구요. 편안해지질 않아요. 나이가 갖는 미덕, 여유라는게 저절로 생기는줄 알았는데, 여전히 내면에 '열망'이 존재하더라구요. 그걸 발견했을 때 정말 절망했었죠. 한마디로 말하자면 30대란, '마음이 늙지 않는다는 걸 알고 절망한 시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알라딘: 인혜와 진웅의 만남에서 '정선아라리'가 배경음악이 됩니다. 그 후로 작품 곳곳에서 정선 아라리가 허밍처럼 감아드는데요. 그 중에서 어느 구절을 가장 좋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형경: 고향이 그쪽이라 그런지 정선 아라리와 강원도 아라리를 참 좋아해요. 힘들 때마다 정서적으로 위로가 되죠.

20대 때 좋아했던 아라리는 '흙물에 연꽃은 곱기만 하다 세상이 흐려도 제 살 탓이지~'였는데, 30대 이후로는 '통치마 밑에 소주병을 차고서 깊은 산 한줌허리로 임 찾아가네' 같은 통속적이고 자유로운 구절이 귀에 들어와요. 내 자신의 의식이 그만큼 변화했다는 뜻이겠죠.


사랑은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하죠, 특별한 기준은 각자 선택하는 거예요.


알라딘: 작품 속의 세진이도 그렇고, 김형경씨 본인도 20대 때 정신분석학 책을 많이 읽으셨다고 하는데요. 평상시의 독서습관이나 책을 고르는 기준은 어떤가요?

김형경: 공부를 하는 타입은 아닌데, 책은 정말 좋아해요. 일단 관심분야가 생기면 기본적인 호기심이 충족될 때까지 관련된 모든 책들을 모아 읽는 편이죠. 20대 때는 정신분석학 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그때는 실제로 정신분석 치료를 받게 될지는 몰랐지만. 최근엔 명리학이나 사회생물학, 풍수 이런 것도 공부해요. 인간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알라딘: 최초의 기억은 자신이 외부세계를 처음으로 인식/인지하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합니다. 인생 처음의 기억이 훗날 자신의 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김형경씨가 최초로 기억하시는 장면은 어떤 것인지요?

김형경: 소설에도 잠깐 언급했는데, 마이크로 버스 안에서 심하게 멀미를 하던 기억이 나요. 지금도 여전히 차만 타면 멀미를 해요. 맨앞 좌석에 앉을 때랑 직접 운전할 때만 빼구요. 아마도 어릴 적부터 근원의 흔들림에 대한 자각이 있었나 봐요.

알라딘: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만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다면?

김형경: 사랑은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해요. '나의 생존', '나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한 것. 바꿔 말하면 세대 보존의 욕망이라 볼 수 있는데, 결국 사랑의 결과물이 자식인 셈이죠. 생물학이나 정신분석학 쪽에선 그렇게 봐요.

그런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없는 것을 선택해요. 사랑은 자신에게 없는 것, 결핍되어 있는 것을 찾는 본능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자신의 컴플렉스, 결핍된 부분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라 볼 수 있죠. 가학적 성향의 사람과 피학적 성향의 사람이 만나는 것, 거짓말쟁이 아내와 의처증 남편이 오랫동안 함께 사는 것. 이런 것이에요.

알라딘: 끝으로 좋은 책, 혹은 추천하고 싶은 작가를 꼽아주신다면?

김형경 : 자기 정체성을 알아볼 수 있는 책으로는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아직도 가야할 길>, <남자>를 추천해요. 재밌게 읽을 만한 소설로는 <열정>, <운명의 딸>, <독신>, <복수한 다음에 인생을 즐기자>가 좋겠네요.

알라딘 : 긴 인터뷰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삶을 위한 소설 부탁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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