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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Bernardo Bertolucci)

본명:Bernardo Bertolucci

성별:남성

국적:유럽 > 남유럽 > 이탈리아

출생:1941년, 파르마 (물고기자리)

직업:영화감독

최근작
2021년 7월 <파트너 : 리마스터링>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현대영화의 한 장을 목격하고 때로는 창조하기도 하면서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를 질풍노도처럼 달려온, 현대영화의 거장이다. 마르크스를 숭배하던 이태리의 공산당원 청년 베르톨루치는 프로이트를 읽고 성정치학에 매달리는 중견감독의 길로 나아갔으며 40줄 중반을 넘어서서는 중국, 모로코, 네팔 등을 배경으로 동양의 얘기를 찍었다. 6, 70년대의 청년 베르톨루치가 정치와 역사와 사회를 얘기했다면 90년대 중반에 들어선 베루톨루치는 미학을 얘기한다.

베르톨루치는 아주 젊었을 때부터 영화를 찍었다. 22살에 첫 영화를 찍었고 24살에 만든 <혁명전야>로 비로소 감독으로 태어났다. 마르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혁명전야>는 부르주아인 자기 출신과 마르크시즘 사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년의 얘기. 동시에 프랑스의 장-뤽 고다르와 할리우드 고전의 대가 하워드 혹스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영화들로부터 따온 인용들로 가득찬 작품이다.

베르톨루치의 영화중 가장 현기증나는 스타일의 영화 <순응자>는 어렸을 때 동성애자에게 강간당할 뻔했던 기억 때문에 마음 속 깊숙히 자신이 정상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시대의 대세인 파시즘을 받아들인 주인공 마르첼로가 과거의 스승이자 파리에 망명중인 반파시스트 운동가 콰드리 교수를 암살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마치 거미줄처럼 조각 조각 얽혀있는 마르첼로의 과거 회상 장면을 보여주는 화려한 스타일은 한 개인에게 달라붙어 있는 강박관념이 어떻게 잘못된 행동을 이끄는가를 보여주는 형식의 모범이다. 베르톨루치는 오손 웰즈, 조셉 폰 스턴버그, 페데리코 펠리니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장중하고도 화려한 스타일로 60년대 유럽 예술영화의 뛰어난 수사학을 증명했다.

<순응자>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후, 생면부지의 두 남녀가 아파트 안에서 이름도 모르는 채 성교를 나누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만든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외설시비를 일으키면서 당시까지 베르톨루치의 영화 가운데 최고인 6천1백만달라의 수익을 올렸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체제의 혁명 대신 개인의 혁명, 계급과 성을 불문한 채 순수한 나눔이 가능한가라는, 공상적 질문을 던진 68년 혁명 세대의 쓸쓸한 패배주의가 배어 있는 자화상이기도 하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가 성공하면서 베르톨루치는 4시간 10분짜리 대작 <1900년>을 만들었다. 1900년 같은 해에 태어난 지주와 소작농의 아들이 45년 이태리가 파시즘에서 해방될 때까지 굴곡많은 우정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현대사를 다룬 이 영화는 미국 개봉시 축약본으로 개봉하는 수모를 겪으며 작품의 미학적, 정치적 입장에 관한 찬반양론을 일으켰다.

<1900년> 이후에 베르톨루치의 경력은 잠시 하강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82년 <어리석은 남자>를 끝으로 베르톨루치는 이태리를 떠났다.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구 사회의 파시즘의 잔재에 모멸감을 갖고 있었던 베르톨루치는 황제가 자연스럽게 평민이 되는 인생 유전에서 중국 공산당의 성공을 보고 <마지막 황제>(1986)를 찍었으며 중동의 오지에서 겪는 백인 여성의 성적, 정신적 모험을 담은 <마지막 사랑>, 부처의 젊은 시절을 다룬 <리틀 부다> 등을 통해 동양의 정신세계를 답사하려는 그 자신의 매혹을 표현했지만 이 시기의 베르톨루치 영화가 이국취향의 속물 스펙타클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베루톨루치가 13년만에 이탈리아에서 찍은 <스틸링 뷰티>는 고향인 이태리의 투스카니 지방을 방문한 19살 먹은 루시 하몬이라는 소녀의 성장담이 줄거리. 언뜻 정치와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사실 <스틸링 뷰티>는 68년 프랑스 5월 혁명때 정치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행동과 같은 노선에 있는 영화다. 영화 배경인 투스카니 지방의 여주인공 고향집에 사는 지식인들은 혁명이 실패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언덕 꼭대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에 둘러 쌓여 자신들을 숨기고 있다. 어떤 한 세대의 표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세대는 무력하고 생명력에 넘치는 새로운 세대는 과거의 역사를 모르고 있다. 베르톨루치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의 생명력이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스틸링 뷰티>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여주인공 루시 하몬 세대가 보는 세상, 약동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자연의 미를 포착한 화면으로 눈부시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동양을 거쳐온 베르톨루치는 그 자신의 말대로 "시대를 요약하는 영화의 이미지를 잡기 위해" 분투한 현대 영화의 위대한 한 세대의 표징이다. 베르톨루치의 영화들은 복잡한 인생의 현실을 영화로 담기 위해, 그리고 현실의 대세에 끌려가기 보다는 그 대세와 싸우기 위해 갖은 미학적 통로를 발견하려 애쓴, 위대한 영화세대의 유산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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