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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김대식

최근작
2010년 6월 <오윤 전집 1>

김대식

1947년 생. 소설을 쓰면서 사진 작업을 병행하여 왔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소
설집으로 《소금값을 청구함》, 《몽유금강》 등이 있으며, 그 밖의 저서로 《삼국유사 그 다양한 스펙트럼》, 《사진을 읽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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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처용이 있는 풍경> - 2002년 3월  더보기

왜 인가? 왜들 를 읽지 않는가? 간혹 이런 물음이 제기되면서 개탄이 뒤따르는 것을 본다. 는 우리나라 최고의 고전이다. 육당 최남선의 말을 빌면 '조선 상대(上代)를 혼자 담당하는 문헌'으로 '조선 고대사의 최고 원천이며 일대 백과전림(百科典林)'인데 이런 고전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말하자면 한(韓)민족의 일원으로써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바로 그 개탄의 속내이다. 그러나 의무감이라는 것은 책 읽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짐이다. 오히려 그런 짐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졌을 때라야 읽힐 수 있는 것이 책이다. 가벼운 것을 선호하여 조금이라도 무거운 것은 터부로 보는 요즘의 세태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최근 그리스.로마 신화가 붐을 이루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세계의 고전이라는 점을 떠나서, 신들이 벌이는 사랑, 이별, 복수, 전쟁 등등의 사건들이 인간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종의 엽기獵奇로써 우리의 흥미를 끌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나라를 세운 시조(始祖)들은 모두 하늘에서 내려오고, 해가 둘이 나타나는 변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땅이 갈라져 연화장 세계를 얼핏 보여주기도 하고, 혼들이 이 사람 저 사람 꿈속을 드나들기도 하고, 계집종이 하늘을 날아올라 부처가 되기도 하고... 의 이런 이야기들에 빠져들면서 나는 모르는 사이에 시간을 거슬러 천 몇백 년 전의 시대로 빠져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탯속이기나 하듯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끼곤 했다. 나는, 속에 단순히 사랑과 이별과 의리와 엽기라는 것들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것들이 모태(母胎)의 아늑함과 포근함으로 나를 끌어들였기에 재미가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를 읽음으로써 가 닿게 되는 그곳. 그곳은 연어가 수 만리 바닷길을 헤어가서 회귀하는 모천(母川)이며, 뱀장어가 수 만리 바닷길을 헤어가서 회귀하는 태평양이나 대서양의 심해(深海) 같은 데가 아닐까? 연어나 뱀장어가 최후를 맞이하기 위해 도달하는 그곳은 그것들이 종족의 맥을 잇기 위해 그저 산란(産卵)만 하고 죽는 곳은 아닐 것이다. 거기는 그것들이 산란과 함께, 수만년을 전해 내려온 자기네 종족의 집단기억, 아마도 혼(魂)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것까지도 묻는 곳은 아닐까? 한 종족에 속한 모든 개체들이 회귀하여 혼을 묻는 곳, 그래서 종족의 혼이 오롯이 묻혀 있는 곳. 우리에게는 가 바로 거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 민족 정서의 모천이며 심해인 민족의 성소(聖所)를 찾아가는 하나의 순례가 된다. 그 순례는 또한, 민족정서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본능적인 회귀에 다름 아니다. 그것이 바로 "왜 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2002년 3월 25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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