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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박연준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0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최근작
2019년 10월 <첫사랑과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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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준

파주에 살며, 시와 산문을 쓴다. 일주일에 세 번 발레를 배운다.
볕이 좋은 겨울 날씨, 파주에 내리는 눈, 4월 이파리들, 여름 숲, 손으로 쓴 편지, 존 버거, 모퉁이를 돌 때 훅 끼치는 라일락 향, 공책들, 다정한 사람을 좋아한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동화책 『정말인데 모른대요』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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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 2017년 12월  더보기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탐했다. 집에 오는 사람이면 누구든 붙잡고 ‘옛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던 ‘찐득이’가 나였다. 옛날과 이야기라니. 지나간 일들은 모두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언제부터 알았을까? 구전口傳에서 책으로 옮겨가는 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고도 이야기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았다. 3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나를 거쳐간 책들이 얼마나 될까? 그 책들은 나를 통과해 나와 연루되었다. 내가 지금의 나일 수 있도록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확신이 든다. 책은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슬플 때 얼굴을 가릴 수 있다. 얼굴을 가리고 조금 울 수도 있다. 마음이 펄럭일 때 납작한 돌멩이처럼 배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잡생각이 가득할 때 같은 문장을 반복해 읽으며 생각의 둘레를 걷고, 걷고, 또 걸을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생각의 둘레에서 벗어나 책 속으로 걸어들어갈 수도 있다.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싶을 때 펼치면 아늑해진다. 나는 운이 좋게도 다정한 목소리를 내는 작가를 여럿 알고 있다. 내 모습이 싫을 때 가장 먼 곳으로 재빨리 데려다주는 것은 책뿐이다. 어떤 비행기도 하지 못한다. 돌아오는 것도 쉽다. 음악이나 영화에서 빠져나오려면 버튼을 눌러야 하지만 책은 간단하다. 눈을 떼면 된다. 내 몸처럼 붙었다 다른 몸처럼 떨어진다. 혼자 행하지만 외롭지 않은 일이 독서다. 좋은 책을 읽고 난 뒤 책장을 덮는 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심심할 땐 책이 좋다. 내가 책을 읽는 첫번째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모든 재미있는 일은 나를 변하게 하고, 삶을 변하게 하고, 세상을 변하게 만든다. 그러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고 가벼운’ 무기를 사야 한다면, 책을 사야 한다. 둘러보니 우리집은 작고 가벼운 무기로 가득찬 무기고武器庫다. 든든하고 감사하다. 존 버거는 “침묵도 훌륭한 소통수단이 된다”고 했다. 존 버거는 다른 의미로 이야기를 했겠지만, 순간 독서가 떠올랐다. 독서야말로 침묵 안에서 활발히 이루어지는 소통이니까. ‘환희’를 동반한 놀람은 대부분 책 읽는 중에 일어났다. 현실에선 기가 막힌 일이나 더 나쁜 일들만 나를 놀라게 했다. 늙어 죽을 때까지 독서를 즐기고 끼적일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은 타인과 소통을 끊지 않겠다는 결의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하는 것. 주고, 받는 것. 결국 책을 읽는 행위는 남의 말을 들으려는 행위다. 누군가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이쪽에서 받아주는 행위다. 그 사람이 말을 끝낼 때까지 “그것과 동행하기 위해”(존 버거) 책을 읽는다. 스스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믿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꼰대가 된다. 책을 읽을 필요 없이 자신의 세계가 견고해져버리기 때문이다. 책을 열렬히 읽는 사람 중엔 꼰대가 드물다. 나는 독서도 좋아하고 일기 쓰는 일도 좋아한다. 하물며 책을 만지고 쓰는 일기라면! 이 책을 기획한 김민정 시인의 말을 ‘열심히’ 들은 나는 책 리뷰가 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책을 만지고, 책을 살고, 책 곁에서 ‘책과 같이 지낸 날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소소한 일상을 적는 중에 책을 조금 곁들였다. 일기란 기본적으로 ‘혼잣말’의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때로 뜬금없거나 무질서한 언어의 나열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일기라는 장르에 기대 부끄러움도 모르고 지껄였다. 그러나 일기는 얼마나 소중한지! 인생이 산이라면 일기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다. 이 하찮은 나무들이 모여 극진함이 깃든 산을 이루기를! 부부가 함께 독서일기를 쓸 수 있도록 기획해준 김민정 시인과 책을 만드는 데 함께 애써주신 도한나, 김필균, 이기준 디자이너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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