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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유세종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19년 7월 <[큰글자책] 꽃테문학 >

유세종

유년기에서 청년기까지 화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젤과 팔레트를 들고 강과 산, 마을과 교외를 돌아다녔다. 물감이 귀할 때였으나 수채화, 유화, 파스텔화로 자유롭게 그렸다. 지는 해와 고요한 숲을 그리러 돌아다니다 강둑에 혼자 멍하니 어둑해지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고독했지만 나쁜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당시엔 그림 그리기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하고 즐거운 노동이라고 치기 어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미학이론에 꽂혀 한.중.일 미론 공부를 시작했지만 종잡을 수 없던 가슴 밑바닥의 갈증은 여전했다. 중도에 그만두었다. 대학원에 들어가 불교의 정신세계와 당시(唐詩)의 미학세계에 한걸음씩 깊이 빠져들었다. 마치 무언가를 초월한 듯한 정신적 조로현상을 겪었다. 가짜 초월이었으나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해졌다. 선후배들이 최루탄 맞으며 결사항전을 외치고 감옥엘 들락거려도 나는 당시와 불경을 외우며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논리로 자신을 ‘무장’했다.
오랜 ‘편안함’ 속에 중국 고전을 뒤적이다 『묵자』를 만났다. 난생 처음으로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민중에게 이로운 것이 미(美)이며 민중에게 이롭지 못하고 민중을 빈곤하게 하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는 간단명료한 주장 앞에 의식의 빙판에 금이 쩍 가는 느낌이었다. 만민의 이로움을 미의 기준으로 내세운 묵자 앞에서 그동안의 모든 공부를 한 점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묵자의 연장선에서 루쉰을 만나고 중국을 만나고 중국영화를 만났다. 루쉰과 중국, 중국영화는 민중미학과 그림 그리기, 불교가 다 어우러져 있는 거대한 화엄세계 같았다. 비슷한 시기 동아시아의 한용운과 나쓰메 소세키도 마찬가지였다. 루쉰, 한용운, 나쓰메 소세키, 지아장커에게는 조용하지만 도저하고 도발적인 ‘저층’의 미학, ‘패배’의 미학이 관통하고 있다. 그들을 통해 패배와 고통이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걸 알았다.
몇 해 전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자객 섭은낭'(刺客?隱娘)을 보았다. 허우샤오셴은 자신의 평생 공부 영화로 ‘득도’를 하였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절망감 같은 걸 느꼈다. 나의 공부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인가,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회주의 미학 연습』, 『함께 가는 친구에게』, 『루쉰전』 등이 있고, 『루쉰전집』 번역에 참여했다. 『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화엄의 세계와 혁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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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 2008년 7월  더보기

루쉰은 영원한 혁명을 꿈꾸었으므로 저항과 싸움을 쉬지 않고 할 수 밖에 없었다. 평생 동안 만족할 수 없었고, 포기할 수 없었으며, 평생 동안 ‘쩡자(필사적으로 몸부림치다, 필사적으로 싸우다)’하였다. 절망조차에도 반항의 정신으로 ‘쩡자’했던 것이다. 망해가는 조국의 구원을 위해 쩡자하였고, 국민성 개조를 위해 쩡자하였으며, 가짜 지식인과 위선자들을 폭로하기 위해 쩡자하였으며, 힘없는 민중의 대리 복수를 위해 ‘쩡자’하였다. 그렇게 ‘쩡자’하는 모습은 루쉰의 모든 겉모습이다. 그 외피의 뿌리에는 생명과 평등을 향한 인본주의적 가치 지향과 평민의식이 놓여 있다. 그는 기존의 모든 것을 의심하고 부정하였으며 자신이 몸소 절절하게 느낀 허무와 의심조차 다시 의심하였다. 그의 도저한 의심과 부정은 그에게 모든 것을 극복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했다. 혁명의 속성상 그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었으며 혁명의 속성상 그는 이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발로는 현실을 딛고 머리로는 이상을 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조차 돌진해 들어간 사람이 루쉰이다. 그러한 루쉰의 현실에 근대가 자리하고 있고, 중국이 자리하고 있으며, 당시의 동아시아가 놓여있다. - 저자 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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