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내가 외부세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익숙하게 말하고 사용하던 단어가 어느 날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처럼, 사물이나 풍경, 사건, 가끔은 사람을 접할 때도 그런 기분이 든다. 이 순간 나의 시점에서는 허상일 뿐인, 지금 내 머릿속에서는 그저 뭉글뭉글한 먹구름의 형태로만 존재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글을 읽는 독자의 시점에서도 나는 그 나름의 허상으로 존재할 것이지만, 이 모든 무의미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