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침마다 집안을 음악 소리로 가득 채우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스피커 옆에 있는 유리병을 잠시 쳐다보죠.
그 유리병은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 놀러 갈 때마다 주워 온 조개껍데기를 모아놓은 병입니다.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건너편 세상으로 여행을 하던 기억,
파도 속에 발을 담그면 모래 알갱이들이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히던 기억,
한참을 걷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하던 기억,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아이스크림을 먹던 기억.
시간은 흘러 아이들은 커지고 저는 점점 늙어가고 있지만 추억은 그대로라고 유리병이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The Girl from Ipanema” 음악과 함께 즐거웠던 그 바닷가로 풍덩 빠져보면 어떨까 합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그때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