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도 돈목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비밀 한두 개쯤 별이 되어 가슴으로 박히는 밤바다와 그물 치는 이들의 그물에 걸리고 만 마음이 파도가 되는 곳에서 칠삭둥이 같은,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곰보 같은 글들을 민박집 빨랫줄에 내장이 다 발린 채 널려진 생선처럼 널어놓고 바라보는 일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젖어 있던 오래된 이야기들입니다.
이쯤에 끄집어내어 햇볕도 쬐고 비릿하고 간 밴 바람에 말려도 될 것 같습니다.
저와 내가 편해져 나에게로 와 나의 것이 되어도 될 것 같습니다.
돈목에서의 마지막 밤이, 내 속의 세상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2010년 유월
돈목에서
嘉然 한수재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