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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근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3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고창

최근작
2023년 10월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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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이 시집에는 물음이 하나 있다. “어디까지 갈 건디?”(「동진강 달빛」) 물음은, 숨 막히게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부터 이 시집의 페이지들을 차례차례 넘기며 섬세한 언어로 빚은 사람과 풍경 들을 거쳐 내게로 온다. 몸도 마음도 “유배지” 같고 그저 “허수아비”처럼만 살고 있다고 느껴질 때, “살아갈수록 가슴에/이별이 더 많이 적히”(「내 시간을 외등처럼 켜 놓고」)고 “칼 한 자루 못 얻고”(「밤길」) 온통 덜컹거리기만 했던 “소금기 밴 어저께들”(「탈옥수」)에 회한의 한숨만 보내고 있을 때, 그래서 이제 그만 주저앉고 싶을 때, 이제 그만 무너지고 싶을 때, 물음은 “구슬구슬 맑아지는 글씨”(「글씨」)로 가슴께를 가만히 두드린다. “어디까지 갈 건디?” 한데, 이 느닷없는 물음에 답을 찾으려 어지러운 가슴속 서랍들을 여기저기 뒤지다 보면 어느새 알게 된다. 내게도 “죄다 들켜 버리고 싶”(「동진강 달빛」)은 시절이 있었음을, “심장이 찔리고 싶은 별”(「내 시간을 외등처럼 켜 놓고」) 하나 아직 반짝거리고 있음을. 그리고 깨닫게 된다. 가슴에 “목판화” 같은 시간 하나 지워지지 않은 채 여태도 살고 있다는 걸. 그 마음이면 됐다 싶다. 아랫목 하나 못 찾았어도 “성냥불 켜 주”(「가만히」)는 마음이면, “긴 겨울잠을 털어 버린 듯/는실날실 봄바람 타는 버들가지들”(「버들가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이란 글씨를 입고” “종이배처럼 반짝반짝 접히”(「적벽강 가는 길」)는 파도 소리 한번 더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시냇물벼루에 여치 소리”(「글씨」)를 갈아 써 내려간 듯한 이병초의 시를 읽은 밤 이리 “속도 없이” 한껏 “야들야들”해진 마음이면 더더욱.
2.
이들의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독자에게 가서 어떻게 변화하고 다시 태어날지 상상하고 지켜보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다.
3.
전지우의 시집 『당신이라는 별자리 하나』는 “별자리”가 된 ‘당신’에 대한 애도의 과정을 차분히 보여 준다. 존재하던 사람이 부재의 편으로 서서히 옮겨 갈 때, 꽃이 피어난다. 꽃은, 풍성한 식물적 이미지는, 부재가 남겨 놓은 아름다운 흔적이겠다. 전지우에게 부재는 “잎의 저쪽”이다. 잎의 앞뒤처럼 존재와 부재는 이어져 있다. “우주란 몸”이 존재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시적 인식 앞에서, “이마를 맞대진 않았지만” “그 순간을 우리, 라고 불러 보자”라고 전지우가 말할 때, 그 ‘우리’에는 존재뿐 아니라 부재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존재와 부재는 함께 세상을 이루며 서로를 자라게 하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우리’라는 세계를 점점 더 키워 나가는지도. 이 시집에서 우리는 부재하는 것들이 우리에게 보낸 새로운 “생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생장점은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데려갈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좀 더 풍성한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4.
심민아의 첫 시집 『아가씨와 빵』은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본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들은 익숙한 감각이 아니다. 마치 세이렌의 노래처럼 반복적인 리듬에 휩싸인 언어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한 감각들로 온통 “범벅”된 ‘모르는’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8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800원 전자책 보기
모두들 견디고 있나요? 삶이라는 폐허를? 이 폐허를 건너 새로운 시간에 도착하고 싶다면, 드림초콜릿호텔로 오세요. 그곳엔 지긋지긋하기만 했던 일상과 노동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낯설게 구비되어 있거든요. 당신은 그저 군상들의 유쾌한 입담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찬, 이 다 무너져 가는 호텔에서 하룻밤 묵으시면 돼요.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당신의 삶으로 돌아가세요. 익숙한 삶이지만 분명 달라져 있을 겁니다. 전혀 다른 시간일 거예요. 쌉싸름한 게 훨씬 더 많지만 가끔은 머리가 띵할 정도로 달콤한, 드림초콜릿호텔로 어서 오세요.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8일 출고 
최윤정의 시는 가만가만 말한다. 수사에 기대거나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당신에게 곁을 주며, 당신의 측면에서 속삭인다. 당신이 귀 기울이거나 눈길을 주지 않았던 시간의 “구석들”, 숨죽인 채 저물고 있는 순간들에 대해서 섬세하게 언어의 무늬를 직조한다. 그것들은 당신의 정면에 속한 것들이 아니다. 당신의 주변이 된 것들, 당신의 가장자리가 된 것들, 얼핏 보면 희끄무레하고 어슴푸레하고 마치 이끼같이 보이지만, “끝도 없이 반짝거려서 귀가 먹먹”한, “명치 끝이 아파오”는, 그런 순간들이다.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당신이 그만 잊어버린 “골목을 골목이게 하는” 것이라고 이미 녹이 슬어버린 당신의 귓바퀴에 대고 최윤정의 시는 속삭인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순간은 없다”고. 최윤정의 시는, 말하자면,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당신만이 들을 수 있는 방백이다. 최윤정의 방백은 “캄캄한 물음들이 떠다니는 세계”에서 “방향을 잃은” 당신이라는 타자에게 다가가려는 “불가피한” 몸짓이다. 당신과 당신의 순간들과 어깨를 겯고자 하는, 당신이 아직 당신에게 도달하기 직전의 시간에서, 당신의 “심지”에 불 붙이는, 불 켜지는 목소리이다. 돌아보라. 거기 당신의 가장 “먼 곳으로부터 다시 먼 곳으로” 움직이는 최윤정의 시가 있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7일 출고 
전성호의 시는 불가능한 가상을 향한 불가능한 몸짓이다. 그가 미얀마에서 “해는 지고 두 눈 속에 금부처들 바다에 긴 다리를 놓는데”라고 노래하거나 한국에서 “오래 삭은 온갖 잡소리/쉬었다 가라 쑥 손을 내민다”라고 노래할 때 그것들은 삶의 고통 속에서 길어 올린 가상의 이미지들이다. 그의 이런 이미지들 속에서 과거와 현재, 불교와 기독교, 자연과 문명이 따뜻하게 손을 잡는다. 그러나 그것들은 지금-여기에서는 불가능한 가상이다. “인천에서도 양곤에서도 아픈 내 몸”은 그 화해의 가상이 태어나는 ‘사이’에서 얼마나 몸부림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한국의 현실과 미얀마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보여주는 일, 스스로 두 나라 사이의 아픈 현실의 가교 혹은 메신저를 자처하는 일, 그러면서 두 나라에서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익숙해져버린 현실의 아픔을 이방의 시선으로 다시 보여주는 일이야말로 전성호가 아픈 진짜 이유이다. 전성호의 가상은 그 아픔 속에서 비로소 길어 올려진다. 그렇기에 그 가상은 지금-여기의 현실을 좀 더 뚜렷하게 돌아보게 하는 낯선 필터로 작동하는 것이다. 불가능함에도 불가능한 가상을 향한 그 불가능한 몸짓을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은, 그것이 전성호 자신의 삶의 길이자 또한 시의 길이기 때문이다.
8.
이진희의 시집을 읽고 난 뒤 만약 당신의 저 깊숙한 곳에서 괴물이 발견된다면, 외면하지만 말고 회피하지만 말고, 사랑하려고 애써볼 일이다. 그러면서 당신의 이야기를, 당신을 둘러싼 세계의 이야기를 다시 써볼 일이다. 떠듬떠듬. 불가능한 세계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디디면서.
9.
김진완의 시는 눈으로가 아니라 귀로 읽는 시다. 활자로 이루어져 있다기보다 목소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야 할 그의 시는, 미처 머리로 생각할 틈도 없이, 몸 전체로 부딪혀온다. 그의 시에 저희 말을 빌려준 사람들의 육덕 좋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나는, 발을 동동 구르고, 가슴을 쓰다듬으며 짠해하고, 깊은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찔끔 눈물을 떨구기도 하다가, 또 어느 순간 껄껄껄 배꼽을 부여잡고 웃고 있는 것이다. 김진완의 시는 그렇게 속수무책이다. 그의 입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라치면, 마치 전기에라도 감염된 듯 이따금 온몸이 바르르 떨리기도 하는 것인데, 그것은 다름 아니라 생시라고도 현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그의 시가 일깨우는 생생한 삶의 감각 때문이다. 한데 할머니 무덤의 이장(移葬)을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낸「물명당 이야기」에서 ‘골반!’ 같은 단발마 외침을 만나는 순간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동안에는 전혀 들여다볼 생각도 없었던, 해서 아예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던, 원초적이고 마법적인 시간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인바, 그와 같은 김진완 시의 시간을 잠시라도 살고 보면 우리가 처한 이 현재의 시간은 그만 마법의 시간이라는 다른 깊이를 지녀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김진완 시의 진정한 ‘속수무책’이다. 아마도 이 속수무책의 시가 우리 시로서는 여태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토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란 생각에 나는 또 시나브로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1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9일 출고 
이민호가 ‘시적 고현학’으로 압축해낸 풍경 안에는 적막이 켜켜이 쌓여 있다. 그 적막과 살짝이라도 몸이 닿는 순간,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적막이 품고 있는 슬픔에 서서히 감염되고 만다. 이민호의 시가 “철거되지 않는 기억”으로 그려내는 풍경이란 결국, 농꾼으로 평생을 마감한 할아버지와 거리에서 쫓겨난 노점상 할머니와 비정규직 노동자, 철거민 가족, 부모마저 떠나버린 외로운 아이들이 “외로운 길” 위에 서 있는, 지금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암담한 풍경에 다름 아니다. 그의 시는 섣불리 이 세계의 희망을 이야기하지도 않고 안이한 자세로 위로와 위안을 얘기하지도 않는다. 다만 “숨이란 숨은 다 틀어막고/ 한 움큼 혀 깨물고” 내지르는 이 세계의 “구릿빛 신음”들에 귀 기울인다. 그러면서 그의 시는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고통 안에서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아프게 확인케 한다. 이 고통의 감염, 고통의 연대야말로 이 “슬픈 근대”를 조금씩 바꿔내는 길임을 그는 속엣말로 차분차분 이야기한다. 이민호 시의 적막은, 그러므로 그 무엇보다도 “절박한” 적막이다. 이것이 이민호 시의 “고현학”이며, 이민호라는 “시인의 얼굴”이다. 한없이 슬프지만, 또 아름답기 그지없는.
11.
서효인의 시가 향하는 곳은, 엄연한 현실이었음에도 우리 시가 괄호로 묶어 놓았던 이삼류 인생들의 삶이다. 그는 “싸구려 성탄 트리처럼 빛”나는 이 비주류적 삶과 욕망을 다양한 문화적 코드와 환상을 결합시켜 낯설게 보여 주면서, 세계의 “도도한 박자”들 사이에 “엇박자의 악센트”를 그려 넣고 있다. 서효인 시가 주목하는 이런 비주류적 현실은, 세계의 공식에는 들어갈 자리가 없어 “나는 누구지?” 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결국 이삼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서효인이 속한 세대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므로 서효인이 “진짜 거리를 알고 싶냐?”라고 묻는 것은, “주제들의 세상”에만 속한 선배들의 문학에 대해서인 것처럼 보인다. 실눈을 뜨고 보는 세상은 나란하지가 않으며, “터진 풍선처럼 일그러”져 있을 뿐이라고 서효인의 시는 말하고 있다. “그것이 리얼”이라고 주장하는 그의 시에서 나는 이 시대 새로운 서정의 가능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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