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이름:박승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4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영주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12월 <내가 지은 집에는 내가 살지 않는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시인 김명기에게 “산다는 건 그냥 어디론가/움직이는 일”(「직진금지」)이란 고백처럼 정확한 문장도 없을 것이다. 이삼십 대를 오호츠크나 홋카이도를 떠돌며 고기 떼와 싸우던 시절도, “북평 장날”이라는 시대의 한복판에서 “체 게바라”를 꿈꾸며 돌진하던 격랑의 시절도 마감한 채, 이제 그는 “밭에다 자꾸 꽃만 심는” “어마이” 곁으로 귀환했다. 태백산맥 오지의 마가리에 홀로 남은 노모를 위해 올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시집 제목인 『종점식당』이 타의에 의한 기착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시인 김명기의 어떤 ‘종점’이 새로운 ‘목적지’로 이동하는 출발지 같다. 인간이 “거두지 못해 넘쳐 버린 슬픈 연민을” 새나 산짐승 등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이 대신 “곡비”하고 있는(「부역사건 혐의자 희생 지역」) ‘대속代贖의 밤’에 주목하면서, 아버지와 “서로 다른 곳을 쳐다”(「직진금지」)보던 불화를 “눈과 코가 닮은 아버지를 입관할 때/등을 돌린 채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가”(「닮은 꼴」)라는 화해의 고해성사로 차분히 돌려놓는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김명기의 장대한 기골의 내벽은 “가끔 성모송을 암송”(「몸살 앓는 밤」)하는 ‘여린 그’로 마감되어 있다. 때문에 “가끔 누군가도 나를 떠올리는/측은한 저녁이 올 테지”(「강변여관」)라는 저녁의 독백이 가능하고, “이승의 한 귀퉁이를 껴안은 채/간신히 늙어 가는 사내”(「청량리」)로 저물면서도 “병든 몸이 떠나고 아픈 몸이 들”(「아랫집」)어오는 ‘낡은 집’을 자신의 몸인 양 옮겨 오는 ‘覺’에 이른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유기견에 대한 시들이 많은데, “개 한 마리 데려왔을 뿐인데/칠십 마리의 개가 일제히 짖는다/흰 슬픔 검은 슬픔 누런 슬픔/큰 슬픔 작은 슬픔/슬픔이 슬픔을 알아본다”(「유기동물 보호소」)라는 ‘슬픔의 동시다발성’의 발견이야말로 칸막이 쳐진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한 경각警覺인가. 김명기의 이번 시집은 자기를 발원지 삼아 세상 밖으로 서서히 붉게 번져 나가는 일몰의 ‘쓸쓸함’을 보여 주되, 그 ‘쓸쓸함’이 덤덤한 일상에 대한 반성의 ‘깨달음’으로 ‘자주’ 전환된다는 점에서 ‘맑은 쓸쓸함’이라 할 수 있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6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정선호 시인은 일찍이 고향을 떠나 경남 창원에 살고 있다. 창원은 가야의 옛 고토(古土)로 “이천 년 전 거기서 밭 갈던/ 다호리 주민들 머리 위에,/ 야철지에서 쇠 만들던 제련공”이 있던 곳이자 “채소를 길러/ 씨를 받아 후손들에게 물려주”(이상 「벚꽃이 떨어지는 주말농장」)던 농업과 공업이 균점하던 ‘天性의 공유지’였다. 그러나 서구 산업화의 공세는 “가야인들 저수지”를 아파트나 공장으로 대체했고 야철지는 “공장에서 쇠로 탱크나 로봇을”(이상 「가야인의 겨울」) 만드는 곳이 되었다. 3부에 집중된 한국 현대사의 역주행 역시 만만찮다. 일제강점기의 “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에 부쳐”나 “한국전쟁 때 민간인학살사건 희생자”, 여순사건을 다룬 「마래터널에 마음을 새기다」를 거쳐, 80년 「5월, 다시 광주에서」와 전교조 교사와 노동자들에게 가한 일상화된 탄압(「봄꽃들이 밥으로 피었다」 「당신의 주름살에서 꽃으로 피어났다」)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회의를 갖게 한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9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6,300원 전자책 보기
김연진 시인을 만나려면 안동시 도산면에 있는 이육사문학관으로 가면 된다. 퇴계 선생과 육사(陸史) 시인의 문기(文氣)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그곳에서 김연진 시인은 문학관 해설사로 일한다. 그녀는 늘 웃는다. 문학관 내 북카페에서 그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바라보는 도산면 원천리 일대는 낮은 들판과 낙동강이 어우러진 탁 트인 ‘작은 광야’다. 어떤 점에서 시인 김연진은 퇴계 선생과 육사의 시 정신이랄까, 문기(文氣), 여기에 더해 자연의 지기(地氣)까지도 동시 호흡하고 있다는 점에서 복 받은 시인이다. 더군다나 김연진 시인이 태어난 영양 또한 조지훈, 오일도 등 한국 시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문사들이 배출된 곳이기도 해서 그녀에게는 자연발생적으로 ‘시의 혈맥’이 흐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에서 문학을, 그것도 시를 쓴다는 일은 녹록하지 않다. 녹록은커녕 “발 닿는 곳마다 어둠”(「연의 비문」)인 막막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자 ‘검붉은 정맥의 피로’ 원고지 칸을 메우는 “11포인트는 정맥을 닮았다/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려는 검붉은 피가 섞여 있”(「녹」)는 상태이기 쉽다. 그럼에도 김연진 시인은 영양과 안동을 근거지로 묵묵히 ‘시의 날’을 갈아온, 이른바 변방 문학에서 잔뼈와 통뼈가 굵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신뢰감을 갖게 한다. 왜냐하면 문학은 “살아 있음으로 이방인”(「고운사 천년 송림」)인 고립무원 속에서 문장을 갈고 엎고 뒤집는 수많은 쟁기질 속에서 개안開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십대에 만난 이상열이 어느덧 “늙을 老/노안”까지 훌쩍, 와버렸다. 이제 그는 자주 되돌아보는 사람, 폐병에 걸린 꽃나무 하나가 새벽마다 “에탐부톨”을 털어 넣으며 붉은 “혈서”를 토해놓던 화농의 과거나 “숙골할매 삼산할매 꽃상여타고 골마로 허리미로 가신지 오래”된 그 길을 자주 불러낸다. 그가 일 년에도 몇 번씩 훌쩍 떠나는 “라다크”나 “레” “히말라야 전나무” “곰파”는 사실 이상열의 심저(心底)의 고향인 “띠띠미 마을”이나 “춘도椿島”, “고샅길”이나 “꽃그늘”의 서로 다른 이름일 뿐 이상열 시가 지향하는 바, “저토록 대책 없는 아우성을/입의 말이라 불러야하나/잎의 말이라 불러야하나/잎에서부터 입으로/입에서부터 다시 잎으로/무서운 속도로 전이되는 무성한 나무의 말” 즉, 「녹취록綠取錄」의 세계이다. ‘발전’이 ‘재앙’이 된 시대가 우리 앞의 ‘희망’을 무작위로 삭제해나갈 때, 이상열은 ‘미풍(美風)의 공동체’가 원시림처럼 꿋꿋한 “대숲”이나 “솔숲” “망초 아무렇게 핀 들판”으로 우리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당연히 “푸른 눈 대숲 고양이”와 더불어 그 초대에 응해야 하리.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6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시인이 1946년 ‘대구10월항쟁’의 떼죽음 현장을 누비면서 건져 올린 이번 시집의 진앙지는 아마도 「대가리」 연작일 것이다. 사적 이익 집단이 된 국가는 ‘대가리’로 지칭되는 국민들의 무조건적 복종만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국가에 의해 배제된 대가리들은 “냉정하게 분류”되어 “그가 3대 독자든/그녀가 만삭이든/내일 혼례식을 앞둔 약혼녀”든 모두 타살된다. 더 큰 비극은 죽음이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죽음이 덧쌓인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처럼 냉전 이데올로기는 “돈의 사슬에 묶인” 자본의 이데올로기로 대체되었을 뿐이며, “명령을 받은 대가리에 / 군번을 새”긴 청춘들은 “나갈 때도 총 돌아올 때도 총”만 반복할 뿐이다. “자신의 목표를 말하지 못한 채 / 전쟁의 목표를 외우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참괴의 여진 속에 떨게 한다. 누구보다 심성이 여린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외고 있다. “우리의 공통점은 맹목성, / 순수의 다른 이름이다 // 우리, 어떤 시간과 공간 좌표에 있더라도 / 멀리서 겨우 눈짓만 하더라도” 하고. 그의 바람처럼 “순수”와 “맹목”이라는 연대의 힘으로 부디 이 교활한 국가 시스템을 전복할 수 있기를! 그런 세상이 “천지에 가득 찬 꼬뮌”의 꽃밭국가 아니겠는가?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