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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정홍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3년, 대한민국 부산

최근작
2023년 8월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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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마침내 근대 리얼리즘이 일상의 범속한 현실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했을 때, 현실의 묘사 혹은 재현의 중심에 섰던 소설은 그 자신이 비추어낸 역사나 인간이 생각 이상으로 초라하고 옹졸한 모습을 하고 있는 데 짐짓 놀라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장식적인 세련을 거부하고 장삼이사의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말로 그들의 감각적 진실을 묘사하고 드러내면서 소설은 인간의 자기이해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젖혔다. 「봄빛」의 ‘뚜부’는 그 같은 근대소설의 근본적 책무를 새삼 돌아보게 하면서 현실의 충실한 재현이 단순한 모사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 진실을 상상하는 절실하고 비범한 열정의 소산임을 다시 확인케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밥상을 둘러싼 언어들이 ‘고리대금업자 같은 세월의 수금’ 앞에 선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강퍅한 일생을 요약하는 강렬한 문학적 위엄에 어찌 닿을 수 있었으랴. 이것은 결단코 닥치는 대로의 현실에서 수집한 소박한 언어일 수가 없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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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김도언의 소설은 ‘권태주의자’의 좌표에서 쓰인다. 김도언의 ‘권태주의’는 끝없이 자신을 지우면서 모호함과 무신념, 판단 정지를 살아가고자 한다. 자칫 허무나 무심한 위악을 앞세우는 듯하지만, 섬세하고 예민한 촉수가 향하고 있는 곳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그것은 가혹할 정도의 정확성, 엄격함, 정신적 기품을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권태주의자의 언어는 역설과 아이러니 안에서만 가까스로 균형을 취하면서 강요된 세계의 깊이와 맞선다. 그렇게 해서 권태주의자의 텅 빈 언어가 세계의 투명한 표면을 기록해나가기 시작할 때 자유는 선물처럼 발생한다. 『홍대에서의 바람직한 태도』를 읽는 일은 그 자유의 향유가 될 것이다.
3.
내성의 치열과 정직으로, 우수를 품은 지적이고 명징한 언어의 힘으로 전하영 소설은 이미지의 재생과 부활을 자기만의 소설 미학이자 소설의 윤리로 만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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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5,500원 (90일 대여) / 9,900원 전자책 보기
"70년대 청계천 봉제공장 '여공' 중 한 사람이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이라는 생각은 엉뚱한 것 같지만 그 고달프고 암담한 시간을 지나온 이들에게는 그저 무심하고 온당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1번 시다, 2번 시다...... 철야에 지친 그들의 창백한 얼굴은 수억 광년 떨어진 행성의 기억 속에서만 서로를 알아보지 않았을까. 김하율의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그리 오래지 않은 우리의 어제를 만나기 위해 상상력의 힘으로 시간의 퇴적층을 아주 조금 들어 올리는데, 잊혔던 이야기가 별처럼 쏟아져 내린다."
5.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이야기가 불가능한 곳에서 이야기의 길을 내고, 삶의 가능성이 소진된 곳에서 한 줌 빛을 찾아내는 소설이다. 길 없는 길을 포복하듯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설의 끝에 이르면 정교하게 설계된 희망의 서사 앞에 흠뻑 마음을 적시게 된다. 가혹한 이야기를 감싸고 있는 이상한 명랑과 온기는 설명하기 힘든 희망의 기술이 이 작가에게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끈질긴 관찰과 긴 사유를 뒤에 두고 있는 정직하고 정확한 언어들의 박진감도 희망의 기술을 돕는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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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이야기가 불가능한 곳에서 이야기의 길을 내고, 삶의 가능성이 소진된 곳에서 한 줌 빛을 찾아내는 소설이다. 길 없는 길을 포복하듯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설의 끝에 이르면 정교하게 설계된 희망의 서사 앞에 흠뻑 마음을 적시게 된다. 가혹한 이야기를 감싸고 있는 이상한 명랑과 온기는 설명하기 힘든 희망의 기술이 이 작가에게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끈질긴 관찰과 긴 사유를 뒤에 두고 있는 정직하고 정확한 언어들의 박진감도 희망의 기술을 돕는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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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진수까지 마친 배가 조선소 부두에서 쓰러진다. 전체 길이 200미터, 높이 34미터에 폭 32미터의 거대한 선체다. 이것은 어쨌든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이 ‘누운 배’라는 ‘사실’이 될 수 있을까. 조선소 안팎에서 작동하는 다기한 이해의 얽힘, 언제든 보이는 것만 보게 우리를 주저앉히는 상투와 허위의 장막은 ‘누운 배’의 사실을 흐리고 지운다. 《누운 배》의 작가가 한 일은 누구나 쉽게 주저앉는 그 자리를 거슬러 ‘누운 배’를 ‘누운 배’로 성립시키는 사실의 언어가 작동하는 길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낱낱의 사물과 사태를 포함하는 시간의 누적적 수집과 보고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이다. 나는 《누운 배》가 도달하려고 애쓴 이 사실의 자리에서 인간 진실에 대한 끈질긴 열정과 상상을 읽었고 감동했다.
8.
인천공항 출국장 한쪽에 내전의 나라에서 떠나온 무슬림 가족이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처럼 살고 있다. 난민 지위를 얻어 한국 땅에 발을 딛기 위해. 작가는 『어느 날 난민』에 이어 다시 한번 자기 땅을 떠나 떠도는 난민들의 기약 없는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명민하고 아름다운 젊은 여성 주인공 버샤를 실어증으로 몰아넣은 발설할 수 없는 가족의 수난과 비밀은 정치와 종교가 뒤얽힌 착잡하고 폭력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갖고 있다. 버샤의 시선과 내면에서 한 땀 한 땀 아라베스크 문양처럼 정교하게 짜이고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생생하고 깊은 진실의 힘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두드린다. 일시적이나마 공항의 현대적 편의를 누릴 수 있는 이들 가족의 경우는 어쩌면 조금 운이 좋은지도 모르지만,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뒤에 남은 나날들을 떠올리는 일은 너무도 쓰라리다. 그런 가운데 전혀 뜻밖의 곳에서 싹트는 사랑이 만져 볼 수 있는 한 줌 희망의 근거가 되고, 경계 너머 이음과 접속의 신호가 되는 소설의 환한 출구는 오래오래 아껴두며 음미하고 싶다.
9.
소설의 상상과 변용, 우회는 이야기의 지평을 확장하는 자유의 가능성이겠지만, 어떤 글은 그 자유를 거절하고 다만 인생이 불러준 것들을 받아 적는 결연한 시간만을 요청하기도 한다. 먼 이국에서 보내온 첫 소설집 『통영』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작가 반수연의 이번 글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며, 삶이 그이에게 준 시련과 선물의 목록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여러 번 삶은 그이를 주저앉히려 했고, 터져나오는 속울음의 절망 앞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정말 믿을 수 없게도 또한 삶은 선물과 기적의 시간이기도 했다.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지나온 아이가 대신 받아 적은 하얀 서판의 글처럼 말이다. “산다는 것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빗속에서도 춤추는 일이다.” 그 폭풍 속 춤의 시간을, 이토록 원숙하고 정갈한 인생의 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축복이다.
10.
《거짓말》에 나오는 여고 1년생 화자의 위악과 당돌함은 의외로 이 소설의 겨냥점이 아닐 수도 있겠다. 오히려 있을 수 있는 위악의 상투성을 거절한 자리에서 투명하게 돌출하는 자기 배려의 순진성이 화자의 이야기에 특별한 감흥의 순간을 만들고, ‘거짓말의 시간’을 사라져갈 인생의 시간과의 관련 속에서 되새기게 한다. 무엇보다 서사의 흐름과 소설의 분위기를 단단하게 장악하고 있는 개성적인 소설 문장, 언어의 호흡이 인상적이다.
11.
이 소설로 말하자면, 여백은 ‘나’가 쓸 수 없는 K , 그리고 K가 쓰지 못한 ‘나’의 이야기 사이에 있을 것이다. 혹은 공포의 기원, 쏟아지는 빗속의 천변에 나타났다 사라진 개구리의 알 수 없는 이물스러움에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무지 앞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일시적인 일탈’이 가닿을 수 있는 최대치라면 이 이야기는 참으로 정직하고 강렬하다. - 정한아, 「일시적인 일탈」
12.
장례식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두 젊은이는 벚꽃 핀 밤의 장례식장을 나와 새벽 첫 전철이 올 때까지 불이 환히 밝혀진 맥도날드 매장들을 순례하며 밤의 광화문을 떠돈다. 길에 떨어진 하얀 면사포를 주워 머리에 쓰기도 하고, 덕수궁 정문에서 ‘이리 오너라’ 외치고, 벤치에 앉아 있는 소설가의 동상을 끌어안는다. 그렇게 걷고 또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는데, 소설은 삶과 죽음의 시간을 껴안고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가슴 시린 초상에 이른다. 쓰이지 않고 말해지지 않는 침묵과 여백의 공간을 서사화하는 능력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상찬받을 만하다.
13.
  • 명작 이후의 명작 - 「회색 눈사람」에서 「봄밤」까지, 한국 현대소설 읽기  choice
  • 황종연 (지은이) | 현대문학 | 2022년 3월
  • 20,000원 → 19,000 (5%할인), 마일리지 1,000원 (5% 적립)
  • (2) | 세일즈포인트 : 832
한 편의 소설이 그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말하게 할 수도 있을까. 황종연의 소설 읽기는 최상급의 비평이 보여주는 심미와 통찰, 경이로운 지성의 힘으로 한 편의 소설에 스며든 의미의 맥락을 정확하고 풍성하게 일깨운다. 명작 이후의 명작을 발견하고 호명하면서 황종연의 언어는 바로 그 명작의 운명을 함께 수행한다. 비평이 작품을 읽는 일이 이토록 아름답고 정밀한 사유의 곡선과 언어를 수반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그의 소설 읽기가 ‘명작’이 되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 최량의 소설들을 황종연이 그려놓은 문학의 성좌를 따라가며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도식화의 유혹을 이기고 역사 속의 인물을 상상하는 소설적 힘이 대단하다.
15.
  • 황색 점멸신호 
  • 탁명주 (지은이) | | 2021년 10월
  • 14,000원 → 12,600 (10%할인), 마일리지 700원 (5% 적립)
  • (1) | 세일즈포인트 : 1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황색 점멸신호’는 경고와 함께 멈춤과 진행 사이의 결정을 요구한다. 교통의 신호는 때로 살아가는 일의 은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탁명주의 장편 『황색 점멸신호』는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자신을 헌신하는 방식으로 세상과의 교통을 차단하고 고립을 선택했던 한 여성이 세상의 악의에 맞서 스스로를 열고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러나 인물의 결단은 극적이고 요란하기보다는 내성과 고독의 시간을 맴도는 듯한 긴 망설임과 우회의 길 안에서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진행된다. (……) 소설은 폭설의 밤, 도로변 불타오르는 가건물의 이야기에서 시작되거니와, 소설이 끝날 때쯤에는 불은 한 여성 인물의 내부에서 활활 타오르게 된다. 이 두 개의 불꽃 사이에서 탁명주의 장편 『황색 점멸신호』는 한국 사회의 방치된 환부를 가로지르며 잃어버린 삶을 향한 한 개인의 조용한 진격을 감동적으로 수행한다. _'발문'에서 정홍수 문학평론가
16.
  • 리스너  choice
  • 이승주 (지은이) | 현대문학 | 2021년 9월
  • 13,000원 → 11,700 (10%할인), 마일리지 650원 (5% 적립)
  • (5) | 세일즈포인트 : 188
이승주의 소설에서 ‘건축’은 인간사를 비추는 은유의 자리에 상징적으로 머물러 있기보다는, 그때그때의 구체적인 맥락을 타고 공간과 장소, 구조의 이야기로 묽게 풀어지면서 살아가는 일에 대한 환유가 된다. 그런 만큼 ‘건축’이 맥락화하는 의미는 인물들의 개별 정황 안에서 제한적이고 잠정적으로 조언과 참조의 자리를 생성하는데, 이는 이승주의 소설을 다시 한 번 좋은 의미의 모호함의 세계로 열어놓는 몫을 하는 것 같다. ― 정홍수(문학평론가)
17.
진수까지 마친 배가 조선소 부두에서 쓰러진다. 전체 길이 200미터, 높이 34미터에 폭 32미터의 거대한 선체다. 이것은 어쨌든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이 ‘누운 배’라는 ‘사실’이 될 수 있을까. 조선소 안팎에서 작동하는 다기한 이해의 얽힘, 언제든 보이는 것만 보게 우리를 주저앉히는 상투와 허위의 장막은 ‘누운 배’의 사실을 흐리고 지운다. 《누운 배》의 작가가 한 일은 누구나 쉽게 주저앉는 그 자리를 거슬러 ‘누운 배’를 ‘누운 배’로 성립시키는 사실의 언어가 작동하는 길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낱낱의 사물과 사태를 포함하는 시간의 누적적 수집과 보고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이다. 나는 《누운 배》가 도달하려고 애쓴 이 사실의 자리에서 인간 진실에 대한 끈질긴 열정과 상상을 읽었고 감동했다.
18.
윤흥길 소설은 아마도 근현대 한국문학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어휘와 문장이 구사된 한국어의 보고(寶庫)라는 점만으로도 바래지 않는 성가를 지닐 테다. 지방어의 생생한 입말에서부터 심리적 현실이나 세상의 이치를 포착하는 지성의 언어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풍성하고 정확하다. 풍자와 위트, 알레고리와 상징을 넘나드는 작가의 적실한 레토릭은 그 언어들을 소설이라는 또다른 공간으로 옮기면서 현실을 비추는 또다른 세계를 직조한다. (…) 그의 소설이 시대 현실에 대한 직접적 재현을 넘어 징후적 보고報告, 예언적 언어의 힘으로 울리고 있다는 사실은 특별히 기억해둘 만한 일이다. 어느 모로 보나 윤흥길 소설은 전쟁과 분단, 산업화, 정치적 억압의 시대를 통과해온 한국인의 행동과 심성에 대한 대체할 수 없는 탐사의 장이다.
19.
이 소설은 아슬아슬하고 위태롭다. 행간에 가시가 일어서 있다. 불안하고 불온하다. 놓아버리면 쉽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읽는 이도 금방 알게 된다. 이야기를 끝내야 할 사람은 ‘너’다. 맞다. 이 소설은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 그때 시작된다. ‘너’라는 불편한 호명과 함께. 그 개시와 호명의 힘이 강렬한데, 분노 못지않게 지적인 통제가 섬세하게 작동한 결과이리라.
20.
  • 언맨드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채기성 (지은이) | 나무옆의자 | 2021년 5월
  • 14,000원 → 12,600 (10%할인), 마일리지 700원 (5% 적립)
  • (11) | 세일즈포인트 : 273
소설은 이야기이면서 사유의 모험이기도 하다. 『언맨드』에서 이야기와 사유는 잘 설계된 구도를 따라 정교하게 맞물리면서 부드럽게 나아가고 상승한다. 본격 궤도에 오른 인공지능의 세상에서 욕망과 기억이라는 오래된 테마는 인간에 대한 질문과 재정의의 흥미롭고 신선한 소설적 질료가 된다. 여러 지점에서 시작된 다층적 이야기의 선들을 모아내면서도 밀도와 공감의 힘을 잃지 않은 작가의 능력에 신뢰를 보낸다.
2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29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세련된 감수성으로 욕망의 판타지를 해부하던 정이현의 소설적 행로에 돌연 기원의 지점으로 현상한 단편 「삼풍백화점」은 그 외로움과 상실의 풍경이 주는 가슴 시린 감동과는 별개로 왜 그렇게 날 부끄럽게 만들었을까. 정이현은 신작 장편 『안녕, 내 모든 것』에서 다시 한번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며 지존파가 활개치던 90년대 중반의 시간으로 돌아가 ‘강남’이라는 신화적 지명 아래에서 역설적으로 고향을 잃고 실존의 고유명을 잃어야 했던 한 세대의 성장담을 써나간다. 1996년 5월의 어느날 봉인되고 멈추어버린 이 쓰라린 성장의 이야기는 어쩌면 풍문과 편견으로 도색된 거짓 호명의 자리를 거절하고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야 했던 한 세대의 소중한 증언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 그들 역시 “곧 어디엔가 도착할 것이다. 계속, 살아갈 것이다.”
22.
  • 소풍 - 채영신 소설집 
  • 채영신 (지은이) | | 2020년 11월
  • 14,000원 → 12,600 (10%할인), 마일리지 700원 (5% 적립)
  • (1) | 세일즈포인트 : 2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나는 이야기다」라는 수록작의 제목이 알려주는 대로 채영신의 소설은 강렬한 이야기 지향성을 품고 있다. ‘4인용 식탁’ ‘식물인간’ ‘맘스터’ ‘가족 소풍’ 등 하나같이 예각적인 모티브를 가지고 잠재된 이야기의 지평을 끌어내는 솜씨가 미덥기 그지없다. 가혹할 정도의 극단적 삽화나 상상력은 이야기의 배면에 놓인 고독과 단절의 심연을 아프게 환기한다. 그러나 채영신의 소설에서 정작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 이야기의 상상력을 가능케 하는 정확한 언어의 채집과 치밀한 언어의 배치다. 언어의 밀도가 소설의 예감과 부피를 점층적으로 키워가는 정교한 공정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채영신의 소설은 주목에 값한다. 그때 우리는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이야기의 틈새에서 생의 쓰디쓴 비애를 다독여온 ‘말의 미소’를 엿보게도 된다.
2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대화의 마당에서 오가는 말들은 일상의 안부로부터 ‘선생이 제자에게서, 의사가 환자에게서 배우는 역전의 순간’과 같은 작은 깨우침, 또는 ‘생이불유(生而不有)’와 같은 노자의 말에 대한 풀이, 사람·풀·벌레 등 모든 생명체의 동등성, 밥 한 그릇에 담긴 우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에 걸쳐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 말들이 가리키고 의미하는 것은 말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공경과 모심의 마음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만큼 중요한 것은 아닐 테다. 원재길이 ‘장 선생’의 삶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마음은 정확히 이 어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풀어낼 때 그이의 ‘춤을 추는 듯한 손짓’에 담긴 기쁨과 천진함을 바라보려 한다.
24.
세계의 실패 뒤, 너무 늦게 도착한 어떤 세대의 고독과 우울을, 그리고 그들만의 친밀과 사랑을 박솔뫼의 소설은 우리에게 조용히 들려준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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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붙은 남포를 입에 문 채 “꼭 내일이 아니라도 좋다”고 “텅 비어버린 듯한 마음”으로 다짐하던 「객지」의 부랑 건설노동자 동혁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전태일이 점화한 1970년대 노동운동과 민주화 투쟁의 전혀 새로운 국면에서 마치 호응하듯 황석영이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돼지꿈」 등 일련의 작품으로 그려내고 열어젖힌 민중 현실의 생생한 모습과 포괄적 인간 진실의 힘은 문학의 울타리를 넘어 저항과 변혁의 은밀한 심지가 되어 타올랐다. 한국문학사 전체를 돌아보아도 바로 이 순간만큼 문학과 세상이 서로를 가깝고 간절하게 부르고 껴안으면서 역사의 설레는 방향성을 이룬 때는 없었으리라. 떠도는 땅으로서의 ‘객지’는 그렇게 추위와 서러움을 이기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비추는 창공의 성좌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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