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한 권
여름이 오고 다시 같은 기억으로 괴로워하다가 여름으로 버려질 테고 거의 정지 화면처럼 한없이 느리게 여름을 걸어가는 사람이 되겠지 여름의 모양을 따라 또 함께 걷고 싶었던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겠지 나는 여름을 다 살지도 못한 채 여름의 폐허만을 사랑한 채
이 달의 시집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한데>을 읽고 자유롭게 댓글을 남겨 주세요. 추첨을 통해 30분께 전자책 전용 적립금 1천원을 드립니다.
어떤 물은 사람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녹아 물이 되듯이
그러면 나는 그 사람을 오래 간직해야지 하는 생각
나는 너의 왼팔을 가져다 엉터리 한의사처럼 진맥을 짚는다. 나는 이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 같아. 이 소리는 후시녹음도 할 수 없거든. 그러니까 계속 걷자. 당근의 비밀을 함께 듣자. 펼쳐진 것과 펼쳐질 것들 사이에서, 물잔을 건네는 마음으로.
이번엔 시가 나를 ‘새하게’ 했다.
그런 다음 나를 날지 못하게 하고, 날개를 꺾었다.
그러므로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이 시 좋네요. 자작시예요?”
나는 짐짓 모른 척하고 말을 붙였다.
“아니요. 누가 이런 좋은 시가 있다고 보내줬어요. 나한테 딱 어울리는 시라고 하면서요. 그래서 이렇게 붙여놓고 매일 읽어봅니다. 나도 구두를 닦을 때마다 별을 닦는다고 생각하면 은근히 마음이 좋아져요.”
나는 그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져 자칫 내가 쓴 시라고 말할 뻔했다.
선생님도 모르겠죠
표정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창작수업」中
그대의 한 걸음은 새로운 인간들의 소집이고 이들의 전진이다. 그대가 고개를 돌리면, 새로운 사랑! 그대가 고개를 다시 돌리면, ─ 새로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