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쓰고 있는 경제라는 말이 가리키는 바가 정확하게 무엇일까? 실제 이런 질문을 주위의 식자들에게 던져보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의외로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제’라고 하면 주로 수요공급 곡선 그래프, 수치, 통계 같은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중략)- 공연히 경제원론 강의실에서 “경제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해봐야 교수들은 짜증 섞인 태도로 무시하기 일쑤다. 좀 훌륭한 인격을 갖춘 교수일 경우에는 “참 중요하고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열심히 경제학을 공부하세요. 그러면 언젠가 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라고 타이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답에는 이미 ‘경제’라는 말의 뜻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있으므로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