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도 실수에서 배우기는 쉽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다. 너무 자주하는 바람에 실수가 실수인지도 모르고 넘어가는 일도 잦다. 당연히 실수를 바로잡기란 쉽지 않고, 어쩌면 그런 기회는 창피가 아니라 행운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행운을 잡으려면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와 잘못을 바로잡을 지혜가 필요하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생전에 천재로 불리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살아간 아인슈타인이라면, 자신의 실수를 넘어 인류의 세계관을 뒤바꾸는 데 성공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가 실수를 했다면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 E=mc²의 일생을 다룬 같은 제목의 책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저널리스트로 올라선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아인슈타인의 결정적 실수를 두 가지로 꼽는다. 첫 번째 실수는 새롭게 밝혀진 천문학의 증거를 바탕으로 일반상대성 이론을 수정했다가 이후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자 원래의 공식을 되살린 일이고, 두 번째 실수는 이를 계기로 이후 벌어진 새로운 발견과 연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일이다.
아인슈타인의 두 번째 실수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틀렸을 때 자신만이 옳았던 경험을 했던 이가, 이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자신만이 옳으니 세상 모든 사람들은 틀렸다는 태도를 고집한다면, 누구도 어느 쪽이 옳은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게 분명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인류 최고의 천재도 아닌 내가, 혹시 실수가 아닐까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옳은 태도일까. 실수마저도 교훈으로 남겨준 아인슈타인의 삶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 과학 MD 박태근 (201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