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문장은 자연스럽게 써지지 않는다"
일필휘지. 영감을 받아 폭포처럼 흘러나오는 글. 이 책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글에 관한 편견과 환상을 깨부수는 데 많은 에너지를 할애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 떠오르면 쏟아지는 빗물을 받아내듯이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명료한 문장 없이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생각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선 명료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문장은 결코 말하듯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 짧게 끊어 쓰고, 적확한 단어를 찾아보고, 골라 쓰고, 퇴고, 퇴고,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고도의 노력과 세밀한 작업을 통해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이다. 글쓰기가 곧 고통이라는 사실을 기본값으로 여기라고 말하는 이 책은 그 자체가 리듬감 있는 단문들로 명쾌하게 쓰였다. 문장 자체가 목적이라는 저자의 말을 책의 형식이 든든히 뒷받침한다.
- 인문 MD 김경영 (202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