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마음> 이후 10년, 오랜 기다림 끝에 문태준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을 만난다. 시인은 전작에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시인의 언어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이번 산문집에는 10년이란 세월 동안 더욱 깊어진 마음으로 그러모은 삶의 조각들을 풍성하게 담았다.
만났던 사람과 불쑥 일어난 일, 서랍에서 꺼낸 옛 시간, 매일 시집에서 읽은 한 편의 시, 국경 너머로의 여행, 어머니의 어머니, 여름날의 매미와 바람과 나무... 시인은 계절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천천히 보내온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린 이 대상들을 모나지 않은 둥근 마음과 가만한 시선이 오롯이 담긴 문장으로 정성스럽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