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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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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주제에 관한 아주 짧은 책”
“이 책은 간결한 철학 입문서다.” 제목도 ‘철학’이고 머리말을 대신하는 1장도 ‘철학’이다. 시작은 가볍다. 우리 모두 이미 어느 정도 철학자이며, 철학이란 인류가 자연스레 고민하는 세 가지 물음 그리고 물음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해 다른 이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배우는 것이라 정의한다.
세 가지 물음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이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다. 저자는 고전 문헌에서 적절한 사례를 뽑아 물음의 의미와 그간 인류가 쌓아온 답변을 설명하는 동시에,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철학의 사유방식을 전한다. 이어서 생각의 방법과 태도, 즉 철학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용할 수 있을 몇몇 도구를 건네는데, 저자가 소개하는 고전 목록은 앞서 말한 사유방식과 도구가 잘 결합된 사례다.
철학을 읽고 쓰는 데에는 큰 힘이 들지만, 생각에 폭과 깊이를 더하는 데에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 게다가 이 책은 그 방법을 간결하게 정리하며 오랜 기간 검증받은 모법 답안을 함께 전한다. 간결하다고 해서 지름길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본래 간결한 방법은 정도를 걷기 마련이다. 물론 이 책은 분량이 짧으니, 정도와 지름길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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