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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쓰는 글들 밀크맨 쓰레기통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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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이 남긴 생의 마지막 노트"
가기 전에 쓰는 글들
허수경 지음 /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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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한 故 허수경 시인의 유고집 <가기 전에 쓰는 글들>. 시인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7년 동안 기록한 시작 메모를 시기별로 담고,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시의 모음, 시인이 제 시에 부친 작품론과 시론으로 마지막 일부를 채웠다.

시인은 '간절한 한 사람의 시간을 붙들고 있는 것, 그 시간을 공감하는 것이 시를 쓰는 마음'이라 했고, '간절한 어느 순간이 가지는 사랑을 향한 강렬한 힘을 시를 쓰는 시간'이라 했다. 또한, '시를 쓰는 순간 그 자체가 가진 힘이 시인을 시인으로 살아가게 할 것'이라 했다. 작은 귤에서 살아오면서 맡았던 모든 향기를 떠올리며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다시 시를 써 내려갔던 허수경 시인. 생의 마지막까지도 간절한 마음으로 시를 놓지 않았던 시인의 모습이 스며든 문장 한 줄 한 줄이 마음을 울린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환한 배나무 나는 그 배나무 앞에 서 있었다. 환한 봄빛이 배나무 꽃 사이를 지나갈 때 나 역시 빛을 환히 받고 서 있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귤을 쪼갰다. 귤 향! 세계의 모든 향기를 이 작은 몸 안에 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살아오면서 맡았던 모든 향기가 밀려왔다. 아름다운, 따뜻한, 비린, 차가운, 쓴, 찬, 그리고, 그리고, 그 모든 향기. 아,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기 전에 나는 써야 하는 시들이 몇 편 있었던 것이다. 노트 한 권을 꺼내들고 나는 쓰기 시작했다. 몇 편의 시가 나에게 남아 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가기 전에 쓸 시가 있다면 쓸 수 있을 것이다. 내일, 내일 가더라도. 그리고 가야겠다. 나에게 그 많은 것을 준 세계로. 그리고, 그리고, 당신들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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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맨부커상 수상작!"
밀크맨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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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달리기를 좋아하는 '나'의 일상은 '그'의 등장으로 서서히 깨어진다. 길을 걷는 나를 쫓아와 아버지를 안다며 말을 거는 한 남자. 우유를 배달하지 않지만 '밀크맨(우유배달부)'이라 불리는 그는 마을에서 독립투쟁의 주역으로 명망이 높다. 처음 봤으면서 친절한 태도로 집까지 태워주겠다는 그의 행동이 이상하고 불쾌하지만, 그가 유명한 어른이고 무례하지 않다는 사실에 머뭇거리는 '나'. 겨우겨우 이유를 만들어 거절했는데도, 이후 그는 학교와 공원을 비롯한 일상 반경에 계속 나타나 수작을 부린다. 두려움은 커져가지만 동네 사람들은 오히려 내가 그를 유혹했으며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수군거린다. 소리 없는 폭력에 '나'는 점점 고립되고, 자책과 무기력 속으로 침잠하는데…

한림원의 성 추문으로 노벨문학상 시상이 취소됐던 2018년, 애나 번스의 <밀크맨>이 '소문과 정치적 충성이 개인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는 심사평과 함께 맨부커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소설 속 '나'는 친절과 애정으로 포장하고 다가오는 무례에 대해 분명 불편하다는 감정이 들지만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지 못하고,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저 상황을 봐서 얼른 예의바르게 자리를 뜨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배경인 1970년대 북아일랜드는 남자가 요리를 좋아하거나 축구를 즐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던 시대, '자신의 특이한 습성이 사회적 규준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보다는 최대한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이 최선'이었던 시대, 어디서 무슨 행동을 하든 '동지냐 적이냐'는 이분법적 정치 진술로 비화되던 시대였다. 40년 전의 일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지금, 여기의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아무개 아들 아무개가 내 가슴을 총으로 찌르고 고양이 같은 년이라고 하면서 나를 쏘려고 한 날이 밀크맨이 죽은날이었다.

추천의 글
소설의 배경인 1970년대 북아일랜드와 당시의 우리 사회가 많은 부분에서 포개진다. 정치적 논의만이 무성해 일상의 소소함을 추구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페미니즘, 소수자 보호, 성적 정체성 같은 말들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도 못했다. ‘어떤 편에도 속하지 않는 법’을 모르므로 점점 무감각해져가는 주인공과 겹쳐 보이는 인물도 떠오른다. 소설을 읽으며 아득해지는 것은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은 아닐 것이다. 시대가 반복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이곳의 독자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작품이다.
-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전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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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해고하고 삶의 불을 지펴라!"
파이어족이 온다
스콧 리킨스 지음, 박은지 옮김 / 지식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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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직장인의 숙명이다. 그러니 정년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다. 그만둘 수만 있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은 게 직장 아니던가. 그렇지만 오늘도 우리는 로또 1등에 당첨되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며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그렇다, 조기 은퇴는 꿈같은 일이다. 먹고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이것만큼 어려운 문제가 또 없다. 정년 이후의 20년도 벅찬데 지금 떠난다면 한 40년 정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조기 은퇴에 성공한 사람들을 일컫는 '파이어족'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로만 들린다. 그래서 저자가 발 벗고 나섰다. 그는 이 책에서 가족들과 함께 파이어족으로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몸소 보여준다.

파이어족을 짠내 나는 절약과 저축 그리고 일정 수준의 투자, 즉 재테크의 관점으로 이해했다면 절반만 맞은 것이다. 남은 절반은 의식과 규범의 문제다. 재무적 이슈를 해결했다고 반드시 은퇴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파이어족에게는 조기 은퇴를 통해 나만의 삶을 살겠다는 굳은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 이때 경제적 자유는 그 실현을 돕는 도구가 된다. 자, 이제부터는 반대로 생각해 보자.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면 회사를 뛰쳐나오겠다가 아니라,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야 말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마음의 불을 지폈다면 이제 저자와 저자가 만난 파이어족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그 지침들을 따르는 일만이 남았다. 모쪼록 건투를 빈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2017년 2월, 평소보다 특별했던 어느 월요일 아침 샌디에이고 고속도로에서 운전하고 있는 나를 봤다면 아마 다시 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경제적 자유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 이후 생긴 변화 중 예전에는 무턱대고 동의했을 행동이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의문을 갖게 된 것은 전형적인 좋은 결과였다. ...처음 여정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단지 돈을 좀 더 계획적으로 쓰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이를 계속 넘어서고 있었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의식적으로 시간을 쓰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대화했다. 이것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변화였다. 우리는 우리가 되고 싶었던 사람으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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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 드려요!”
쓰레기통 요정
안녕달 지음 /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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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뒷골목 쓰레기통에서 쓰레기통 요정이 태어났다. 머리에는 커다란 장난감 보석 반지를 쓰고, 몸통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이다. 파리가 윙윙 날아다니는 군내 나는 잡동사니 속에서 쓰레기통 요정은 사람들을 향해 씩씩하고 명랑하게 외친다. "소원을 들어 드려요!"

<쓰레기통 요정>은 안녕달 작가가 실제 버려진 종이들을 오리고 붙이고 그려 만든 첫 콜라주 그림책이다. 영수증, 서류 봉투, 과자 상자, 공책, 약봉지, 두루마리 휴지가 모여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손때 묻은 낡은 인형이 아이의 웃음을 찾아주고, 장난감 보석 반지가 할아버지의 소중한 선물이 된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것들로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행복을 그려내었다.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 쓰레기통 요정은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 쓰레기통 요정을 만나면 놀라지 말고 침착하게 소원을 빌어 주세요 -
- 쓰레기통 요정을 좋아해 주지 않으면 우아아앙 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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