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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 니클의 소년들 당신은 첫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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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수도자의 온유한 말들"
이해인의 말
이해인 지음, 안희경 인터뷰어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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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 생활 반경과 함께 급격히 좁아진 것은 생각의 반경이다. 다른 공간, 경험, 희망이 한순간 닫혀 버리고, 환기되지 못하는 마음이 불안하게 갇혀있다. 새로운 생각을 들이기 어려운 지금, 이해인 수녀의 말들이 구호물품처럼 도착했다.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이해인 수녀와 여러 날 화상으로 함께하며 인터뷰한 이 책의 내용은 좁아진 마음에 여러 창들을 낸다. 매 회차마다 따뜻한 인사말로 시작한 대화는 공동체 생활, 아픔에 대한 생각, 고독의 의미 등 인간사의 본질에 대한 문답으로 이어진다. 이해인 수녀가 50년간의 수도 생활로 거르고 걸러 "담백한 물빛의 평화"가 깃든 마음이, 경직되어 있던 우리의 마음을 찰랑 적신다. 그 자리에 새로운 생각들이 피어난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완벽한 사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사랑하려는 노력 속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나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하기는 어렵잖아요. (중략) 사랑 공부가 필요합니다. 사랑의 기술, 우정의 기술은 인내하고 배려하고 겸손함으로써 닦아지는 기술인 것 같아요. 전문가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합니까? 그처럼 우리가 가톨릭 수도원에서 잘 쓰는 말로 “존재는 죽을 때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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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퓰리처상 수상작"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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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남아 있던 '니클 아카데미'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의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부터였다. 옛 학교 터를 개발해 상업시설을 지으려던 정부의 계획은 중단되고 즉시 고고학자들이 동원된 조사가 시작된다. "이런 곳에 학교라는 이름을 붙이다니"라는 탄식. 땅 속 깊은 곳에 묻혀 있던 어둠이 햇빛 아래 낱낱이 드러난다. 수십 구의 시신, 금이 가고 구멍이 뚫린 두개골, 총알이 박힌 뼈. '학교', '감화원'라는 이름 아래 그 끔찍히도 어두운 본질을 감추고 있던 곳, '니클'. 모든 언론이 이 사건을 주목하면서 니클 출신의 피해자들이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한다. 그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 "나를 이렇게 만든 곳이 여기에요"라고 소리치면서.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을 매일 되새기는 소년이 있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흑인 아이는 입장할 수 없는 놀이동산이 있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아니 매일, 매순간 온 힘을 다해 싸워도 지켜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노동과 근면이라는 미덕에 매진해 생각하는 방법을 잊은 이들도, "오랫동안 억압당한 끝에 그냥 현실에 안주하며 멍해져서 그 현실을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침대로 여기고 잠드는 법을 터득한"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엘우드는 세상이 평생 그의 귀에 속삭여온 '세상의 규칙'을 거부하고, 오직 마음 속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로 한다. 대학 수업을 들으러 가던 날, 터무니없는 누명을 쓰고 니클에 들어가야만 했을 때에도. 결국 니클의 감방에 갇히게 되었을 때에도.

소설은 111년 동안 수천 명의 삶을 파괴한 플로리다 주 소년원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미스터리를 방불케 하는 강한 흡인력에 이끌려 독자는 순식간에 그 어두운 시절의 한가운데로 향하게 된다.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은 어둠이 아닌 빛뿐'이라는 강한 신념을 믿고 실천한 사람들, 끝내 세상이 망쳐놓은 자신의 일부를 재건하는 사람들. 엘우드가 매순간 킹 목사의 말을 떠올리며 연대감과 용기를 얻어 행동할 수 있었듯이, <니클의 소년들>을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작품이 그런 굳건한 존재가 될 것이라 믿는다. 뜨겁고도 아름다운 소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그 녀석들은 죽어서도 골칫덩이였다.

이 책의 한 문장
그 학교가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어놓았다. 학교를 나와도 벗어날 수 없었다. 거기서 사람을 온갖 방법으로 구부려놓기 때문에 똑바로 인생을 살아갈 수 없게 돼. 거길 나올 때 쯤이면 사람이 아주 뒤틀려버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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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수업> 윤홍균 4년 만의 신작"
사랑 수업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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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뒤에 사랑이 있더라. 이 책은 윤홍균 교수의 이 깨달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자존감을 올리는 데도 내리는 데도, 그 토대엔 사랑의 작용이 있다. 사랑은 사람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고, 우리 각자가 한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근원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랑과 애착의 유형을 구분하고 각 유형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등 우리가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주의 깊은 분석을 내놓는다. 자신을 돌아보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으로도 유효하다. 영영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얼굴들에 대해서도, 어쩌면 이해하려는 노력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윤홍균 교수는 "인간관계에서 사랑을 녹여낼 수 있는 힘"을 '사랑력'이라 부르며 사랑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말한다. 4년 전 <자존감 수업> 이후 자존감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이 책으로 인해 우리가 '사랑력'을 키우는 데에 몰두하게 된다면 멋진 일이겠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첫 문장
'마음이 힘들다'는 하소연에는 대개 사랑 문제가 연관돼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사랑을 배우지 못했다. 사랑을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사랑하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그걸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취업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는 10년 넘게 공부하면서 정작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사랑하는 법’은 어디서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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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이 들면 흰색을 기억해요"
당신은 첫눈입니까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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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그런 것이에요> 이후 6년, 이규리가 이 계절의 초입, 올해의 마무리에 어울리는 시집을 선보인다. "눈을 보는 기분으로 살아간다면, 눈을 만질 때의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눈이 사라질 때의 고요함으로 죽을 수 있다면." (산문집 <시의 인기척>)이라고 말했던 시인이 그 부질없는, 희고 아름다운 것을 향한 마음을 담았다.

우유니 사막, 첫눈, 희부연 구름, 흰빛, 흰 안개. 그 흰 이미지들을 따라가면 안됨을 알면서도 ("그러나 흰색 따라가진 마세요 그거 눈멀어 얻은 거니까요" <유전> 中) '쓸쓸하고 매운 선택'을 하고 마는 천성. "좋아요 / 흰색에 있겠어요 / 잊혀지겠어요 / 가여운 삶의 누추를 내가 갚겠어요." (같은 시) 결정한 이후의 삶은 시시하더라도 거슬림이 없다. 시는 시시함과 근사함을, 안과 밖을, 당신과 나를 대비하며 삶에 대한 입장을 취한다. "대신 무심한 편을 택하기로" (<안녕 편의점> 中) 하는 사람. "우리, 단단함에 대해 적을 것이 아니라 / 하염없이 무너지도록" (<정말 부드럽다는 건> 中) 힘쓰지 않는 사람. "나 힘없는 것만 건드렸네 슬픈 척했네" (<이 불쌍한 눈> 中) 인식하는 사람. 도무지 알 수 없고 부질없는 한 해를 보내며,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집으로 읽기 좋은 시집. 선선한 태도로 이규리가 묻는다. "당신은 첫눈입니까"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누구인가 스쳐지날 때 닿는 희미한 눈빛, 더듬어보지만 멈칫하는 사이 이내 사라지는 마음이란 것도 부질없는 것 우린 부질없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친 일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낱낱이 드러나는 민낯을 어쩌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날 듯 말 듯 생각나지 않아 지날 수 있었다 아니라면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더욱 부질없어질 뻔하였다 흩날리는 부질없음을 두고 누구는 첫눈이라 하고 누구는 첫눈 아니라며 다시 더듬어보는 허공, 당신은 첫눈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