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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왕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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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정보라의 여성 X 판타지"
여자들의 왕
정보라 지음 / 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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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정보라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의 소설은 첫 출간 당시였던 2017년보다 2022년에 10배 이상 많은 독자를 만났다. 참혹하고 쓸쓸하고 강인한, 어떤 복수의 뒷면을 그린 저자가 여성 판타지를 엮어 새 책을 낸다.

이 단편집의 첫 세 이야기는 공주, 기사, 용 연작으로 읽을 수 있다. 이웃 나라로 '시집 가는' 공주와 그와 사랑에 빠진 기사와 공주를 사랑하게 된 어수룩한 왕자와 간악한 '시어머니'인 왕비와 그들을 지켜보는 용. 이 전형적인 서사를 정보라는 이런 식으로 쓴다. 유모가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더럽고 치사하니 하루빨리 스스로 글 읽는 법을 터득하여 (...) 직접 찾아 읽'(17쪽)으며 '기사가 칼을 겨누었을 때도 (...) 아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39쪽) 울지 않는 공주의 이야기로. 간악한 왕비에게도, 좀비가 되어 칼을 쫓는 기사들에게도, 눈을 가늘게 뜨는 용에게도 다 그 나름의 사정이 있다. 이야기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가려진 사람들이 보인다. 궁중 암투극과 흡혈기담 같은 익숙한 이야기를 틀어 정보라처럼 세계의 건너편을 본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여자들의 모습을 보면, 무엇보다 즐거워하며 이 세계를 창조했을 소설가의 신명이 상상이 된다. 작가의 말을 빌려와 마지막 문장으로 적는다. "독자 여러분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으면 좋겠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여기 어떤 높은 탑 속에 한 공주가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왕이 되고 싶지 않았다. 여자들의 두 번째 왕이 되고 싶은 생각은 더더구나 없었다. 나는 그저 살고 싶었다. 경멸이나 조롱이나 탐욕의 눈빛을 앞에 대하지 않고 그저 무심한 사람들 속에서 무심한 한 명의 사람으로 무심하고 조용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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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코로나 위기 다음은 식량 전쟁이다""
식량위기 대한민국
남재작 지음 / 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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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라는 키워드에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붙는 단어들은 이런 것이다. '녹는 빙하', '2050년의 거주불능 지구', '폭우와 산불'... 모두 사실이지만 추상적인 위기감을 자극할 뿐 일상에 구체적으로 달라붙지는 않는 말들. 그래서 현 상황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자꾸 먼 일로 여기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이자 코이카 농업 ODA 전문가인 남재작 박사의 이 문장은 늘어져있던 공기를 팽팽히 당긴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 문명이 위기에 처한다면 그것은 식량 위기에서 비롯될 것이다."

기온이 1.5도 상승할 때, 우리의 먹거리는 얼마나 사라질까. 음식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 전문가들은 곧 전 세계가 곡물을 두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세계 각국은 식량난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한국은 과연 준비가 되어 있을까? 남재작 박사는 이 책에서 우리가 기후 위기를 어떻게 초래했는지, 그리고 이에 따른 식량난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히며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뜨거워지는 지구 속 우리 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게 하는 책, 조천호 박사와 장대익 교수가 추천했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역사가 일어나는 순간에도 인간은 현재를 체험한다. 그 당시의 사람들도 역사적 사건을 중대하게 인식했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시대의 비극조차 사후에나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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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추천 "단연 최고의 작품!""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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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의 1975년을 추억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의 여파가 도시를 휘감아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었던 대혼돈의 시기. 열일곱의 '나'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불사신처럼 강했던 할아버지가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언제나 독일제 권총을 지니고 다니며 전쟁에서 활약했던 무용담을 늘어놓던 할아버지. "우리에게 대의 같은 건 없었단다. (...) 이쪽에서 밥을 먹여주니 이쪽 편이 되는 거지. 공산당도 국민당도 하는 짓은 같아. 다른 마을에 마구 쳐들어가 돈과 먹을거리를 빼앗았지. 그렇게 백성들을 먹어치우며 같은 일을 되풀이했어. 전쟁이란 그런거야."

대만으로 건너와 포목점을 운영하며 본토로 금의환향할 날만을 기다리던 할아버지에게 "제멋대로 살아온 반세기의 청구서"가 도착한 것일까. '나'는 죽음에 서린 깊은 원한을 감지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생을 걸고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중국과 대만, 본토 출신 외지인과 박해받는 토착인, 국민당과 공산당이라는 이분법으로 갈라진 세계. 눈먼 대의는 언제나 양자택일을 강제하며 일상을 잠식한다. 폭력과 활기가 공존하는 거리, 참배객으로 성황을 이루는 도깨비불 사원, 시대의 물결에 휩쓸리면서도 애써 두 발로 땅을 딛고 선 사람들. 격동의 시대가 한 편의 영화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2015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극찬을 받은 소설로, 심사위원 히가시노 게이고가 "내가 심사를 맡은 이래 단연 최고의 작품"이라 말하며, 미야베 미유키가 "모든 것이 빼어난 걸작"이라 상찬하며 추천했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그 흑요석 비석은 모서리가 깨져 있었고 여기저기 벗겨진 데다 글자를 새긴 부분도 꽤 풍화되었으나, 중요한 부분은 남아있어 간신히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에게 대의 같은 건 없었단다. (...) 이쪽과 싸워서 저쪽에 들어가거나 이쪽에서 밥을 먹여주니 이쪽 편이 되는 거지. 공산당도 국민당도 하는 짓은 같아. 다른 마을에 마구 쳐들어가 돈과 먹을거리를 빼앗았지. 그렇게 백성들을 먹어 치우며 같은 일을 되풀이했어. 전쟁이란 그런거야."

추천의 글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 힘찬 문장, 뼈대가 굵은 스토리텔링, ‘인생.청춘.가족의 해학과 비극’을 이해하고 이야기 전체에 유머를 감돌게 한, 모든 것이 빼어난 걸작이다.
- 미야베 미유키

중국어권의 신체 감각과 대만의 선명한 생활 풍경이 눈에 떠오르는 듯해 소설을 읽는 행복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 다카무라 가오루

나무랄 곳 없이 재미있었다. 대만의 외성인(外省人)과 본성인(本省人)의 억압과 해방을 주제로 한 어두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회고로 쓰여진 점, 그리고 풍성했던 세부적인 부분과 유머가 음산해지기 쉬운 이야기를 쓴웃음으로 바꾸었다.
- 기리노 나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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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수록 커지는 이상한 셈법의 비밀"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김효은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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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의 김효은 작가가 신작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이번 신간은 다섯 남매 중 둘째였던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야기의 첫 장면은 “우리는 다섯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나누는 것을 피곤해 하지만 노란 장화 한 켤레, 선풍기 바람, 하나뿐인 삼촌 등 나누기 어려워 보이는 것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최고의 위치를 선점하며 틈새를 공략하고 방법을 만들어 낸다. 자녀가 하나, 많아야 둘인 가정이 많은 요즘 시대엔 다른 누구와 나누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내 것'인 게 많아졌지만, 혼자가 아닌 여럿 중 하나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의 셈법'을 일깨워 준다.

전작 <아홉 살 마음 사전>을 통해 이미 어린이들의 속마음을 세심하고 재미있게 표현해냈던 작가는 이번에도 특유의 다정한 그림체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어 준다. - 유아 MD 김진해
이 책의 마지막 문장
오늘도 나누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양도 맛도 제각각인 이야기들을 책에 담아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다 못하겠지만 책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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