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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죽음 여름의 피부 반려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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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관한 가장 뜨거운 문제작"
자유죽음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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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사회적 금기이며 여러 종류의 죽음 중에서도 특히 자살은 어떤 식으로든 '합리적'이거나 '긍정적' 기운이 묻은 논의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시피 하다. 대부분의 인류 사회는 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비참하든 죽음보다 삶의 가치를 절대적 우위에 놓는다. 장 아메리는 이 인식에 반기를 든다. "살아야만 하기 때문에 살아야 하는 인생이라는 것은 없다." 약 50년 전 출간된 이 책이 여전히 논쟁적이고 아직도 유효한 이유다.

그는 자살자들이 '뛰어내리기 직전의 상황'을 생각한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만든 굴욕적 삶, 그 앞에서 자발적 죽음은 자유와 존엄을 찾는 길이라는 그의 주장은 급진적이라기보단 포용적이다. 죽음에 관한 한 당연하게 여겨져온 인식들에 의문들을 제기하며 죽음과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 책은 단지 자살 옹호로 오독되기엔 인간 존엄과 자유에 대한 본격적인 사유를 담고 있다. 절판 이후 수많은 독자들이 재출간을 바라왔다는 사실이 책이 담고 있는 가치를 증언한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내가 사는 게 오로지 죽기 위해서라면, 집을 짓는 게 완공 축제 때 허물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죽음을 피해 죽음으로 도망가고 싶을 뿐이야! 좀 더 생각을 정확하게 가다듬는다면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존재의 어처구니없는 부조리함으로부터 도망 나와, 없음이라는 어이없는 불가사의함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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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향한 인류의 과학과 상상력"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곽재식 지음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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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지구를 출발하며 달을 향한 긴 여정을 시작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 우리는 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세계에서 달 탐사가 시작된 지 50년이 지난 지금, 다누리호는 달에서 무엇을 새로 알아내려는 것일까. 새삼스레 솟아나는 질문들에 이 책이 전방위로 대답한다.

유럽에서 유독 보름달과 괴물이 연관되는 이유, 조선 시대에는 음양 이론에 따라 달이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으리라는 상상이 있었던 것, 냉전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서 아폴로11호 발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남산에 대형 스크린까지 설치했었다는 것, 풍화작용이 없는 달에 남아 있는 무수한 운석 충돌의 흔적들이 지구 탄생의 수수께끼를 품고 있다는 것. 달에 대한 과학과 역사, 설화와 소설을 종횡무진하는 이 책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다누리호 발사를 축하하는 잔치 식순에서 달 이야기 한마당 코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축제의 자리를 독자 여러분이 함께 빛내주시기를 바란다. - 과학 MD 권벼리
추천의 글
이 책은 너무 늦게 나왔다. '신라의 달밤'과 <춘향전>의 광한루와 율곡 이이와 서울 마포 이야기가 달 탐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이 개발되는 동안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며 현장에서의 생동감을 함께할 수 있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다누리와 발맞추어 달로 가는 여정을 함께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 심채경(<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작가)

우리나라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달을 보고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다누리가 전할 이야기를 들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나를 쫓아낸 아버지나 내게 달 이야기를 해준 할머니 그리고 우주인과 천체과학자들은 같은 달을 서로 다르게 봤다. 이 모든 것을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곽재식 작가가 한 권에 담았다. 안 읽으면 손해다.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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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고독처럼 푸른 그림들에게"
여름의 피부
이현아 지음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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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운드> 등의 매체에서 에디터로 활동한 이현아의 그림 이야기. 깊게 들여다보는 저자는 푸른 그림에서 네 가지 이야기 줄기를 찾아냈다. 새파랗게 어렸던 '유년', 모든 것이 푸르던 계절 '여름', 마음이 퍼렇게 멍드는 '우울', 비밀을 향해 침잠하는 '고독'. 이 줄기에서 뻗어나간 내밀한 이야기들. 호아킨 소로야의 발렌시아의 바다와 에드워드 호퍼의 묵묵히 멈춘 하늘을 엮어 작가는 푸른 그림을 사랑해온 우리의 기억에 낱말을 더한다.

제임스 설터의 책에 운치를 더하는 던컨 한나의 그림과 줌파 라히리의 작품과 익숙한 에이미 베넷의 그림처럼, 이 푸른 책을 피부로 느낀 이에겐 표지화인 피에르 본콤팽의 푸른 그림이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여름에는 새로운 단어를 껴안을 수 있는 몸을 갖게 된다."(76쪽)고 말하며 '세상을 살갗으로 느낀'(77쪽) 만큼 적은 푸른 이야기는 "여름 오후의 잔열보다 그늘을"(87쪽) 읽기 좋아하는 바로 당신에게 알맞다. - 예술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보나르는 언제나 한 걸음 물러나 있다. 나는 그의 그림을 볼 때마다 푸른 기운을 감지한다. 그것은 자신 안으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자의 시선에서 비롯한다. 앞이 아니라 뒤로 발걸음을 디딜 때 생기는 약간의 공간과 그늘. 그 물러남의 태도가 발하는 색.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블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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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김혼비 추천, 자유롭고 흥미진진한 공구의 세계”
반려공구
모호연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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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불러서 집을 고치고, 새 물건을 사서 고장 난 물건을 치워버리는 방식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 ‘주어진 환경에 자신을 끼워 맞추고 문제를 잊어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과거에 그랬던 저자 모호연이 공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공구의 가짓수를 늘리게 되었고, 늘린 공구 수만큼 삶이 이전보다 재밌는 일들로 채워졌다고 말한다. 손에 익도록 아껴주며 써온 ‘반려공구’의 목록과 각각의 쓰임새, 공구 덕에 일상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실용적인 정보와 에세이를 적절히 섞어가며 들려준다.

저자의 말처럼, 강박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생경하고 두려운 모험이다.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먼저 떠오른다면 시작조차 망설여지고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공구를 사용할수록 안심이 되었고, 일상의 문제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되자 여러 면에서 자유로워졌음을 고백한다.

전동 드라이버를 산 후로 일단 시작해보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다음에 성공할 방법을 고민하고, 요모조모 쓰임이 많은 글루건을 보면서 자신도 글루건처럼 아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톱질의 경험으로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서 힘차게 밀고 당기며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줄자로 좋아하는 책의 키와 손톱의 너비, 거대한 플라타너스의 잎을 재는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거나, 빌라 건물의 입구 유리문 손잡이를 렌치로 고치고, 빌라를 나설 때마다 튼튼한 문 상태를 확인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귀여운 면모도 보인다. 이렇듯, 공구 예찬에 씩씩함과 다정함을 물씬 풍기면서 공구를 사용하기 전보다 단단해지고 흥미진진해진 삶의 이야기를 더해 들려주니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채로운 공구 사이사이, 유머와 긍정을 놓지 않으려는 작은 시도들과 함께 진중하게 일상을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시간이 무척 편안하고 즐겁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각종 반려공구들로 해체한 두려움이라 문 뒤로 이토록 자유롭고 흥미진진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어쩐지 조금 더 씩씩하고 반듯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_ 김혼비(작가)

공구의 종류와 쓰임새를 정확히 구분하게 된 것도 유익했지만, 더 좋은 건 ‘어떻게든 수선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의 아름다움을 되새기게 한다는 점이다. 내 힘으로 삶의 곳곳을 손보고 되살리는 일은 지구적인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이 책은 훌륭하다. _ 김하나(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