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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 수학의 위로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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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단편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레이먼드 카버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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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에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벨. 누군가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잘못 걸려온 전화에 부부는 잠이 달아나버리고, 잠이 깬 김에 담배에 불을 붙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눈다. 전화기가 울렸을 때 꾸고 있었던 꿈, 뉴스에서 본 끔찍한 사건에서 지금까지 서로에게 한 번도 한 적 없는 이야기로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 시곗바늘은 세시에서 일곱시로 흘러간다. 어느덧 현실의 햇빛 아래 출근할 시간. "작고 해로울 것 없는 꿈과 잠에 겨운 새벽의 이야기"가 이끈 하루는 여느 때와 같은 모습이면서도 어쩐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장소로 와버린 듯한 느낌이다.

삶에서 어떤 어긋남을 눈치채는 순간들과 그럼에도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지나치는 마음. 작가의 시선은 그 작지만 거대한 순간을 향한다. “그냥 이걸 견디며 살 거야.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을 이미 견디고 살았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면을. 표제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부터, 레이먼드 카버가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내게 그토록 큰 의미였던 작가에게 오마주를 바칠 기회를 얻었다."라고 언급한 안톤 체호프의 죽음에 대해 쓴 생애 마지막 단편 '심부름'까지. 국내 초역작과 절판되어 만날 수 없었던 카버의 단편소설 11편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 소설 MD 권벼리
추천의 글
추천의 글의심의 여지 없이 레이먼드 카버는 나의 가장 소중한 문학적 스승이었으며, 가장 위대한 문학적 동반자였다.
- 무라카미 하루키

내 생각에 카버는 진정한 낙관주의자였다. 그는 결국엔 엉망진창이 되어서 춤을 멈추게 될지라도, 다시 추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해 썼다. 파탄밖에 남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래서 두려움에 몸서리치게 되더라도 다시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 대해 썼다.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변화를 맞이해야 하고, 삶의 어떤 부분이 속절없이 허물어져가더라도, 춤을 춘 순간만은 잊지 않기를 바랐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결국에는 헛된 꿈이라고 판명되더라도 말이다.
- 손보미

카버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특징은 끝에서 이야기가 다시 시작한다는 데 있다. 언젠가 더이상 전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아직 삶이 남아 있다. 무언가를 무서워하며 살아나가야 하는 (아마도) 아주 긴 삶이. 폭발음은 그쳤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서 공명하는 소음의 잔향처럼.
- 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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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남보다 1%를 더 쌓아가는 사람의 기적"
‘한 번 더’의 힘
에드 마일렛 지음, 박병화 옮김 /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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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다. 트레이너들은 왜 한 세트에 열다섯 개 한다고 해놓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상태로 전신을 부들거리며 마지막 한 개를 들어 올리고 있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를 외치는가. 처음부터 하기로 정한 만큼만 하자고 불평해보지만, 트레이너는 단호하다. "회원님, 못하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그 순간 이후부터 하는 것만큼이 운동 되는 겁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한계치에서 한 번씩 더 기구를 들어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바벨이 가볍게 느껴지며 근력이 붙어가는 것을 실감하고, 자신감을 얻는다. 그리고 트레이너는 기뻐하며 바벨에 중량판을 추가해준다.

결혼 후 신혼집 전기요금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빈곤하게 살다가 십수 년 만에 세계 최고의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에드 마일렛의 성공 비결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다. "남들보다 딱 1퍼센트만 더한다고 생각하라. 모두가 멈추는 곳에서, 딱 한 걸음만 더 나가라." 남들보다 한 번 더 전화하고, 한 번 더 찾아가고, 한 번 더 설득하며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폭발적인 티핑포인트를 통과하며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알다시피, 이만하면 된 것 아닌가 싶은 지점에서 '한 번 더' 시도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일이든, 학업이든, 운동이든, 이 책이 우리가 성취를 얻고자 하는 영역에서 개인 트레이너처럼 "마지막으로 한 번 더!"를 외쳐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성공을 안겨주는 유일한 사고방식은 없다. 다만 비범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유일한 행동 방식은 있다. ‘한 번 더’ 불가능의 안쪽을 열정적으로 탐색함으로써 이를 가능성 있는 것으로 만들어 성취하는 방식이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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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 김겨울, 하재영 작가 추천"
수학의 위로
마이클 프레임 지음, 이한음 옮김 /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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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이클 프레임은 노년의 수학자다. 짐작건대 평생 수학의 체계를 발견해온 사람, 그 체계로 세상을 해석해온 사람, 그는 삶의 결정적인 감정마저 수학으로 이해해 보려 시도한다. 이를테면 '비탄' 같은 감정을.

프레임은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상실감을 다스리는 도구로 기하학을 이용한다. 수학과 멀찌감치 떨어진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다소 낯선 이야기지만, 삶의 여러 요소들을 그래프로 구성하고 사랑하는 이의 존재와 부재를 그 위에서 바라보는 그의 노력을 읽다 보니 시점의 전환을 말하는 그만의 방식임이 와닿는다. 그는 자신이 수학을 통해 위로받았지만 다른 이들은 또 다른 곳에서 비탄의 폭력을 잠재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 말한다.

닫혀버린 세계, 그리고 원치 않게 열린 새로운 세계, 영원히 달라진 곳에서 삶은 이어지고 우리는 고통을 다스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가 위무를 찾아낸 방법을, 시선의 전환을 따라가며 우리 각자의 안정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사랑하는 이를 돌이킬 수 없이 잃는 참담한 순간에, 나는 어떤 평행우주나 어떤 먼 미래에 비탄의 불길을 누그러뜨릴 방법을 찾은 또 다른 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좀 위안을 얻었다. 나는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지만, 물론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마 언젠가는 내가 그 사람이 될 것이다. 또는 당신은 또 다른 자신이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아주 유용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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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김혜진 장편소설"
경청
김혜진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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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김혜진의 신작 장편소설은 임해수라는 인물이 쓴 편지로 시작된다. 이성목 기자에게 그는 '살아 있는 척하기, 죽은 채로 살아가기, 살지만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8쪽)라며 자신의 처지를 호소한다. 내담자들에게 자신있게 조언을 하던 상담 전문가 임해수, 그는 노력으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의지와 노력으로 모든 걸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어오고 말해오던 사람이었다. (이런 유형의 사람에게 당신은 호감을 가질 수 있는가?) 한 연예인의 돌발적 행동에 대해 방송에서 한 날카로운 코멘트 이후 그는 더이상 이 세상에서 청취되지 않는다.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휴직과 퇴사를 통보 받았다. 아직도 임해수의 이름을 악명으로 매체를 떠돈다.

임해수는 자신의 사죄와 반성을 바라는 세상에 부치지 못할 편지를 반복해 적는다. 그런 임해수가 병든 길고양이 순무와 고양이를 돌보는 초등학생 황세이를 만나 다시 세상을 듣기 시작한다. 김혜진은 연민하는 대신 질문하며, 단단하게 짠 문장으로 임해수의 삶의 한 시기를 본다. 임해수는 말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일까? 세상의 모든 말 대신 부당한 책임을 지게 된 피해자일까? 김혜진의 문장은 임해수를 변명하지도, 동정하지도, 단죄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가 적어 내려가는 편지를 따라 적을 뿐이다. "하지만 진실이 그렇게 단순할 리 없다. 세이의 진실과 소리의 진실은 각자 다른 방향에서 날을 벼리고 있을 것이다." (233쪽)라고 해수가 깨닫는 순간, 그는 드디어 '경청'할 준비를 하고 자신을 둘러싼 소음을 마주할 용기를 얻게 된다. 자신이 실은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만, 이 소설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308쪽)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이성목 기자에게 안녕하세요.

이 책의 한 문장
그러니 이 순간은 이 순간일 뿐이다. 그녀가 과거에 겪은 어떤 일의 결과도, 원인도, 이유도 아니다. 시간은 곧게 나아가지 않는다. 삶의 모든 순간들이 인과의 직선을 따라가지 않는 것처럼. 그녀 자신이 단 하나의 얼굴로만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