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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바람으로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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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존재를 알아가는 기쁨"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지음,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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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감각하기란 어렵다. 아무래도 감각보다는 지식을 통해 이해하는 쪽이 빠르고 정확하다. 물론 그렇다 해도 역시 눈에 보이지 않으면 금세 잊거나 없는 듯 지내기 마련이고, 대체로 살아가는 데에 별 지장이 없으니 그런대로 지낼 만하다. 그런데 그간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존재를 모르고 지냈을까 싶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미생물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미생물 없이, 아니 미생물을 모르고 살아온 삶이 너무 황망하여,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왜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미생물을 그간 알려주지 않았느냐며 하소연하고 싶을 정도다.

이렇듯 새로운 세계를 너무나 흥미롭게 펼쳐낸 주인공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 에드 용이다. 인류가 미생물을 처음 알게 되어 두려움에 떨다가, 이내 흥미를 느끼며 미생물을 차츰 알아가고, 마침내 미생물이 인류와 너무 닮았음을, 미생물 없이는 지구의 생태든 인류의 생존이든 한순간도 가능하지 않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미생물만큼이나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생물만큼이나 세세하고 구체적인 이야기 속에 풀어낸다. 내가 살아가는 세계가 이토록 풍성했다니, 내 생명이 이토록 풍부하게 더불어 살고 있다니, 미생물이 너무 고맙고 나도 부쩍 훌륭해진 기분이다. - 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지구의 나이는 45억 4000만 살이다.

추천의 글
에드 용은 이 책에서 말 그대로 수백 편의 논문들을 종합해냈다. 그러나 그는 과학적 사실들로 당신을 압도하려 들지 않는다. 그는 그저 놀랍고 매혹적인 통찰을 계속해서 전해줄 뿐이다. 이 책은 최고 수준의 과학 저널리즘이다.(빌 게이츠)

생생한 이야기와 우아한 설명으로, 에드 용은 우리 주변의 생명체들이 복잡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칼 짐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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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슬픔을 증언하기 위해 인간의 말을 배운 "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신철규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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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첫 시집을 엮은 젊은 시인이 있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을 잠깐 뒤돌아보게 하는 것, 다만 반걸음이라도 뒤로 물러서게 하는 것, 그것이 시일 것이라고 오래 생각했다."고 말하는 시인. 평론가 신형철은 이 시인의 시를 "슬픔을 증언하기 위해 인간의 말을 배운 천사의 문장으로 쓰인 시"라고 설명한다. 슬픔을 호명함으로써 슬픔을 그저 슬픔으로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는 시가 슬픈 이들의 편에 가만히 서 있다.

시는 눈물의 이미지를 정련한다. "눈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는 사람의 모습.(<눈물의 중력> 中)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유빙> 中)는 인식. 그 사려 깊은 슬픔에 대한 태도로 '우비를 뒤집어쓰고 등을 돌린 채 직사의 물대포를 맞고 있는 사람'을, '해변에 맨발로 서있던 유가족'을 본다. 꾹꾹 눌러담은 과장되지 않은 슬픔을 읽는 사이 "오른쪽 눈에 눈물이 가득차고 기억이 주르륵 쏟아"지는 (<연인> 中)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슬퍼야 마땅한 별에서 지구만큼 슬플 줄 아는 시인을 만난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우리가 사는 별은 너무 작아서 의자만 뒤로 계속 물리면 하루종일 석양을 볼 수 있다.

책속에서
나는 네게 하루에 하나씩
재미있고 우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네가 못 보고 지나친 유성에 대해
행성의 반대편에만 잠시 들렀다가 떠난 외계인들에 대해.
너는 거짓말하지마, 라며 손사래를 친다.

바다가 있으면 좋겠다,
너와 나 사이에
너에게 한없이 헤엄쳐갈 수 있는 바다가
간간이 파도가 높아서 포기해버리고 싶은 바다가.

우리는 금세 등을 맞대고 있다가도 조금씩 가까워지려는 입술이 된다.

지구의 둘레만큼 긴 칼로 사람을 찌른다고 해서 죄책감이 사라질까.
죄책감은 칼의 길이에 비례하는 것일까.

우리가 사는별은 너무 작아서
네 꿈속의 유일한 등장인물은 나.
우리는 마주보며 서로의 지나간 죄에 밑줄을 긋는다.

<소행성>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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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지지 않는다"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
에이미 스튜어트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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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배경인 1914년의 기준으로 생각해 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실존했던 인물) 콘스턴스 콥은 여성에게 주어진 이미지를 거의 모든 면에서 부셔버린 사람이다. 30대 중반이 되도록 결혼에 관심이 없으며, 여자에게 어울린다고 알려진 일에도 관심이 없다. 180cm가 넘는 키에 건장한 몸을 지녔으며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경찰이나 보안관을 하면 어떨까. 딱 어울리는 직종 같은데, 문제는 아무도 여자가 보안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뉴저지 주 역사상 여성 보안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지만 콘스턴스에게 이런 점은 별 문제가 아니다. 딱 어울리는 일 같으면 해야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으면 해야지. 그거 말고 다른 뭘 생각한다는 거야.

그래서 총 8부작으로 기획된 이 기나긴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콘스턴스 콥은 어떻게 근심하기를 그만두고 여성 보안관보가 되었는가'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에는 설마 그녀가 좌절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할 부분이 없다. 힘든 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콘스턴스와 자매들이 탄 마차를 자동차로 받아버린 지역 유지 코프먼은 콘스턴스가 자신을 법정에 세우려 하자 '가난한 주제에 건방진 여자들' 을 괴롭히려 폭력까지 동원한다. 값비싼 변호사 선임은 기본이다. 돈과 권력으로 무장한 자에게 대항하기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콘스턴스는 명백한 불의에게 지고 싶지 않다. 그뿐이다. 그녀는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다. 대체 이런 사람이 보안관을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한단 말인가?

원예 칼럼니스트(!)이자 출판 평론가였던 에이미 스튜어트는 다른 책을 쓰기 위한 자료 조사 중에 우연히 이 놀라운 실화를 발견한 뒤 소설로 쓰기로 결심했다. 이 소설은 이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다. <술 취한 식물학자>를 읽어 본 독자들은 알겠지만, 감성적인 비유와 독특한 유머를 자랑하는 에이미 스튜어트의 문장은 리볼버와 보안관이 등장하는 이야기에는 언뜻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는 의외의 성과를 보여준다. 담담하게 등장하는 아름다운 묘사와 센스 있는 대사들은 20세기초의 사람들과 우리 시대의 독자들을 잇는 교묘한 가교 역할을 한다. 좋은 솜씨다.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는 멋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소설가' 에이미 스튜어트의 행보를 지켜본다는 측면에서도 앞으로 나올 일곱 권의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데뷔작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농장생활에 필요한 노동이 지루하고 쓸데없이 까다롭게 느껴졌다. (…) 벌레 먹은 양배추 한 바구니 얻자고 온종일 밭에서 허리 숙여 일하는 그 시간이 내게는 정말 고역이었다. 내 소원은 늘, 양배추가 먹고 싶다면 그냥 사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봉급이 나오는 말끔한 사무직이었다. (…) 이제 나는 평생 여기서 살게 될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침대에서 나도 죽음을 맞을 운명일까봐 불안했다. 내가 만들었는지 아무도 기억조차 못하는 소맷동과 목깃의 삐뚤빼뚤한 바느질 자국 그리고 지하 저장고 한가득 설탕당근만 남긴 채.

-39~40쪽


플러렛, 세상을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 어머니가 다른 딸들보다 훨씬 주의 깊게 숨겨 키운 아이. 플러렛은 조그만 보석처럼 작고 반짝이고 훔치기 쉽다.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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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곁을 지키는 사랑, 김홍신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
김홍신 지음 /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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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복사로 섬기며 신학대학을 꿈꾸던 남학생이 연상의 성가대 반주자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서로를 세례명인 '리노'와 '모니카'로 부르며 소통하는 이들. 운명은 여러 번 인연을 흐트러트리고, 함께 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사랑은 계속된다.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인물을 향한 연민을 깊게 한다.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의 장편소설. 전작 <단 한번의 사랑> 에 이어 다시 한 번 사랑이라는 문제에 천착한다. 마음속에 비밀을 간직한 채 침묵의 사랑으로 곁을 지키는 성숙한 사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책상 위에 편지지를 펼쳐놓고 리노에게 편지를 썼다. 하고 싶은 말이 그리도 많았는데 막상 전화로는 하지 못했다. 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 내 심정을 고스란히 표현할 수는 없었다. 행복에 젖어 있을 리노가 내 눈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리노가 내 생일에 보내준 편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가슴이 찌릿 아팠다. 쓰던 편지를 찢어버렸다. 마음 놓고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자유도 이젠 내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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