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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종이 동물원 열한 살 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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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되지 않는 지식, 측정되지 않는 고통"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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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인류가 가장 오래 탐구해왔고 마지막까지 탐구할 대상이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생명의 과정뿐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낸 거의 모든 지식이 인간의 몸을 관통하여 흔적을 남기고 새로운 몸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지식은 모든 몸에 균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어떤 몸은 건강을 확인하는 지표에 포함되지 못하고, 어떤 몸은 질병을 예방하는 대상에서 배제된다.

지식을 만드는 데에는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돈과 시간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자신들의 돈과 시간과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만들려 하고, 결국 돈과 시간과 권력을 갖지 못한 이들은 지식의 대상과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다.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가 이 책에서 주목한 “생산되지 않는 지식과 측정되지 않는 고통”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조선과 일제강점기, 중세 서양과 현대 서구, 시장과 병원, 대학과 회사를 종횡으로 오가면서, 어떤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어떤 지식은 왜 생산되지 못하는지를 살피며, 지식과 과학에 사회와 윤리가 따져물어야 할 것들을 짚어간다. 핵심은 평등한 건강이다. "건강은 사랑하고 일하고 도전하기 위한 삶의 기본 조건"이자 모두에게 필요한 안전한 출발점이니, 우리의 앎과 지식이 마련해야 할 토대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똑같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두 명이 병원에 왔습니다. 한 사람은 남성이고, 다른 사람은 여성입니다.

이 책의 한 문장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몸은 다양한 관점이 각축하는 전장입니다. 저는 그 관점들이 모두 동등한 수준의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권력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눈길을 주고, 권위에 굴하지 않고 비판적 질문을 던지는, 여러 가설과 경쟁하며 검증을 통해 살아남은 관점들이 그렇지 못한 관점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의미를 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사소해 보일지도 모르는 그 차이를 분별해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차이가 먼 훗날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간격이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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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 동시 수상작!"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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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는 ‘나’를 달래기 위해 엄마는 선물 포장지로 종이 동물들을 접어주곤 했다. 엄마의 종이접기는 특별했다. 엄마가 숨을 불어넣으면 종이 동물들은 마법처럼 살아나 '나'와 놀아주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신의 존재가 주변의 백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나'. '나'는 엄마와 닮은 모든 것을 부정하며, 종이 동물들을 상자에 넣고 잊어버린다. 그렇게 성년이 되고 엄마와 영영 보지 못하게 된 어느 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종이 호랑이가 다시 움직인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으로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석권한 중국계 미국인 작가 켄 리우가 국내 첫 소개된다. 지구 종말의 위기를 피해 우주로 떠난 인류를 다룬 ‘모노노아와레’, 인공지능에 모든 것을 맡긴 미래를 다룬 ‘천생연분’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14편의 단편이 일상과 환상의 경계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울고 있는 내 모습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한 문장
이것이야말로 정상적인(regular) 세상의 모습이다. 명쾌함도, 구원도 없다. 모든 합리성의 끝에는 그저 결정을 내려야할 순간과 품고 살아가야 할, 그러면서 견뎌야할 믿음뿐이다.

작가의 말
그럼에도, 내 사유가 문명의 미로를 지나 당신의 정신에 닿는 기나긴 여정에서 번역을 거치며 아무리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해도, 나는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리라 믿고, 당신은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믿는다. 우리 정신은 어떻게든 서로에게 닿는다. 비록 짧고 불완전할지라도.
사유는 우주를 조금 더 친절하게, 좀 더 밝게,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런 기적을 바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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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사훈, 가훈을 넘어 '자신의 제안'으로"
훈의 시대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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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은 그야말로 ‘훈의 시대’였다. 교문 앞이나 구령대 위에 큼지막하게 자리한 교훈에, 교실에 들어서면 시선을 마주치지 않을 수 없는 급훈 액자, 책상 오른쪽 위에 붙인 각자의 좌우명까지. 지켜야 할 것과 목표해야 할 것 들은 넘쳤는데, 그것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를 나누는 기회는 전혀 없었다. 과정과 무관하게 각자는 그 훈에 적합한 결과로 행동하고 존재해야만 했으니, 이것이야말로 ‘대리사회’라 하겠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와 <대리사회>의 저자 김민섭은 '훈의 시대'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대리인간'으로 살아가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고 제안한다. 추억 속, 아니 지금까지 살아있는 교훈에서 시작해, 있는지도 몰랐지만 오늘의 삶을 강력하게 규정하는 사훈, 무엇보다 강렬하게 욕망을 드러내는 아파트 광고의 문구를 살펴보며, 추억담이 아니라 여전히 '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더불어 자신을 규정하며 자신의 지향으로 여겨지는 언어를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운 현실을 확인한다.

이제 '훈의 시대'를 추억으로 넘기며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는 각자의 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저자의 훈을 제안해본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 당신이 잘되도록 격려하는 훈을, 이를 바탕으로 다른 이를 응원하는 훈을, 그리하여 모두가 나아지는 훈을 고민하고 나눈다면, 최소한 '훈의 시대'를 새롭게 맞이할 수 있을 테고, 어쩌면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도 있겠다. 저자 김민섭이 걸어가고 있듯 말이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그동안 글을 쓰면서 한자를 사용하거나 병기한 일이 거의 없었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리 주변에는 아직 많은 훈들이 남아 이 시대와 여전히 동시하고 있다. 전근대적인 야만의 언어들이,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언어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것은 몹시 모욕적이다. 우리는 이것들을 이제 페기하고 스스로의 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대의 논리가 다시 우리를 잠식하기 이전에 주변의 훈을 바꿔나가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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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어린이 생활사"
열한 살 미영
푸른하늘 은하수 지음 / 나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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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TV가 불티나게 팔리고,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에 어린이 회원으로 가입하는 게 대유행이었다. 이산가족 찾기 방송의 평균 시청률은 무려 78%를 기록하고, 명절 무렵이면 대중목욕탕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전화기, 세탁기 각종 가전제품 광고가 신문을 장식했으며, 오후 6시가 되면 누구나 하던 일을 멈추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여기는 1983년의 서울, 삼원칼라 사진관집 딸 초등학교 4학년 미영이가 써 내려간 일기 형식으로 1980년대 초 한국인의 생활사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지금은 자취를 감춰버린 과거의 풍경과 사람, 세간살이를 담은 반가운 사진 자료들이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서민들의 생활이 급속도로 풍요로워지던 그 시절의 추억이 단숨에 되살아난다. 1980년대에 국민학교에 다녔던 세대라면 사진 속 얼굴들이 다 우리반 애들 같고, 그 사진 한 켠에 내가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구슬치기, 공기놀이, 스카이콩콩, 고무줄뛰기, 종이인형... 어린 시절 열광했던 대상들이 하나둘 떠오르며, 보물상자를 선물 받은 것처럼 즐거워하게 될 것이다. 미영이 또래가 아닌 이들에게도 1980년대 초로 떠나는 짜릿한 시간 여행은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30년이 훌쩍 넘은 오늘날의 초등학생들이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상상보거나, 지금과는 전혀 다른 놀이 문화, 학교 생활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1983년 나는 열한 살이고, 이건 나에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