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역사

이름:이지은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4년 9월 <Bon Vivant(봉비방) issue 01 (표지 4종 중 랜덤)>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16세기 초엽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기까지 300년 가까운 시기는 프랑스 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움을 탐했던 시절이었다. 속된 말로‘폼생폼사’라고 요약할 수 있는 ‘탐미의 시대’다. 요즘 눈에는 쓸모없어 보이는 장식과 치장이 오늘날 프랑스가 세계 패션과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뿌리가 되었다. 이 책에는 굵직한 정치사나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대신 화려한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이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었고, 어떻게‘볼일’을 봤는지, 그리고 어떻게 인생을 즐기며 살았는지, 당시의 최신 유행은 무엇인지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유럽장인들의 아틀리에

내가 만난 열다섯 명의 장인들은 제각각 성격이 달랐다. 장인들의 눈빛은 맑기도 하고 매섭기도 했으며, 자기의 삶과 일에 확신을 가진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어떤 힘이 배어 잇었다. 그걸 카리스마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장인들의 카리스마는 인생의 굽이치는 길들을 돌아 나오며 때로 후회하고 때로 가슴을 치고 때로 절망한 이들이 가질 수 있는, 그리고 그 와중에도 철학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켜온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인간적인 것이었다.

Bon Vivant(봉비방) issue 01 (표지 4종 중 랜덤)

봉비방을 펴내며 Bonvivant \bo vi.va\ personne d’humeur joviale qui apprecie les plaisirs de la vie 프랑스어로 ‘봉비방’은 좋아하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즐거움을 찾아 누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얗고 빳빳한 시트와 발가락에 닿는 따스한 햇볕과 한여름의 매미 소리와 소나무 냄새, 코끝이 찡해지는 겨울에 몸을 데워주는 향기로운 뱅쇼, 저절로 박수가 나올 정도로 감격했던 좋은 전시, 여행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묘비와 그곳의 공기… 제가 좋아하는 이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어 온라인 구독 서비스인 ‘봉비방’을 시작했습니다. 저 혼자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서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즌제가 된 봉비방은 3개월을 한 시즌으로 매주 수요일에 발행됩니다. 2023년 9월 6일 시즌 1의 첫 호를 시작으로 시즌 1, 2, 3을 거치면서 어느새 36호의 봉비방이 모였습니다. 구독자분들과 함께 달려온 지난 일 년, ‘봉비방’의 생일을 어떻게 축하할까 하다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모아 ‘봉비방’ 일주년 기념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봉비방’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 색색으로 빛나는 36호의 커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제 자신에게 여러 번 되물어봅니다. ‘봉비방’다운 삶이란 그저 늘 행복하기만 한 삶이 아니라 거울 조각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채집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슬픔과 좌절, 욕망과 번민, 짜증과 힘겨움 속에서도 잠시 빙그레 웃을 수 있었던 순간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삶의 서랍이 꽉 차는 순간이 오겠죠. 사금을 걸러내듯 인생이라는 체 위에 남아 있는 보석들을 물끄러미 들여다볼 시간들이요. 그러면 잘 부푼 빵 반죽처럼 서서히 차오르며 반짝이는 마음에 주름진 손을 얹고 말할 겁니다. 살아 있어 다행이야. 참 좋은 삶이었어.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