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하여, 중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온 강우석은 성균관대학교 영문과를 중퇴하고 정진우, 정인엽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충무로 연출부와 정인엽 감독의 <애마부인> 조감독 생활 등 4년 동안 감독이 되기 위한 예비 수업 과정을 거쳐 1988년 결혼하지 못하는 농촌 총각의 문제를 다룬 코미디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한다.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확고한 지론을 가지고 있는 그는 데뷔작에서부터 이러한 경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초기부터 그는 주로 민감한 사회적인 문제를 소재로 사용했다. 입시위주의 교육과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고학력 실업자 문제,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적 음모 등, 다양한 정치사회적 이슈가 그의 영화 속에 등장한다.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이러한 소재를 코미디와 멜로, 스릴러와 같은 장르영화의 형식과 결합시킴으로서 사회풍자와 영화적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다. 89년작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유명해졌고, 이후 충무로는 무수히 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해낸다.
그의 풍자 코미디의 위력이 폭발한 것은 90년대 초 <미스터 맘마>를 필두로 <투캅스> 시리즈와 <마누라 죽이기>로 이어지는 흥행영화들을 통해서였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사회풍자의 강도는 다소 약해졌지만, 철저하게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오락성이 증폭된 영화들로 그는 일약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흥행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영화들이지만 이 시기 강우석의 영화가 그의 관심사였던 사회 문제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투캅스>는 경찰들의 비리와 부패를, <미스터 맘마>는 가정에서의 일과 양육의 문제를, <마누라 죽이기>는 가족 안에서 변화된 성역할을 화제 삼았고,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에서는 IMF이후 대두되고 있는 한국 부부들의 '性과 일'이라는 문제를 다루었다. 3년만에 내놓았던 <공공의 적>에서는 오랜만에 파워풀한 형사액션극을 선보였다.
곧이어 2003년 1971년에 일어난 북파공작 특수부대 '실미도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실미도>로 마침내 한국영화 첫번째 관객 천만 돌파 시대를 열면서 최고 흥행기록을 수립했다. 이 작품은 북파간첩을 단순한 영화적 소재의 차원에서 벗어나 사회적 이슈로 승화시켰고, 오락성 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갖춘 영화로 평가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