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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이수경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상남도 산청

최근작
2024년 7월 <읽고 쓰는 나만의 동시 따라 쓰기>

이수경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한국외환은행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2002년 서울시 주최 ‘서울이야기 수필공모’ 내국인 부문 최우수상을 비롯, 각종 공모전에서 100회가 넘게 수상하였으며,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기분 좋은 날>로, 2022년 아동문예신인문학상에 동화 <집>으로 등단했다. 황금펜아동문학상,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 한국불교아동문학상, 최계락문학상을 받았으며 서울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 한국출판문화진흥원, 경기문화재단, 용인문화재단 등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참관 작가, 창원세계아동문학축전 초청 작가이다. 저서로 동시집 《우리 사이는》, 《억울하겠다, 멍순이》, 《갑자기 철든 날》, 《눈치 없는 방귀》, 《그래서 식구》, 《나도 어른이 될까?》, 《소원을 말해 봐!》, 《괜찮아 너는 너야》, 《너답게, 너처럼》, 《비교하지 않기로 해!》, 《지켜진 아이들:입양》과 산문집 《어른이 읽는 동화》, 《꽃기린 편지》, 창작동화집 《203호 아이》 등이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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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어른이 읽는 동화> - 2021년 8월  더보기

위로를 나누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제 인생은 큰외삼촌이 아버지 죽음 보상금을 빌려간 전후로 나뉩니다. 말하자면 제 나이 열두 살 전후로 나뉩니다. 아버지 장례를 치른 뒤 서울에서 내려온 큰외삼촌은 우리 네 자매들 교육을 위해 서울행을 종용했습니다. 아버지 목숨 값은 그즈음 봉투째 넘겨졌고요. 사십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명한 일인데 큰외삼촌은 그런 적 없다며 딱 잡아뗍니다. 오히려 어머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서슬이 시퍼랬습니다. 친오빠에게 배신당한 제 어머니는 애옥살이와 대장암을 견디며 애면글면 살았습니다. 겨우 서른두 살이던 어머니는 이제 노인이 되었지만 그 돈은 여전히 부재중입니다. 어린 저희들은 늘 배가 고팠습니다. 한참 클 나이에 소금 찍어 밥을 먹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배가 고프면 불안해져서 서둘러 음식을 만듭니다. 우리가 살던 칠흑 같던 지하실도 떠오릅니다. 검은 곰팡이가 기어오르는 벽에 합판을 덧대 만든 지하실 한쪽 방이며, 음울하고 어둑하던 형광등 불빛도요. 모터로 퍼 올리던 생활하수에는 들쥐가 들락거렸습니다. 눅눅한 비닐장판을 들면 집게벌레며 바퀴벌레, 지네 같은 온갖 벌레들이 들끓었습니다. 특히 잠자던 얼굴에 날아와 앉던 미국바퀴벌레는 지금도 끔찍합니다. 나중에는 잠결에 제가 제 뺨을 후려쳐 잡았습니다. 문득 깻잎 향기가 찾아듭니다. 6월에, 더구나 땅과 먼 고층아파트에서 쨍볕에 익는 깻잎 향기라니 말입니다. 경상도 지리산 제 고향 장찬밭에서 익던 그 깻잎 향기가 말입니다. 깨밭에는 늘 할머니가 호미 한 자루와 살았지요. 오롯이 내 편이 되어주던 친할머니는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충격으로 앉은뱅이가 되었지요. 그 단정하던 할머니가 말입니다. 정말이지 자꾸 깻잎 향기가 납니다. 아무래도 할머니가 제게 다녀가셨나 봅니다. “수갱아이! 이제 잊어라. 그 돈, 너그 명줄과 바꿨다 생각하고 잊어라, 잊어.” 이렇게 일러주시느라 말입니다. 네, 그러고 보니 그래도요, 제게는 엄마와 동생들이 있었네요. 귤을 사줬던 노신사며, 두꺼비 아줌마, 정태, 김옥주 할머니, 이탈리아 천사, 내 친구 민자, 1학년 2반 박은우…. 이렇듯 따뜻한 이웃들이 있었네요. 함께 걸음동무가 되어 주었네요. 책장을 넘기면 그 구순한 사랑들이 손을 흔드네요. 그래서 이 책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눈물이 고이고, 콧물을 훌쩍이게 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만하면 괜찮다고, 괜찮았다고 위로를 나누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가슴속에 살고 있는 어린 ‘나’에게도 등불을 켜주는 이야기, 어른이 읽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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