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카미 테렌 지음, 타케시마 에쿠 그림, 정백송 옮김

에구치 렌 지음, 마사 그림, 정대식 옮김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이소정 옮김

토야 지음, chibi 그림, 현노을 옮김

아사토 아사토 지음, 시라비 그림, 한신남 옮김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좀 된 이야기지만, 오르타나는 오크떼에게 궤멸되어 버렸고, 주인공에게 있어서 그나마 희망이었던 스승은 오크들에 의해 갈기갈기 흩어져 버렸습니다. 사람 목숨 참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이세계에서 이세계로 넘나들며 그래도 처음 소환된 땅에 애착을 느껴 오르타나로 돌아오던 주인공 일행은 빈말로도 즐거운 여행이 아니었죠. 메리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시궁창과도 같았던 이세계 인생에서 그래도 빛과 같았던 메리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때 오크에게 당했을 때 메리의 몸을 누군가가 차지해버렸습니다. 그래도 살아났으니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주인공과 같이 했던 기억도 대부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덮어둔 채 이들은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그 끝을 맞이한 건 드워프 광산 마을을 지났을 때. 드워프 광산 마을을 궤멸 시킨(아마도) 포르간인지 뭔지 외팔이 애꾸눈이 부대를 이끌고 주인공 일행을 쫓아온 것입니다(아마도). 애꾸눈은 예전부터 주인공 일행과 인연이 있었죠. 나쁜 쪽으로요. 그 인연에서 도망친 주인공 일행을 없애기 위해 쫓아온 그에게 주인공 일행은 도륙되어 버렸죠. 본 작품은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있던 게 가출한 게 아닌 원래부터 없었죠. 18권 말미에서 그 없던 꿈도 애꾸눈에게 흩어져 버렸습니다.이번 19권에서는 세계 멸망을 그립니다. 메리는, 매리 몸 안에 있던 어떤 존재가 깨어나면서 주인공과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세카이슈(세계종)가 범람하여 세상을 삼키기 시작합니다. 쿠자크와 세토라는 애꾸눈과 싸우다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겉멋에 살던 란타는 얼굴에 큰 흉터를 남기게 되었지만 살아남았습니다. 유메는 멀쩡합니다. 시호루는 어딘가로 가버렸습니다. 주인공은 한층 더 음침한 넘이 되어 버렸습니다. 주인공은 왜 메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을까.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에서 둘만큼은 꿈이 피어났었고, 희망을 간직하게 되었었는데, 메리는 더 이상 메리가 아니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때 오크에게 당하고 되살아 났을 때부터 아니긴 했지만. 세상은 멸망을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세카이슈는 유명한 인물이든 아니든 평등하게 죽음을 내리기 시작합니다. 간신히 살아남아 오르타나로 향하는 주인공은 메리를 놓아 버린 것에 후회의 마음뿐이고, 좋은 일 하나 없는 지금의 시간에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갑니다. 란타는 여전히 겉멋에 떠들고 유메는 4차원 대사만 늘어놓습니다. 그나마 이 둘이 있어서 분위기는 밝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어딜 가든 세카이슈 투성이고, 한 발 잘못 디디면 말미잘에 붙잡힌 물고기 꼴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맺으며: 세카이슈란 무엇인가, 세계를 정화 시키는 장치인가?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 따위 다 리셋 시켜주마 하고 나타난 건가? 그야 평등하게 모든 생물을 집어삼키고 있으니까. 그런 느낌의 19권입니다.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는 많진 않고, 오르타나에서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이 세카이슈에 대항하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이야기를 참 시리어스하게 풀어 놓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 힘을 합치지만 되는 게 없는 현실을 보여주죠. 세카이슈는 홍수와 같은, 끈적한 타르 같은,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분간도 힘든 무언가입니다. 그 무언가가 선사하는 미지의 공포?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사실 필자는 주인공이 메리를 찾아가서 어떻게든 현 상황을 개선하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가령 메리를 되찾아 온다든지? 이런 전개는 너무 클리셰적인가. 꿈도 희망도 없는 작품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서는 안 되겠죠. 메리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작가는 새로운 히로인을 투입하면서 또 다른 희망을 찾습니다. 이러면 아주 골 때리게 되는데, 쿠자크와 세토라의 일도 있고. 이들의 인연이 계속되는 20권이 상당히 기대되는 19권이었습니다.
현석장군님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노예로 전전하다 흘러든 슬럼가에서 오늘내일하던 호랑이 남매를 구해주었던 주인공. 그 은혜를 갚으려는지 주인공의 방패가 되고자 했던 남매 중 여동생 '아트라'. 너무 올곧아서 주인공을 신봉하다 못해 신(神)으로 떠받드는 등 좀 고지식한 면도 있었죠. 그렇게 줄곧 사망 플래그를 뿌려 대더니 결국 15권에서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수호수 봉황전에서 간신히 합을 맞춰 처치하나 했더니 방해가 들어왔고, 봉황은 자폭기를 시전하였죠. 전멸의 위기. 아트라는 몸을 불살라 모두를 지켰습니다. 재로 변해가면서 아트라는 주인공에게 유언을 남겼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라고. 곁에 있는 히로인을 소중히 하라고. 작가는 이렇게 메인 히로인 급을 과감히 탈락 시키며 주인공에게 마음의 성장을 가속 시킵니다. 그동안 빗치(제1 왕녀)에게 속아 인간 불신(특히 여성에 대한 불신)에 빠져 오는 호의를 메시가 감탄할 정도로 쳐내버렸죠. 이제 마음을 정할 때가 왔습니다. 하지만 여느 작품의 주인공이 다 그렇듯, 본 작품 주인공도 동정(추정)이다 보니 여자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는 것, 여기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지만 지면상 생략하고요. 아무튼 정신을 차리고 봉황전에 개입해 자폭기를 시전하게 했던 범인을 찾아야 합니다. 찾아서 육형에 처해야만 하죠.이번 16권은 범인 찾기입니다. 그러나 그 범인이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일행이 고생고생해서 구석으로 몰았던 봉황을 단 일격에 꿰뚫었을 정도니까요. 자, 여기서 한 가지 설정 구멍이 발생합니다. 주인공은 본인들이 고생한 봉황을 범인은 단 일격에 꿰뚫었다는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머리에 피가 쏠려 시야가 좁아졌는지, 작가가 미처 그거까지 생각을 못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범인은 쉽게 특정이 되었고 있는 곳으로 쳐들어 가죠.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주인공 일행은 썰려 나갑니다. 범인을 잡아서 육형에 처하겠다고 벼뤘는데 오히려 주인공 본인들이 육형에 처해질 판이죠. 범인은 너무나 강했습니다. 주인공은 방패 능력까지 빼앗겨 버립니다.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주인공에게 벌이 내려지죠. 잃은 슬픔을 겪었으면 신중해야 하건만, 주인공 일행 모두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어떻게든 도망치는 와중에 누군가가 또 희생해야만 이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을 들게 합니다. 그 역할로 누굴 선택해야 할까. 많은 인물이 있지만, 임팩트가 있는 인물이 해야 주인공으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독자들에겐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바로 옆에 있잖아요. 아트라만큼이나 마음을 부딪히지만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인물. 맺으며: 주인공은 호되게 당하고 나서야 깨닫는 타입이기도 하고, 배우는 게 늦군요. 그래서 늘 주변 인물들이 고생을 합니다. 문제는 고생으로 끝나면 다행인데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군요. 사실 이전까진 지분이 높은 인물 중에 목숨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작가가 작정을 했는지 지분이 높은 인물들을 희생 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트라를 보내고, 이번에도 지분이 높은 인물이 별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고 나서 주인공으로 하여금 각성하게 하고. 뭔가 좀 옛날 복수극 영화를 보는 듯했군요. 아무튼 이번 16권에서 최대의 변화라면 주인공의 마음의 변화가 아닐까 하는군요. 그동안 여성 불신에 빠져 '라프'라는 식신(메인 히로인 라프타리아 머리카락으로 만듦)만 죽어라 예뻐하고 히로인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었죠. 머리카락을 제공했던 라프타리아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고. 그러던 게 이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거까진 좋은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동정(추정)은 뭘 해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게 좀 웃기면서 안타까웠죠. 하지만 각성하고 나서 제정신으로 돌아오더니 이제야 남녀가 어떻게 사귀는지 깨닫는 게 인상적이었군요. 지금은 범인도 없애야 하고, 파도도 막아야 하고 해서 경황이 없지만, 일단 한숨 돌리게 되면 주인공과 히로인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현석장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