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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인간의 삶을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갈까? 그건 '나음'의 상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인간의 몸에 관하여 '나음'을 요철 없이 매끄러운 상태로 정의하는 순간, 기술은 진짜 불편을 해소하지 못한 채 불편을 말하는 입을 막거나 어떤 종류의 불편을 더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섬세한 사유를 거치지 않은 인간의 창작물은 사회의 위계를 그대로 지닌 채 태어난다. 지금의 기술이 무엇을 간과한 채 달리고 있는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나음의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해 김초엽과 김원영이 각자의 사유를 풀었다.
두 저자의 글은 같은 굵은 줄기에서 뻗어 나와 각자의 결대로 흐른다. 성별도, 연령대도, 장애 경험도 각자 다른 두 저자가 인간의 몸과 과학기술이 결합하는 지점에 대해 논의한 이 글들은 서로 대결하는 듯, 교차하는 듯 치열하게 이어진다. 장애와 기술에 대한 논의는 이 세계의 어느 한 쪽에서 되풀이하여 이어져왔겠지만, 소수자성을 띈 논쟁들이 대부분 그렇듯 아직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진 못했다. 이 책은 아직 논의가 닿지 못한 곳에 불길을 던져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들의 사유가 도달한 곳곳에서 적극적인 생각들이 번져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