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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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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영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박찬욱과 정서경이 각본을 쓴 영화 <헤어질 결심>의 흥행 추이는 은은한 반전을 이루어냈다.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 소식을 알린 5월 말의 기대와, 개봉 후 국내 흥행이 저조하다는 7월 초의 기사 이후 한 달이 지났다. 흥행 역주행으로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7월 말의 기사까지. 개봉 4주차로 이어지며 영화 관람객이 늘고 있고, N차 관람객 수가 올 한국영화 중 1위라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각본 출간 소식과 함께 알라딘 베스트셀러 목록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영화의 대사를 변형한 130여 개의 백자평이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반기고 있다. 박찬욱 감독 역시 "'N차 관람러들 아니었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고 이렇게 좀 전해주세요."라는 말로 이 영화의 팬에게 화답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열렬히 지지하고 마는,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고급 시계와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등산을 하며 말러 교향곡을 즐기는 한 남자가 산에서 추락사했다. 그의 젊고 아름다운 중국인 아내 서래는 유력한 용의자로 형사 해준의 조사를 받는다. 진실은 너머에 있고, 서래와 해준 사이로 긴장이 오간다. 여자는 남자의 품위에 대해, 남자는 여자의 꼿꼿함에 대해 말한다. 산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의 모든 것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박해일이 고백한 "나는요, 붕괴됐어요"라는 한 마디 말이, '무너지고 깨어진' 상태에 다다른 (꼭 나 같은) 어떤 이들에겐 해방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일 수는 있을 듯하다.

    각본집 표지 <산해경>엔 '이 산의 봉우리는 깊이 감추어져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배우 탕웨이가 쓴 것이라고 한다.) 중국어가 병기된 배우 탕웨이의 대사를 종이에 인쇄된 글자로 하나하나 읽으며 그 봉우리 너머를 힐끗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의 깊은 곳으로 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침반 같은 책이 도착했다.
    - 예술 MD 김효선 (2022.07.29)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