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에도 노이즈 캔슬링이 필요하다"
노이즈 : 생각의 잡음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장진영 옮김, 안서원 감수 / 김영사
우리가 내리는 많은 결론은 정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판단을 근거로 한다. 그 판단은 편향되기도 하고 잡음을 갖기도 하는데,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이 책에 담긴 논의들의 출발점이다. 많은 주식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일시적 조정장을 예상했다. 그 낙폭과 차이 역시 크지 않았다. 반면 부동산은 상승론자와 하락론자의 갑론을박이 아직도 심하다. 급등세부터 소폭의 조정과 대폭락을 예상하는 이들까지 그 차이도 매우 크다. 여기서 주식의 예는 편향, 부동산의 예는 잡음이다. 모두 정확한 예측과는 거리가 있지만, '체계적으로 벗어난 판단(편향)'과 '서로 다른 판단(잡음)' 중에선 후자가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어차피 맞출 수 없는 예측의 문제가 아닌, 그 무엇보다 정확한 판단과 결정이 요구되는 일에서까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같은 죄에 다른 형량이 내려지고, 같은 경력과 조건의 운전자의 보험료가 천차만별이고, 같은 사람을 두고 면접관마다 다른 평가를 내린다. 심지어 응원하던 스포츠팀이 패배하면 다음 날의 판단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조직과 사회에 만연한 잡음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카너먼이 10년 만에 던지는 화두로, 어림짐작과 편향의 문제를 다룬 전작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한층 심화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택 설계자들>의 올리비에 시보니, <넛지>의 캐스 선스타인이 함께한다. 잡음 퇴치를 위한 드림팀이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동일한 범죄로 기소된 비슷한 사람들에게 완전히 다른 형량이 선고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같은 죄를 지었는데 누구는 징역 5년을, 누구는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많은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기업이나 정부 어느곳에서든, 정보의 폭포와 집단 극화가 동일한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그룹들 사이에 큰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 개별 판단에 얼마나 많은 잡음이 있을 수 있는지 이제껏 보아온 만큼, 몇 안 되는 개인(첫 번째로 발언하거나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어느 개인)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특히나 우려스럽다. 지금까지 수준 잡음과 패턴 잡음이 그룹 구성원들의 의견 차이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피로감, 기분, 비교 대상 등 상황 잡음이 첫 번째 발언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집단 역학은 잡음을 증폭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숙의 과정을 거치는 그룹은 그저 개별 판단의 평균을 구하는 통계적 그룹보다 더욱 잡음 많은 판단을 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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