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이자 철학자인 저자 데이비드 에이브럼은 발리, 네팔 등의 토착민 사회 속에서 지내며 그들이 세계와 교류하는 방식을 관찰하다 우리가 간과해온 사실을 깨닫는다. 과학의 언어로 자연을 해석하려고 노력해온 서양 문명의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자연과 소통하는 법을 완전히 잊어버렸음을. 토착민들의 눈으로 본 자연 세계는 그 자체로 살아 있고, 인간과 상호 작용이 가능하며 모든 존재가 서로 어우러져 박동하는 세계였다. 이 아름답고 달콤한 생생함을 경험한 그는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감각'을 되살릴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이를 위해 그는 후설과 메를로-퐁티의 현상학과 감각의 철학을 해석하는가 하면 언어의 특성에 대해 말하며 인간과 대지, 인간과 자연의 상호 작용에 대한 자신의 사유를 펼쳐 나간다. 아직 단절된 문명의 세계에 갇혀있는 독자의 입장에서 데이비드 에이브럼은 어떤 경계선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알아버린 사람처럼 느껴지기에, 그가 어떻게든 설명해 보려고 여기저기서 가져오는 개념과 설명은 따라가기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결코 이해를 포기하고 싶지 않을 만큼 매혹적이다.
실제 세계에 비해 언어는 늘 편협하고 비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언가 '진짜'를 느낀 사람이 손에 잡히는 단어들을 어떻게든 이어 붙여 자신이 본 세계를 최대한으로 설명하고자 할 때, 그 글에는 '진짜' 세계에서 전이된 에너지가 감돈다. 이 책에서도 그 에너지가 물씬 느껴진다. 우리가 사는 답답한 현실 아래 어딘가에 해석되길 원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을 자주 받았던 이라면 이 책에서 원했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발리언 부부가 집안의 영들을 달래려고 그렇게 정성 들여 공물을 바쳤는데, 그걸 다리 여섯 개 달린 조그만 도둑들이 홀랑 훔쳐가고 있다니. 완전 헛수고잖아! 그런데 문득 희한한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바로 그 개미들이 공물을 바치는 대상인 ‘집안의 영들’이라면?
뙤약볕이 도시를 달구고 후텁지근한 공기가 내려앉는 계절. 여름만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어린 자매의 하루가 펼쳐진다. 땀이 나면 시원한 물줄기 속으로 뛰어들어 마음껏 첨벙거리고, 목이 마르면 입안 가득 달콤한 수박을 베어 문다. 해가 저물고 열기가 식어 갈 즈음에는, 옥상에 올라가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하늘을 바라본다. 짙푸른 하늘에 불꽃이 수놓이는 순간, 환한 기쁨도 함께 터져 나온다. 집에 돌아와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간 아이들의 마음에 반짝이던 여름밤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이글이글한 햇살과 달아오른 거리, 피부에 닿는 물의 감촉과 밤공기의 들뜬 기운. 여름을 이루는 다채로운 감각들이 책장마다 선명하게 살아난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지칠 줄 모르고 도시를 누비며 평범한 하루를 반짝이는 축제처럼 채워 나가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여름 한가운데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것은 있는 힘껏 좋아하고 온몸으로 신나게 기뻐하는 것. 언젠가 어른들이 잃어버린 순수한 환희를 다시 마주하게 해주는 그림책. 오래도록 마음속에 영원한 여름으로 남을 것 같다.
- 유아 MD 권벼리
추천의 글
가슴이 벅차오를 때 우리는 “터질 것 같아! ”라고 말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터질 것 같은 기분, 그때를 어린이는 영원히 간직합니다. 순간이 영원과 같았던 놀라운 하루를 기록한 이 책은 경이로움 속에 성장의 비밀이 있다는 걸 알려 줍니다. 크게 기뻐한 사람이 더 크게 자랍니다. 이 책과 함께 온몸의 감각으로 느끼는 큰 기쁨을 누려 보세요. - 김지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교수, 아동문학평론가)
현직 교사이자 <OK슈퍼 과자 질소 도난 사건>, <곤충 탐정 강충>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 송라음 작가가 이번에는 백과사전을 매개로 놀라운 상상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주인공 새하는 도서관 구석에서 낡은 백과사전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그저 오래된 책인 줄만 알았는데, "그렇다니까!"라는 주문을 외치면 공룡이 되기도 하고, 자기만의 나라를 만들기도 하고, 밤하늘의 별을 따는 모험도 할 수 있게 해 주는 특별한 백과사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새하는 친구들과 함께 상상의 세계를 누비며 신나는 모험을 하고, 관계 맺는 일에 서툴렀던 모습에서도 서서히 벗어나게 된다.
상상하는 대로 펼쳐지는 백과사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이번 동화는 짜릿함을 넘어 몸의 모든 감각을 깨우는 특별한 경험으로 이끈다. 이야기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 백과사전처럼 공룡, 나라, 돈에 관한 정보 페이지도 수록되어 있다. 주인공 새하와 함께 끝내주는 상상의 모험에 푹 빠졌다가 자연스럽게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된다. 기발한 상상력과 유익한 정보가 어우러진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
24년 차 베테랑 저널리스트 곽아람 기자는 국내 유력 언론사의 문화부 팀장이자, 다수의 저술과 다양한 문화 행사로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리고 7년 전, 자신이 쓴 기사와 회사 업무로 진행한 팟캐스트를 계기로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의 스토킹 범죄 표적이 된 피해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2021년 6월 스토킹 피해를 인지했고, 같은 해 11월 가해자를 처음 고소했다. 현재는 가해자에 대한 여섯 번째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이다. “내가 피해자이니 국가가 나를 지켜주리라 믿었다. 업무를 하다가 가해자의 타깃이 되었으니 회사도 끝까지 나를 보호해줄 거라 확신했다”는 생각과 달리,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피해자의 감각으로 포착하고 기자의 펜 끝으로 벼린 이 책의 날카로운 모서리는 피해자를 배제하고 의심하며 지치게 하고, 끝내 침묵하게 만드는 사회와 시스템 전체를 향한다.
저자는 2026년 5월 현재까지도 6년째 수사와 재판을 거쳐 가해자를 단죄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징역형을 선고받아 지금도 수감 중인 가해자는 형기 초반에도 감옥에서 편지 등으로 스토킹을 지속했고, 이를 제지할 시스템이 미비해 저자는 1년 5개월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도 했다. 고등교육을 받았고 법적 지식도 있으며, 가족과 지인 중 법조인도 많고 직업 역시 유명 언론사의 기자인 ‘탁월한 피해자’ 저자조차 한국에서 피해자로 살아가는 일이 이렇게 힘들다면, 다른 피해자들은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이런 물음 끝에 저자는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로서, 태어나 겪은 가장 큰 고통과 절망을 견딜 방도가 글쓰기밖에 없었던 한 인간이 입술을 깨물며 적어 내려간 비망록. 저자는 이 책을 재판을 앞두고 법원과 검찰에, 국가의 실패로 인한 자신의 고통을 입증할 참고 서류로 제출했다.
- 사회과학 MD 박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