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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024
  • 홀리
    스티븐 킹 (지은이), 이은선 (옮긴이) | 황금가지 | 2024년 8월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 신작"

    2021년 여름, 팬데믹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동안 어머니를 잃은 홀리 기브니에게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한 어머니의 의뢰가 들어온다. 도서관 보조 사서로 근무하던 보니는 퇴근 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실종되었다. 보니의 자전거는 인적이 드문 길가의 폐건물 앞에 얌전히 주차되어 있었고, ‘더는 못 견디겠다.’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자전거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던 홀리는 인근에서 몇 년 전 비슷한 실종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추적하던 가운데 점차 진실에 다가간다. 그곳에서 맞닥뜨린 것은 너무나 평범한 얼굴을 한, 그렇기에 상상치도 못한 형태의 ‘악’이었다.

    ‘이야기의 제왕’이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은 거장 스티븐 킹의 신작. 최근 작가가 가장 빠져 있다고 밝힌 캐릭터, ‘빌 호지스’ 시리즈 3부작에 등장했던 홀리 기브니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작가는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을 숨기지 않는다. 홀리가 사건을 담당하기 9년 전부터 시작된 납치와 감금, 그 뒤에 이어지는 끔찍한 악행들은 소설의 초반부터 이미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 정년을 지나 은퇴 후 대학 명예교수로 지내는 해리스 부부는 왜 사람들을 납치하는가. 납치당한 피해자들에게 무슨 짓을 벌이는가. 그 끔찍한 진실을 조금씩 밝히는 동시에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홀리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이야기는 극도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지금까지 스티븐 킹이 창조했던 인상적인 형태의 ‘악’과는 전혀 다른, 그렇기에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야기. 홀리의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 일생에 한번은 헌법을 읽어라
    이효원 (지은이) | 현대지성 | 2024년 8월 "시대에 당하지 않기 위해"

    아는 것만으로 피할 수 있는 건 사실 그리 많지 않겠지만, 알아두고 기록한 목록이 쌓이면 시대에 대한 면밀한 고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 '헌법 제12조 1항,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지하철에서 휠체어가 들린 채로 끌려 나오는 장애인 활동가들은 헌법이 정한 기본권을 보장받고 있는가?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차별 금지법은 누가 무엇을 근거로 반대하고 있는가?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인터넷에 방대하게 널린 몰카를 뿌린 자, 본 자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날이 오긴 올 것인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 권리를 권력자와 위정자 들은 입맛대로 박탈하고 싶어 한다. 국가가 국민의 어떤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는지 명확히 알고 있어야 눈 뜨고 코 베일 때 소리라도 지를 수 있다. 이 책은 헌법학자가 쓴 헌법 바로 알기 책이다. 왼쪽 페이지엔 헌법 규정을, 오른쪽 페이지엔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배치하여 편히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헌법 이해가 추상적 이론인 '소피아(Sophia)'에 그쳐선 안 되고, 구체적 실천 지혜인 '프로네시스(Phronesis)'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헌법을 하늘에 띄워놓고 구경하기보단 땅에 붙여 우리 삶 속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언젠가 한번은 헌법을 읽어봐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이들에게, 혹은 논쟁을 위한 근거의 토대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은 적절하고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흔한남매 세계사 탐험대 1
    진서 (지은이), 흔한남매 (원작), 팀키즈 (그림), 곽민수 (감수), 전국역사교사모임 세계사 분과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8월 "흔한남매와 세계사를 가장 즐겁게 시작하는 법"

    어린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 '흔한남매'의 새로운 학습만화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흔한남매의 유쾌함과 전국역사교사모임 세계사 분과의 전문성이 만난 특별한 '세계사 안내서'다. 역사라고 하면 방대한 내용, 낯선 용어, 긴 인물 이름, 복잡한 지리적 개념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접하기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고 부담감이 확 차오른다. 어린이들이 어떻게 하면 세계사에 쉽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흔한남매 세계사 탐험대> 시리즈가 탄생했다.

    시리즈의 첫 권은, 고대 문명의 탄생 이야기다. 역사 교과서에서 다루는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을 흔한남매의 시간 여행 만화로 시작하여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만화 속에 주요 키워드를 담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한 뒤, 꼭 익히고 기억해야 할 역사 용어를 상세하게 풀어놓은 코너와 이야기에 등장하는 지역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지도를 마련했다. 세계사에 정통한 전문가, 전국역사교사모임 세계사 분과 선생님들과 다수의 초등 역사 베스트셀러의 편집진들이 뭉쳤으니, 전문성은 기본으로 하고, 흔한남매의 재미난 스토리까지 더해 술술술 읽힌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푹 빠져들 만한 세계사 여행 책이다.

  • 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은이)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대단한 내공의 늦깎이 에세이스트, 그 화려한 탄생"

    이옥선.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그녀의 딸인 김하나 작가의 육아 일기를 책으로 엮은 <빅토리 노트>의 공저자였던 2022년이었다. 누군가를 이토록 세세하게 사랑한 기록이 있다는 부러움 반, 대단한 분이 나타났다는 기대감 반으로 그녀의 첫 책을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2년 후, 그녀는 드디어 단독 저자로 돌아왔다. 아주 화려하게, 다소 매운맛으로. <빅토리 노트> 이후 책을 다시 낼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새 글을 쓴다는 것이 '나이깨나 먹은 나에게 부담을 주는 숙제를 떠안는 꼴'이라고 여겨 '책을 다시 내다니 안 될 말이라고 다짐'했는데 쓰다 보니 글이 술술 풀려 '한입으로 두말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고 변명'하는 이옥선 작가는 이 책에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한 노년의, 대부분은 즐겁고 종종 헛헛하고 꽤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아마 모두에게 두려운 일일 것이다. 한 번도 도달해보지 못한 미래, 그 미래를 먼저 맛 본 인생의 선배가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말해 준다. 늙음이란 꽤 괜찮은 것이라고. 젊은 사람들은 노인이 안 바쁠 줄 알지만 사실은 요가도 다니고 목욕탕에도 출근하느라 바쁘고, 가끔 불면증에 시달리긴 하지만 다음 날 굳이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 잠이 올 때 그때 자면 되고, 종종 야밤에 콜라를 마시며 더 이상 나에게 잔소리할 사람이 없다는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라고 이 책이 말해준다. 그리고 나는 어쩐지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음 책은 부디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 이옥선이 아니라 에세이스트, 작가 이옥선이라고만 소개되면 좋겠다. 그런 호칭이 충분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당당하고 호쾌하고 명랑하고 즐거운 책이다.

9.62024
  • 플래닛 아쿠아
    제러미 리프킨 (지은이), 안진환 (옮긴이) | 민음사 | 2024년 9월 "제러미 리프킨, 전 세계 동시 출간"

    물이 움직인다. 짐작할 수 없는 강우량,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 해류의 변화, 빙하의 해빙. 물이 마르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1인당 담수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인간이 원하는 대로 길들여지던 물, 댐과 인공 저수기, 파이프, 펌프 시스템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온 온순한 물이 이제 인간의 곁을 떠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이 책에서 수권의 재배치와 그에 따른 인류 문명의 종료에 대해 말한다. 물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분석하고 예측한다. 그는 기후재난의 시대에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변혁시켜야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를 제안한다. 물과 지구의 관계를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만 인류에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새 시대의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제안해온 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이 전 세계에 동시 출간한 책.

  • 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은이), 김선영 (옮긴이) | 리드비 | 2024년 8월 "요네자와 호노부의 '좋은 질문'"

    군마 현경 수사1과 가쓰라 경부는 당연하겠지만 경찰이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탐정도 아니고, 전설적인 명탐정을 할아버지로 둔 고교생도 아니다. 사건이 일어나고 수사본부가 꾸려지면 그 자신을 포함하여 가용 인력을 동원해 탐문과 조사, 신문, 검증을 거쳐 사건의 진실로 접근한다. 그 과정은 어디까지나 규범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경찰의 방식이며, 그 정보는 수사본부의 구성원들과 공유된다. 잠은 언제나 부족하며, 식사는 늘 달콤한 빵과 카페오레 한 잔이다. 유능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 그가 별안간 번뜩이는 순간이 있다면, 진실에 가 닿을 마지막 한 걸음을 혼자 훌쩍 뛰어넘을 때이다.

    일본 주요 미스터리 랭킹에서 3관왕을 달성한 요네자와 호노부의 신작 미스터리. 책 속에서 가쓰라 경부는 거대한 음모를 꾸미는 어둠의 조직이나 광기 어린 사이비 종교 집단의 비밀을 파헤치지는 않는다. 다만 사건과 수수께끼가 있으며,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단서가 모이고, 이를 반복 검증하여 진실을 밝혀낼 뿐이다. 그렇다고 그 과정이 무미건조하거나 시시한 것은 아니다. 독자와 동등한 눈높이에서 단서를 종합한 가쓰라 경부는 마지막 순간 훌쩍 진실로 뛰어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를 쫓아 진실에 함께 닿을 수 있는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작가는 “미스터리는 독자가 풀려고 마음먹고, 구석구석까지 쫓으면 진상에 이를 수 있는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작품이 바로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 작가가 던지는 공정한 도전이자, 좋은 질문일 것이다.

  • 오늘의 할 일
    김동수 (지은이) | 창비 | 2024년 8월 "기꺼이 오늘의 할 일을 하기"

    똑단발의 어린이가 물가에서 나뭇 가지로 쓰레기를 줍고 있다. 과자 봉지 낚아 올리고 사이다 캔에 나뭇가지 푹 넣어 꺼낸다. 검은 비닐봉지일까 하고 쭈욱 건져 올리는데, 아뿔싸, 그건 물귀신의 머리끝이었다. 물귀신은 어린이를 품에 안고 물귀신들의 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물귀신은 전혀 무섭지 않고 오히려 어린이를 환영하며 마을로 초대한 이유를 밝힌다. 물귀신들은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근래엔 수질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어 늘 일손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이에게 오늘의 할 일을 도와달라 요청한다.

    김동수 작가는 <감기 걸린 날>에서부터 <오늘의 할 일>까지 예측 불가능한 소재에서 시작하는 생태와 환경 이야기를 보여준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생태는 당연히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지만 너무 어렵거나 심각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심각하고 우울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동수 작가가 그리는 세계는 유머가 가득하다. 슬프지도 괴롭지도 않다. 아기 물귀신들과 산책을 하고 노는 일은 즐거우며 어린이가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기 물귀신들이 성장하여 큰 물귀신이 되면, 또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 줄 것이다. 그 사이 똑단발의 어린이도 어른이 되어 물귀신과 보낸 시간을 추억하며 자신이 할 일을 즐겁게 할 테다. 김동수 작가가 그리는 그 세계에 초대받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초대장 같은 그림책.

  •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은이) | 문학동네 | 2024년 8월 "<빛의 호위> 조해진 장편소설"

    그 멜로디는 그렇게 종종 긴 세월을 통과하여 내가 서 있는 곳으로 흘러들어오곤 했다.
    <빛의 호위>(2017) 9쪽

    2017년 표제작 <빛의 호위>를 중심으로 소설집을 엮으며 조해진은 작가의 말에 '이제야 나는, 진짜 타인에 대해 쓸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적었다. 조해진의 소설이 만들어온 단단하고 귀한 세계를 꾸준히 따라 읽어온 독자들이 각별히 아낀 두 인물, 권은과 승준의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만난다. 조해진이 5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빛의 호위>에서 세계가 잊어버린 아이였던 권은은 승준에게 선물받은 카메라를 통해 죽음이 아닌 삶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 시간이 흘러 권은은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승준은 기자가 되었다. 시리아 내전을 촬영하던 권은은 왼쪽 다리를 잃게 되고, 이제 막 한 아이를 기르게 된 승준은 권은의 사정과 취재로 알게 된 우크라이나 여성 나스차의 사정에 연루되며 사람들의 삶을 향해 손을 뻗는다.

    세계 도처에서 폭력이 산재해도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산다. '갓 태어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동안만큼은 좋은 거, 좋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거, 그런 것만 보고 들으면 안 되는 거야?'(39쪽)라고 말하는 민영을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손을 내밀기로 선택하는 드문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를 살린다. 어린 권은의 외로운 방에서 울려퍼지던 멜로디가 우크라이나와 가자와 레스보스섬을 향해 뻗어 나간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찍을 수 있을지, 머뭇대고 숙고하면서도 조해진의 소설은 삶을 향해 뻗어 있다. 이런 소설이라면 다시 한번 소설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9.102024
  • 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미유키 (지은이), 김소연 (옮긴이) | 북스피어 | 2024년 9월 "미야베 미유키 미시마야 시리즈 신작"

    에도 간다 미시마초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흑백의 방’이라는 객실에 손님을 초대하여 조금 특이한 괴담 자리를 마련해 왔다. 한 번에 부르는 이야기꾼은 한 명뿐. 이를 마주하여 듣는 이도 한 명이고 이야기도 하나. 이야기꾼은 이야기하여 추억의 짐을 내려 놓고, 듣는 이는 받아 든 짐을 흑백의 방에만 넣어 두고 두 번 다시 입에 담지 않는다. 현재의 청자는 차남 도미지로. 도미지로의 사촌이자 최초의 청자였던 오치카는 시집을 가서 곧 산달을 맞이할 참이다. 오치카의 순산을 바라며 혹시나 모를 부정을 피하고자 괴담 자리도 쉬기로 한 가운데, 오치카와도 인연이 있었던 교넨보의 소개로 이야기꾼이 찾아온다. 이야기꾼은 곧 아이를 낳을 오치카에게 힘이 되어주겠다며 등에 메고 온 부동명왕 상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미미여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소설. 오싹하지만 따뜻한 네 가지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연대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아이를 갖지 못해 쫓겨난 여자. 자식을 잃은 죄를 뒤집어쓰고 이혼당한 여자. 심한 시집살이에 소처럼 부려 먹히다 도망친 여자.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죽어서도 들어갈 무덤조차 없는 여자들이 황폐해진 절 동천암에 모여드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작가는 출간 직후 인터뷰에서 에도 시대에 관해 공부할 때마다 부당한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절감하였다고 밝혔다. 뒤이어서 그래도 현실에서는 일이 ‘이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지만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
    짐 콜린스, 빌 레지어 (지은이), 이경식 (옮긴이) | 흐름출판 | 2024년 9월 "좋은 리더는 많지만, 위대한 리더는 많지 않다."

    짐 콜린스는 1992년, 그의 멘토 빌 레지어 교수와 함께 출간한 <기업가 정신을 넘어서>로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책은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저자를 단숨에 경영학계의 스타로 만들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여러 글로벌 CEO들의 경영 구루로 자리매김한 그가 이번엔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늘날 기업 환경을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성장 가능성은 정체된 시대"로 규정하며, 기술이나 제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에 진정한 리더십이 왜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이 책은 리더십의 본질을 탐구하면서도 스티브 잡스가 위기의 애플을 구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한 일이 올바른 인재를 찾아내는 일이었다는 사례를 들며 조직의 성공은 '결국,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조직을 단순히 운영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위대함으로 가기 위해 리더가 갖춰야 할 7가지 조건과 비전을 설명한다. 특히, '성공의 반대말은 성장'이라는 참신한 관점에서 리더는 긍정적인 마인드셋으로 기회를 창출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의 멘토 빌 레지어의 가르침, "관대한 충동을 억제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리더들이 위기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이론적인 리더십을 넘어 실제 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위대한 리더'라는 추상적 개념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단계별 로드맵으로 구체화했다. 시대를 초월한 리더십의 핵심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의 리더들이 더 이상 '좋은'에 머무르지 않고 '위대한'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내 인생 최악의 일주일 1
    이바 이모리스, 맷 코스그로브 (지은이), 김영진 (옮긴이) | 비룡소 | 2024년 8월 "월화수목금토일, 일주일 내내 끔찍한 일만 생긴 적 있어?"

    "전 세계 50개국 어린이들이 열광한 책" "영국 초등학생이 뽑은 2024년 가장 웃긴 책"이란 광고 문구를 보자 도대체 얼마나 웃긴 책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생겨 책장을 일단 넘겼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확 터져버린 웃음.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엄마'라고 불러 입을 틀어막은 적 있었지. 한 오 천 번쯤으로 대기 탔다가 겨우 결제창이 열렸는데, 시스템 오류로 기회를 날려버린 적도 있었고.

    이 책의 주인공 12살 저스틴 체이스는 월요일 하루 종일 그보다 더한 일들을 겪고 또 겪는다. 엄마와 새아빠의 결혼으로 아빠와 살게 되면서 고양이 뚱뚱 선장과 그의 철천지원수 강아지 슬쩍이도 한 지붕 아래 살게 된다. 첫 만남부터 난장판이 되고, 결국 뚱뚱 선장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전학 첫날 배탈이 나서 수업 시간에 피휴우우우웅 방귀가 나와 버린다. 화장실에 겨우 당도하여 매우 격렬하게 일을 보고나니 휴지가 없다. 수영 수업 시간, 다이빙대로 올라가는 도중 수영복이 걸려 급속도로 짧아지는 와중에 배 속이 다시 요동치고 마는데…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최악의 사건들, 뚱뚱 선장의 묘연한 행방, 재수 없는 전교 회장 마빈과 묘하게 맺어지는 관계. 웃음 포인트가 여기저기 툭툭 튀어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한번 큰 웃음을 준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간단한 상식 코너와 저스틴 체이스 그리는 법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월요일보다 더 끔찍한 화요일 편은 또 얼마나 큰 웃음 버튼이 되어줄지 기대된다.

  • 화가가 사랑한 밤
    정우철 (지은이) | 오후의서재 | 2024년 9월 "삶의 어둠을 몰아내는 한밤의 위로"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대한민국 대표 스타 도슨트 정우철이 어느 때보다 풍성한 빛을 품은 거장들의 밤 이야기로 찾아왔다. <화가가 사랑한 나무>, <화가가 사랑한 바다>에 이은 후속작 <화가가 사랑한 밤>은 짙은 밤, 그 빛에 비친 풍경을 지긋이 바라본 화가들의 시간을 담았다. 모네, 샤갈, 루소, 고흐, 뭉크, 칼 라르손, 알폰스 무하까지. 16인의 예술가가 그린 101가지 밤의 풍경들은, 저자의 섬세한 해설과 함께 아득한 밤에 속삭이는 말소리처럼 나긋하면서도 더욱 또렷이 그려진다.
    소박한 농민의 숭고한 일상을 담은 밀레의 밤, 생의 마지막 불꽃을 밤하늘에 담았던 빈센트 반고흐의 밤부터 상상력이 깨어나는 르네 마그리트의 신비한 밤, 사랑의 꽃이 피는 샤갈의 짙고도 푸른 밤까지.
    어두웠기에 더욱 빛나던 화가들의 밤을 만나다보면 무료하고 무거웠던 삶에 한 줄기 따스함이 전해진다. 예술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가 될 수 있는지 밤하늘의 별과 같은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9.132024
  •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은이), 김하현 (옮긴이) | 어크로스 | 2024년 9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저자 신작"

    벌써 추석이라니, 올해도 빠르게 가고 있다. 이제 곧 낙엽 떨어지면 뻔하고 영원한 질문 하나가 마음을 스칠 것이다. "잘 살고 있는 걸까?" 그럼 별수 없이 읽을거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쓸모 있고 유의미한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이 책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로 국내에는 익히 알려진 저자 에릭 와이너가 이번엔 벤저민 프랭클린의 삶을 뒤쫓는다. 자기계발의 아이콘, 바로 그 프랭클린이다. 그를 잘 모른다 해도 읽는데 문제는 없다. 이 책의 궁극적 목표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삶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을 통해 인생 사용법을 알아내는 것이니까 말이다.

    청년 시절부터 노년까지, 인쇄공에서 외교관까지, 프랭클린의 수많은 모습들은 실용적이고 현명한 조언을 내어준다. 실패 앞에서, 새로운 도전 앞에서, 불안한 미래 앞에서, 노년의 어지러움 앞에서 그가 삶을 지탱하고 굴리는데 원동력이 된 가치와 기준들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제안이다. 자기발견의 항해 중 흔들리는 이들을 위한 유쾌한 안내서.

  • 67번째 천산갑
    천쓰홍 (지은이), 김태성 (옮긴이) | 민음사 | 2024년 9월 "함께 도망치자, 함께 잠들자."

    파리 시내의 8평짜리 새장 같은 아파트에 살던 '그'에게 '그녀'가 찾아왔다. 유력 정치인의 아내이자 가끔 TV에도 출연하는, 이제는 한물갔지만 여전히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사는 '그녀'는 제대로 된 잠을 이룬 지 아주 오래였다. 파리의 그 새장 같은 아파트에 들어서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제대로 된 잠을 자는 것이다. '그'의 옆이라면 가능한 일이다. 두 사람이 아역 배우 시절 촬영했던 매트리스 CF 현장에서부터 그랬다. 잠에서 깨고 나면 파리 시내를 산책하고, 주린 배를 달랠 얼굴보다 더 큰 크루아상을 먹고, 영화를 볼 것이다. 그리고 함께 낭트에 갈 것이다. 두 사람이 어린 시절 출연했던, 천산갑이 나오는 영화가 4K로 복원되어 낭트 영화제에서 회고전이 열리게 되었고, '그녀'와 '그'가 영화제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들에겐 아직 나누지 못한 이야기와 찾아야 할 누군가가 있다.

    올해 1월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은 <귀신들의 땅>의 작가 천쓰홍의 최신작. 유년 시절에 만나 평생에 걸쳐 우정과 헌신, 상처를 주고받은 한 게이 남성과 헤테로 여성의 관계를 통해 고독과 치유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탐색한다. 소설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그는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인 동성애자 남성과 이성애자 여성은 가부장제 관점에서 볼 때 특이한 관계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 성소수자 모두 가부장제하에서 이등 시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작가의 말처럼 소설은 가부장제 체제에서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수모와 고통, 성소수자가 겪는 트라우마 등을 아프게 드러낸다. 그들은 서로의 마음속 혹독한 상처를 이해하고, 그 고통을 헤아리기에 서로를 찾는다. 그 자신이 동성애자이자, 많은 여성들의 '게이미(Gay蜜, 이성애자 여성의 게이 남성 친구)'였던 작가는 한국 독자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독재, 성차별 등 억압을 겪고 자란 한국인과 대만인의 정서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출간 후 제가 해방감을 느낀 것처럼 한국 독자들도 제 책을 통해 더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 감정을 안아 주는 말
    이현아 (지은이), 한연진 (그림) | 한빛에듀 | 2024년 9월 "마음 안에서 자주 길을 잃는 어린이를 위한 책"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마음 안에서 자주 길을 잃어버린다. 낯선 도시를 여행하다가 길을 잃을 때 지도가 필요한 것처럼, 마음의 길을 잃을 때도 '감정의 지도'가 필요하다. 지금 내 마음이 어떤가 가만히 살펴보고, 마음 상태를 또렷하게 알아차려야 바른길을 찾아 나아갈 수 있다.

    <어린이 마음 약국>의 저자이자, 15년 차 현직 초등 교사 이현아는 '어린이를 위한 무드미터'라는 감정의 지도로 네 가지 영역별 감정을 설명하고, 교실 안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들어온 사례들을 바탕으로 여러 감정의 상황별 해결안을 제시한다. 짜증 나, 미워, 서운해 단순한 말에 스스로를 가둬두기보다, 마음에 귀 기울여 보고, 다채로운 감정과 마주해 보고, 적절한 말로 표현해 보는 단계에까지 이르도록, 다정한 방식으로 이끌어준다.

  • 생生 존zone 십ship : 협력개인의 출현
    구정우 (지은이)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강력 추천"

    전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감탄과 찬사를 보낸 사회학자, 성균관대 사회학과 구정우 교수의 신작 <생生 존zone 십ship>이 출간되었다. 세대 갈등이 본격화된 한국 사회에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충돌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적 태도'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저자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기성세대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한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이 단순한 가치관 차이가 아닌, 시대적 변화와 사회 구조적 불균형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인 특유의 '협력 DNA'에 주목하며, '협력개인'이라는 개념을 통해 개인주의 시대에도 공동체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젊은 세대에게 과도하게 전가될 수 있음을 우려하며,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 심화를 경고하고 있다. '2044년 노인 0.5표'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의 정치, 사회적 변화가 젊은 세대에게 미칠 영향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준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저자는 세대 간 갈등 해소의 핵심이 공감과 협력에 있다고 보며, 이를 통해 공멸이 아닌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세대 갈등이라는 현시대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통찰과 해법을 제시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논의의 출발점을 제공할 것이다. <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강력 추천했다.

9.202024
  •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진은영 (지은이) | 마음산책 | 2024년 9월 "우리의 삶이 바뀌는 경험, 진취적인 독서에 관하여"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의 시인 진은영이 신작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위로할 길 없는 슬픔' 속에서 작가를 살게 한 건 다름 아닌 책이고, 독서였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자꾸만 찾아와 결국에 그 상처를 도려내고 결국엔 아물게 하는 문학의 힘으로 작가는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 가히 고전 또는 명작이라고 불릴만한 작품들에서 작가는 많은 이야기들을 길어 올린다. 그때도 맞았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들을 스스로 건네고 위안을 받으며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문학의 쓸모, 그 이상의 것들을 이 책에서 발견하길 바라며 그 진취적이고 정열적인 독서의 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김창옥 (지은이) | 수오서재 | 2024년 9월 "대한민국 대표강사 김창옥의 인생 해설집"

    김창옥, 공감과 소통의 마스터
    지난 20여 년간 약 1만 회에 달하는 강연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해온 김창옥, 유튜브 '김창옥TV'와 tvN '김창옥쇼'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이번 책에서 사랑과 행복의 씨앗을 다시 틔울 80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삶은 나만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건넨다.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시도들
    김창옥은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반복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명쾌한 조언을 전한다. 그는 거창하고 화려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대화와 만남을 통해 소통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결을 발견하고, 일상 속 작은 시도들이 어떻게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한 관계와 소통의 기술
    이 책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더 건강한 소통과 행복을 찾는 방법도 제시한다. 번아웃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사랑과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존중과 배려의 태도를 강조한다. 김창옥의 따뜻한 언어와 깊은 통찰을 통해 독자들은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은이), 이현주 (옮긴이) | 청림Life | 2024년 9월 "철학자가 전하는 부모의 지혜"

    라이언 홀리데이의 <데일리 대드>는 그가 대중 철학자로서 쌓은 통찰을 바탕으로, 부모와 양육자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하는 책이다. 홀리데이는 양육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도전들을 따뜻하고도 명료한 조언으로 풀어내며, 부모로서의 역할을 더욱 깊이 있게 고민하게 만든다.

    이 책은 자녀에게 전해야 할 가치와 교훈들을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양육의 어려움과 기쁨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홀리데이는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귀중한 가이드북을 써냄으로써, 양육자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를 새롭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그 스스로 훌륭한 양육자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도 담았다.

  •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울리케 헤르만 (지은이), 박종대 (옮긴이) | 갈라파고스 | 2024년 8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학 천재들"

    현재의 금융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20여 년 경력의 경제 전문 기자인 저자 울리케 헤르만은 주류 경제학자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 문제라고 말한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에 대한 무조건적 믿음으로는 끝없이 벌어지는 빈부격차, 거대하게 불어나는 실업률, 현실화된 노동 위기의 문제를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

    어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 그는 세 명의 경제학자를 꼽는다.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케인스. 주류 경제학이 유령 취급해온 과거의 거장들. 우리는 그들의 이론에서 무엇을 오해하고 있으며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가. 헤르만은 오늘날의 경제학자들과는 달리 이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고, 실제 세계에 주목하며 이론을 세웠"기 때문에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책은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 각각의 삶을 톺아보며, 이들의 이론이 삶에서 어떻게 뻗어 나왔는지를 살핀다. 삶과 이론을 엮어 함께 들려주는 설명 방식은 비전공자에겐 입체적 이해를 제공하며 전공자에겐 놓쳤던 요소를 눈여겨보게 한다. 여러 언론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의 책답게 문제의식은 날카롭고 문장은 촘촘하되 잘 읽힌다. 시의적인 눈으로 고전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훑는 현실적 안내서다.

9.242024
  • 재앙의 지리학
    로리 파슨스 (지은이), 추선영 (옮긴이) | 오월의봄 | 2024년 9월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불평등에 관하여"

    변기에 볼일을 본다. 물을 내린다. 분변이 사라진다. 변기의 구멍을 세계의 구멍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방금 세계에 나온 것이 다시 세계의 바깥으로 흔적 없이 사라졌다고 오해하게 된다. 그것은 여전히 배수관에, 정화조에, 오물 처리장에 있는데 흰색의 변기가 눈속임을 만든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 무지하기는 너무나 쉬운 일이다. 물살이 만든 알량한 물리적 거리마저도 그런 거짓말을 낳는다. 하물며 국가와 국가 간 거리는 얼마나 거대하고 유독한 눈가림을 만들어내는가.

    산업 사회의 빛 좋은 글로벌 공정은 흰색의 변기와 얼마나 다른가. 부유한 국가들은 제조 산업의 밑바닥 공정을 모두 외주화한다. 유명한 브랜드의 친환경 상품들은 동남아의 판잣집 같은 공장들에서 헐값의 노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저자는 캄보디아의 의류 하청 공장에 찾아간다. 그곳에선 기후 재난으로 인해 농업 사회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이 최악의 착취를 당하며 끔찍한 환경 오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염을 감독, 규제하는 데는 자본이 필요하다. 이들 나라에선 가능하지 않다. 거대한 양의 탄소를 뱉어내며 만들어진 옷들은 깨끗한 나라로 건너가 "친환경" 마크를 달고 판매된다. 적어도 이 브랜드 관리자의 눈이 닿는 범위에선 친환경이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변기 바깥에선.

    이 거대한 위선에 저자는 "탄소 식민주의"라는 이름을 붙인다. 오늘날의 식민주의는 단지 땅만을 점령하지 않는다. "친환경", "생분해 가능한" "재활용 가능한" 따위의 택은 기후위기 시대에 잘 팔리는 가치이고, 양심적인 개인들이 친환경 상품을 사는 동안에도 기후는 같은 강도로 위협받고 있다. 오늘날의 환경주의는 어떤 권력의 손에 끌려가고 있는가. 기후위기, 불평등, 글로벌화, 노동문제, 그린 워싱을 모두 엮어내어 캄캄하고 두려운 진실을 밝혀내는 역작이다.

  • 행운이 구르는 속도
    김성운 (지은이), 김성라 (그림) | 사계절 | 2024년 9월 "다정과 배려로 더욱 넓어진 한 아이의 세계"

    주인공 하늘이는 다리가 불편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마음껏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한다. 어느 날, 하늘이네 집 이층에 이라크 언니 마람이 한 달 동안 세 들어 살게 된다. 마람은 하늘이에게 자신은 파견 나온 램프의 요정이고,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온 것이라며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늘이 곁에는 하늘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늘 마음 써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반면, 가끔 놀리거나 골탕 먹이는 아이, 무뚝뚝하게 대하는 이웃도 있다. "다리가 있는데 왜 안 걷냐"라고 짓궂게 시비 거는 반 아이에게 하늘이는 "너는 머리가 있는데도 왜 생각을 안 하느냐"라며 핀잔을 준다. 요정 마람이 떠나기 전, 하늘이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묻는다. 하늘이는 자신의 소원은 전동 휠체어를 갖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걷지 못하는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더 좋다고 생각한 적 한 번도 없다는 말을 덧붙인다.

    무례한 사람 앞에서 절대 참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하늘이. 그런 하늘이의 하루하루가 다정한 에피소드로 가득 채워져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김성라 작가의 둥글둥글한 그림들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더욱 따스하게 만든다.

  • 모두의 금리
    조원경 (지은이) | 에프엔미디어 | 2024년 9월 "금리는 모든 자산에 항상 작용한다"

    2024년 9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 금리를 0.5%나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에 마침표를 찍었다. 4년 반 만에 미국의 통화 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한 것이다. 미국 연준의 이번 빅컷과 아울러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 전망은 세계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부동산 시장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듯하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 폭이 축소되어 외국 자본 유출 부담이 줄었고,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가격의 상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일정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리는 현대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모두의 금리>는 금리가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며, 개인의 투자 전략부터 글로벌 경제 동향까지 다루고 있다. 저자 조원경 교수는 금리가 채권,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다양한 자산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자산 가치를 증대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예금 금리부터 대출 금리, 그리고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금리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왜 금리를 알아야 할까? 금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금리를 통해 우리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투자와 소비를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금리를 이해함으로써 경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금융시장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결국, 금리는 우리가 복잡한 경제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돕는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금리를 알아야 돈의 흐름이 보인다. 김동환, 김학렬, 박세익, 윤지호, 홍진채가 강력 추천했다.

  • 오롯이 내 인생이잖아요 (친필 사인본)
    장명숙, 이경신 (지은이) | 김영사 | 2024년 8월 "인생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사이"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이후 3년, 장명숙은 긴 공백을 깨고 '밀라논나' 유튜브 시즌 2로 돌아왔고, 이와 더불어 '밀라논나' 유튜브 제작자인 이경신과 함께 쓴 <오롯이 내 인생이잖아요>가 출간됐다. 이전 책에서는 갑자기 유튜버 스타가 된 1952년생 멋쟁이 할머니의 인생 내공을 엿볼 수 있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유튜버 '밀라논나'의 창작자와 제작자가 인생의 크고 작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만가만 풀어낸다.

    52년생 창작자와 82년생 제작자는 나이와 시대와 관심사를 뛰어넘어 솔직하고도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모두의 인생길에서 한 번쯤은 만나게 되는 일곱 가지 주제 - 나이 들기, 다스기리, 말하기, 생각하기, 입고 먹고 살기, 함께 일하기, 사랑하기- 에 대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어쩌면 인생은 그 길 위에 있는 모두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말하고, 상처를 주고, 또 치유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미 나보다 그 길을 먼저 간 인생의 선배에게 듣는 산뜻하고도 확실한 조언에 마음이 놓이고 또 삶을 잠시나마 긍정하게 한다. 다양한 삶의 길목에 서 있는, 저마다의 무게를 지고 있는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알라딘 단독으로 저자 친필 사인본을 한정 수량 제공한다.

9.272024
  • 트렌드 코리아 2025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권정윤, 한다혜, 이혜원, 이준영, 이향은, 추예린, 전다현 (지은이) | 미래의창 | 2024년 9월 "보통의 하루를 보내면 족하다"

    '트렌드 코리아'가 2025년을 이끌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SNAKE SENSE'를 공개하며 그 베일을 벗었다. 2025년 '뱀의 해', 뱀이 그 어떤 사냥감도 놓치지 않듯,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모든 전제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경계를 넘어서는 날카로운 통찰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2025년,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기로, 뱀의 본능처럼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가 매년 출간될 때마다 필독서로 꼽히는 이유는 그 자체가 단순한 트렌드 분석서를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지침서로 자리매김한 덕분으로 보인다. 이 책은 단순한 예측을 넘어 우리의 삶과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들을 명확하게 짚어내며, 개인이든 기업이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를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이 책은, 단순한 트렌드 이상의 사회적, 문화적 통찰을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트렌드 코리아는 '늘' 새롭다.

    제시된 키워드 중 개인적으론 아주 보통의 하루(아보하)에 주목하고 싶다. '아보하'는 그냥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고 하는 삶의 태도다.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고 SNS에 인증하는 대신 집에서 차 한 잔을 조용히 즐기거나, 주말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기보다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선호한다. 오늘 퇴근길, 난 마트에 들러 와인을 담아 가야겠다. 오늘 '아보하'는 정해졌다.

  •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은이) | 창비 | 2024년 10월 <경애의 마음> 김금희의 새로운 대표작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에 한때 창경원이라는 동물원이 있었다. 이 유원지가 영업했던 것은 1909년부터 1983년까지의 일로, 일제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창경궁 복원 계획이 시작되어 현재는 궁궐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과거에 그 자리에서 코끼리를 보던 서울시민들처럼 현대 도시인들은 이제 인스타그램에 궁궐 야행 관람기를 남기며 2020년대를 보내고 있고, 한때 그곳에 원이 있었다는 흔적은 원의 서쪽이라는 '원서동'이라는 지명 정도에나 남아있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의 장편소설을 이끌어가는 서술자, 30대 여성 '영두'는 한 시절 이 원서동에 살았던 일이 있다. 그 시절의 좋았던 기억마저 분갈이하듯 통째로 파내고 싶을 정도로 큰 상처를 받았던 어린 날이었다.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백서를 기록하는 일을 맡게되며 석모도에서 원서동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영두는 대온실을 수리하는 노동을 통해 원서동에서 꺾였던 자신의 마음과 석모도의 조카 산아의 마음과 대온실 구조 아래 묻힌 역사의 진실을 고쳐 쓰는 일을 대면하게 된다. 함께 일하는 건축 사무소의 사람들, 영두의 가족이 되어주는 은혜와 산아, 낙원 하숙에서 영두와 함께 살았던 문자 할머니, 그 시절 영두의 첫사랑 순신 등의 인물들이 구체적인 묘사와 함께 생동하여 어느덧 영두가 사랑한 그들의 얼굴이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상한 마음으로도 마음 다해 일하는 사람들이 대온실 밑바닥의 비밀을 향해 다갈 때 영두가 묻어둔 비밀 역시 조금씩 발굴된다. 비밀이 묻힌 가장 깊은 곳을 향해 뻗어가는 이야기의 가지에서 힘이 느껴진다. 얼음 같은 수난을 녹이는 말을 주고 받으며 나아가는 그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존경을 전하는 품위 있는 소설이다.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시나리오 작가 정서경이 추천했다.

  • 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은이)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일상을 깊이 탐구하는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 그가 두 번째 예보로 돌아왔다. 길어진 수명, 짧아지는 직업의 생명, 그리고 무섭게 발전하는 기술 앞에서 우리는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송길영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포착했다. 그의 두 번째 시대예보, '호명사회'는 핵개인들의 ‘이름’을 되찾는 시대를 예고한다.

    <시대예보: 호명사회>에서는 개인들이 더 이상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이름을 찾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기술 발전과 직업의 유동화로 인해 한 번의 직업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조직의 이름 뒤에 숨을 수 없고, 숨을 필요도 없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전작 '핵개인의 시대'가 개인화된 사회로의 전환을 다뤘다면, 이번 책은 그 개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송길영은 경쟁의 과열, 직업의 불안정, 그리고 새로운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자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다가올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들을 제시한다.

    송길영이 제시하는 '호명사회'는 단순한 예측이 아닌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이다. 더 이상 안정된 직업이나 조직에 기대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자신만의 이름을 찾아내고 자립할 준비를 해야 한다. 변화의 시그널을 읽고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다. 대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시대, ‘나의 이름’을 찾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두 번째 '시대(代)예보'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 번째 '시대예(豫)보'를 기다리면서 글을 마친다. 앞으로의 시대(時代)는, <시대예보(時代豫報)>에 담긴다.

  • 반려 요괴 1 : 천잠
    김영주 (지은이), 밤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어떤 모습이건 상관없어. 우린 친구니까!" 요괴와 인간의 특별한 만남"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어린이 부문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 책은, 2023년에 먼저 선보인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감염 동물>과 더불어 100% 어린이 심사위원단에 의해 선택된 작품이다. 여러 동화를 집필해 온 김영주 작가는 반려동물이 아닌, '반려 요괴'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판타지 동화를 집필하여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려 요괴는,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꿈과 상처의 상징이다. 주인공 주희는 춤이 싫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춤을 억지로 추며 자신과 다르게 인기 많고 활발한 쌍둥이 언니 세희와 친구들에게 맞춘다. 어느 날, 신비한 요괴의 세계로 이끌려 가게 된 주희는 그곳에서 반려 요괴를 맞이한다. 요괴 세계의 환경 그대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고 살뜰하게 보살피며 반려 요괴에게 자신의 고민과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반려 요괴는 주희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럭무럭 자라는데…

    반려인이 귀가할 때면 문 앞까지 마중 나와 반겨주고, "간식!" 하고 말하면 기막히게 알아듣고 총총 뛰어와 웃게 만드는 반려 고양이가 무려 둘이나 있다. 그 작고 보송한 존재들이 지친 삶에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지, 얼마나 안심되게 해주는지 모른다. 이 책은 동물의 자리에 기묘한 요괴 요소를 집어 넣어 우선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요괴와 인간이 서로가 서로에게 반려가 되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고도 훈훈하게 그린다. 밤코 작가의 알록달록한 그림은 요괴들의 세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