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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여행

이름:김산환

최근작
2023년 1월 <캐나다 로키 홀리데이>

‘캠핑’하면 계곡에서의 가족 여행이나 텐트 치며 고생한 기억이 떠오르나요? 익숙지 않은 야외 활동으로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뒤집어 보면 캠핑은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가지거나 자연과 가장 가까이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캠핑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거의 평생을 캠핑에 매혹되어 활동한 캠핑의 달인, 아니 <캠핑폐인>의 김산환 저자분께 서면을 통해 여쭈어 보았습니다. 직접 대면한 것처럼 상세하고도 진솔한 대답을 해주신 저자 분과 도움주신 미래인 담당자 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전합니다. (질문 및 정리: 도란, 조현정)

알라딘: ‘1박 2일’ 프로그램의 영향인지, ‘캠핑’하면 으레 남자들이 모여 즐기는 마초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이 언급되었는데, 남녀 구별 없이 충분한 휴식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산환: 캠핑장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힘’을 쓰는 남성입니다. 이 힘, 즉 남자의 능력은 가족을 향할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특히, 캠핑요리는 남성의 헌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입니다. 집안에서는 까딱도 안 하는 남자지만 캠핑장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설거지통을 들고 나서고, 요리를 합니다. 이처럼 남성이 매사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캠핑장에서 가족의 평화는 아주 공고해집니다.

알라딘: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와 닿았어요. 캠핑을 ‘가족’이라 정의하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가족이란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요?

김산환: 제게 가족은 ‘중심’입니다. 혈기 넘치던 젊은 시절의 저는 끊임없이 밖으로의 일탈을 꿈꿨습니다. 내 안에 가득한 욕망만이 나를 인도하는 나침반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심력 밖으로 튕겨져 나가려 몸부림치던 그 모든 순간에 가족은 저의 삶의 중심에 있었고, 그 힘으로 저는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알라딘: 곧 휴가철입니다. 올해 휴가를 고대하고 있는 캠퍼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캠핑 장소가 있을까요?

김산환: 캠퍼에게 여름휴가를 위한 캠핑을 물으면 열에 아홉은 숲과 계곡을 들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강원도나 경북의 내륙 깊은 곳에 있는 숲이 좋은 자연휴양림이나 아이들과 물놀이 하기 좋은 계곡을 우선 떠올리게 됩니다. 해변의 캠핑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라딘: 여름철엔 특히 비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내에서도 파리, 모기 등의 벌레가 기승을 부리는 걸 보면 벌레의 공격도 만만찮을 테죠. 특별한 대처 방법이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김산환: 캠핑은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철저한 준비, 그것만이 캠핑의 재미와 안전을 보장합니다. 특히, 여름날은 비가 가장 큰 위험요소입니다. 폭우가 내리면 졸졸 흘러가던 실개천도 삽시간에 험한 급류로 변합니다. 계곡과 강변으로 캠핑을 갈 때는 비에 대한 대처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야 합니다. 모기도 강력한 적입니다. 바르고, 뿌리고, 태우는 것 등 다양한 모기 퇴치용품을 챙겨가야 합니다.

알라딘: 차례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계절별 캠핑의 묘미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봄의 배꽃 터널은 사진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계절마다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

김산환: 누구보다 간절하게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캠퍼입니다. 캠퍼들은 잔디에 초록물이 들면 우선 텐트부터 치고 싶어 합니다. 봄날의 캠핑은 나무와 숲에 초록물이 드는 것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여름날은 휴가가 있어 즐겁고, 가을은 소슬한 바람을 느끼며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습니다. 겨울은 깨어 있는 야생본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알라딘: 해외 캠핑장도 같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을 ‘북위 50도의 여름’이라 했는데 어떠한 점에서 매력적인가요. 그 외 한 번 더 가고 싶은 장소나 앞으로 가고 싶은 지역을 꼽아 본다면요?

김산환: 북위 50도의 찬란한 여름은 우리의 기대 이상입니다. 밤 10시가 가까워도 식지 않는 오렌지빛 태양과 싱그러운 초록의 숲, 코끝이 싸할 만큼 맑은 공기가 있습니다. 사람의 일생으로 치자면 생기 넘치는 스무살과 같습니다. 바이칼과 알래스카, 그리고 캐내디언 로키의 캠핑은 캠핑의 참 멋을 알려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알라딘: 캠핑에 빠져 들게 된 계기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김산환: 중학교 2학년 때 속리산 화양동계곡으로 아이들끼리만 처음 캠핑을 갔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청주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3박4일간 자전거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때 군용 A자 텐트에서 4명의 친구와 함께 잤습니다. 텐트가 너무 작아 겨우 어깨만 집어넣고, 발은 밖에 두고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우리들’만 있었고, ‘우리들 세상’만 있었습니다.

알라딘: 혼자 여행을 여러 번 하기도 했는데, 사진에 보이는 숲 속에 자리잡은 텐트가 바다 위의 섬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곁에 있다 해도 지독히 외로웠던 적은 없었을까요?

김산환: 대학시절 48일간 백두대간을 종주했습니다. 그때는 산에서 혼자 텐트 치고 자는 게 끔찍이도 싫었습니다. 매일 밤 홀로 깊은 산 속에 남겨졌다는 외로움과 고독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것은 캠핑의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단지, 백두대간을 종주하겠다는, 제 자신과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이것은 훗날 제가 캠핑에 흠뻑 취해 살 수 있는 큰 자양분이 됐습니다.

알라딘: 혼자 가는 여행과 일행이 있는 여행은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김산환: 여행, 혹은 캠핑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그 상황을 맞춰 즐길 줄 아는 게 진정한 ‘꾼’입니다. 혼자 나선 캠핑은 끊임없이 자아와 마주하게 됩니다. 일상의 작은 고민에서 존재론적인 고민까지 다 만나고 옵니다. 일행이 있는 캠핑은 조화와 책임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설령 처음 보는 사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최대한 배려하려 합니다. 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책임지고 완수하면서 공동체의 일원임을 느끼게 됩니다.

알라딘: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나면 은연중에 친밀감을 갖게 되는 게 캠핑장이다’라고 들었습니다. 캠퍼 사이의 연대감이 유독 돈독해 보이는 까닭이 뭘까요?

김산환: 캠퍼간의 연대감은 자연이란 공간에서 비롯됩니다. 짙은 어둠이 내린 캠핑장은 혼자 마주치기에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그러나 나와 같은 처지, 혹은 어둠과 자연적인 위협에 맞서려고 작정한 누군가가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캠핑장에서 만난 캠퍼는 든든한 지킴이이자 마음의 의지가 됩니다.

알라딘: 더치 오븐을 통해 맛본 가장 기막힌 요리는 무엇인지요?

김산환: 더치 오븐에서 방금 구워낸 베이글 만큼 맛있는 빵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더치 오븐에 3큰술의 물을 부은 후 겅그레(솥에 음식물을 찔 때 재료가 물에 닿지 않게 하려고 물 위에 놓는 물건) 위에 베이글을 넣고 5분쯤 가열하면 따끈하면서 찰흙처럼 찰진 베이글이 됩니다. 여기에 크림치즈를 듬뿍 발라 커피와 함께 곁들이면 최고의 아침식사가 됩니다.

알라딘: 20여 년 가까이 캠핑 장비를 써온 것으로 아는데, 평소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김산환: 캠핑장비는 캠핑 현장에서 손질을 하는 게 원칙입니다. 캠핑을 마칠 때 두 번 손이 가지 않도록 깨끗하고 손질해야 장비가 부식되거나 망가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캠핑장비 최대의 적은 물과 습기입니다. 모든 장비는 항상 뽀송뽀송하게 말라 있어야 합니다. 랜턴이나 스토브는 기름칠만 해줘도 수명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습니다.

알라딘: ‘캠핑폐인’이지만 캠핑을 가지 않는 날은 보통 어떤 시간을 보내나요? ^^

김산환: ‘캠핑폐인’이란 제목이 너무 독했나요? 일상이 없는 캠핑과 놀이, 여행은 없습니다. 저 역시, 자연이 부르는 소리에 목말라하며 때로는 도심에서의 하루하루를 견디곤 합니다. 다만, 집에서도 캠핑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게 위안입니다. 더치 오븐과 함께 놀거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훈제요리를 하는 즐거움으로 캠핑의 아쉬움을 달래곤 합니다.

알라딘: 여행 기자, 여행 작가는 물론 최근에는 ‘꿈의지도’라는 출판사의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활동의 비결이 무엇일지, 자연이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지요?

김산환: 사회생활 첫걸음부터 신문사를 그만 둘 때까지 꼬박 17년을 여행레저 전문기자로 일했습니다. 제 삶에서 여행과 캠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지난해 설립한 ‘꿈의지도’는 캠핑과 여행을 테마로 한 특화된 출판사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기자에서 작가, 출판인으로 다양한 변신을 해왔지만 제 삶을 지탱시켜주는 키워드는 캠핑과 여행입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지고 가야할 제 인생의 화두입니다.

알라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김산환: 당분간은 출판 일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10여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그러나 저자로서 책을 펴내는 것과 출판은 엄연히 다릅니다. 편집기획에서 제작, 영업에 이르는 출판의 전 과정을 걸음마 떼는 아이의 심정으로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우선, ‘꿈의지도’를 캠핑과 여행을 테마로 한 전문 출판사로 자리매김하게 한 뒤에 좀 더 농익은 여행 이야기를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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