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발표하고 나서 고양이와 함께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그렇지는 않고 차미는 친구의 고양이이다.
차미는 함께 사는 친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간을 경계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얼굴을 아는 고양이들이 근처에 오면 빨리 밥을 챙겨주라고 애옹 애옹 한다.
나는 차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데 그런 것이 생각처럼 상대에게 통하기는 힘든 일 같다.
차미는 흰 양말을 신은 턱시도 고양이이다. 오리털 이불과 침대를 좋아한다.
그 외에 내가 아는 고양이들을 소개해보겠다. 물론 그 고양이들은 나를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메이는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는 용기 있는 회색 고양이이다. 미오는 이 소설 어디엔가 짧게 등장한다. 그렇다고 미오가 회색 캐시미어 니트로 된 것은 아니며, 그의 직업은 과학자이다.
두모는 우아한 표정의 흰 고양이이다. 눈이 무척 크고 독특한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글로 설명하기는 참 어렵다.
꼼이는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을 때 나의 또다른 친구에게 맡겨졌는데 지금은 분홍색 입이 매력적인 큰 고양이로 자랐다.
짱이는 다정한 눈빛을 가진 고등어인데 우리가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바로 그 고등어 고양이이다.
오이는 왜 오이인가. 그의 눈이 초록색이기 때문인데 나는 오이의 눈을 떠올리다 검색창에 ‘brilliant green eyes’라고 검색해보았다.
그 외에도 또 생각나는 얼굴들과 이름들이 있다.
나는 가끔 무언가를 바라고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것들을 떠올린다.
202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