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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심규식

출생:1951년 (황소자리)

최근작
2020년 11월 <우리 시대의 영감님>

심규식

광주고, 공주사범대 국어과, 단국대 대학원 졸업
37년간 공립고등학교 교사, 14년간 공주사범대
강사 역임
1992년 <문예사조> 소설신인상 당선
청구문화상, 충남문학대상, 허균문학상, 한국예
총회장상, 옥조근정훈장 등 수상 다수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충남문인협회,
천안문인협회 회원
<수요문학> <백매문학> <신인문학> 동인

소설집
『그곳에 이르는 먼 길』
『돌아와요 부산항에』
『사로잡힌 영혼』
『네 말더듬이의 말더듬기』(공저)
『우리 시대의 영감님』

대하역사소설
『망이와 망소이』(전5권)

자전적 수상록
『낭만의 에뜨랑제 세상을 향해 나아가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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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낭만의 에뜨랑제 세상을 향해 나아가다> - 2019년 8월  더보기

지난 밤 기다리던 좋은 비가 흠뻑 내렸다. 희우(喜雨). 며칠 전 텃밭에 심어놓은 고구마순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고구마 두렁 옆에 심어놓은 감자들도 꽃이 피었다. 상추, 고추, 부추, 쑥갓, 땅 콩, 도라지, 더덕, 들깨, 아욱, 오이, 가지, 토마토, 호박 등도 빗물을 흠씬 빨아올려 생신한 모습이다. 별로 넓지 않은 텃밭이지만 우리 집 엔 두 군데 텃밭이 있고, 우리 부부는 봄부터 가을까지 이 텃밭을 가 꾸며 즐겁다. 그 작은 씨앗에서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이며, 부지런히 자라나는 갖가지 잎이며, 어느 날 수줍은 듯 벌어지는 꽃과 앙증스럽게 매달린 열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텃밭이다. 잠깐 나가서 잡초를 뽑아주고, 상추와 쑥갓을 뜯어다 점심을 먹었다. 소박하나 만 족스런 점심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나의 체험이나 생각을 기록한 것들이다. 자전(自傳)적인 글들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외람되지 않을까 적잖이 망설였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쓸 작정을 한 것 은,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들의 삶 못지않게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삶 또한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소수의 비범한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들의 삶 또한 비범한 사람들의 삶 못지않게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장미나 모란이 그 화사한 자태와 눈부신 색깔로 우리의 사랑을 받지만, 이름 없는 야생화 또한 그 나름의 빛깔과 향기로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우리 세대는, 전통적인 농경사회가 근대적인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격변기를 살아왔다. 해방과 6·25전쟁 직후의 피폐한 상황에서 태어나, 경제 성장과 민주화의 진통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오늘날에 이 르렀다. 좋은 작품을 쓰진 못했지만, 글 쓰는 것에 의미와 가치를 두 는 사람으로서, 나는 그간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기록해둬야 한다는 부채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이글의 내용은 나와 동시대 사람들은 거의 누구나 지니고 있는 체험일 것이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 태어나 성장한 나의 아들이나 딸에게는 옛날 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나의 자식뻘인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앞 세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 주는 것도 전혀 의미 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공자의 말씀에 ‘술이부작(述而不作)’이란 말이 있다. 있는 그대로 말하되 거짓을 꾸미거나 없었던 일을 창작하지 않는다는 뜻이겠다. 또한 공 자가 <춘추(春秋)>를 저술할 때의 엄정한 자세를 ‘춘추필법’이라 한다. 아무리 막강한 권세를 휘두른 황제나 왕이라 해도 잘 한 것은 잘 한 것 으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기술하지 않으면 사서(史書)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거나 창작한다면 그것은 한 편의 작품은 될지언정 이미 사서(史書)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마음에 새긴 말이 바로 ‘술이부작’과 ‘춘추필법’이다. 가능한 한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쓰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한 기록이란 인상주의적이고 단편적이 되게 마련이다. 또한 인간이란 태생적으로 나르시스적인 존재가 아닌가.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자화자찬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웃어넘겨주길 바 란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내 유년 시절의 체험과 농촌 풍경, 학창 시절 정신적 편력과 사색의 궤적, 그리고 우리 시대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고 살아오면서 내 마음에 머물렀다가 간 여러 기억의 편린(片鱗)들이다. 요즈음 쓴 것도 있고 전에 쓴 것도 있다. 두서도 없 고, 정리되지도 않은 글들이지만, 내 삶의 모습을 거칠게나마 조감(鳥瞰)할 수 있어, 나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다. 2019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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