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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홍은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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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나는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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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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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운동판’에 나타났다. 출근길의 그 사람, 박경석 대표의 뒤를 몰래 밟다 발각이 되고, 416합창단 공연을 사생팬처럼 쫓아다니고, SNS에는 ‘늦게 만난 세계’에 대한 순정한 동경과 깨끗한 존경이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글을 썼다. 중년 엘리트 지식인의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행보라니. 조용히 그의 뒤를 밟고 싶을 만큼 나는 그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서사. 학문의 자리에 살던 지식인이 ‘현장’의 사람들 곁에 어떤 마음으로 다가왔는지에 대한 아주 사적이면서 이타적인 기록. 지극하게 솔직한 것은 왜 이토록 아프고 아름다울까.
2.
지구가 속절없이 파괴되고 있다. 파국을 향해 달리는 레일 위에서도 학교는 여전히 적응하는 법만 가르친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저항하는 법, 폭주하는 열차의 비상 제동 장치를 당기는 일이다. 모든 습관과 기술이 그러하듯 저항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희망 역시 연습하고 단련해야 키워진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집단적 허무와 무기력을 뚫고 세상과 싸우려는 청년 세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
3.
발달장애가 있는 동생, 인지가 저하된 아버지, 신체장애가 있는 배우자, 정신질환이 있는 애인, 사별자, 그리고 길고양이들. 이 책의 저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들의 곁에 선 자들이다. 취약한 이들을 돌보느라 현실에 발이 묶인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만 두고 미래로 떠나버릴 거라는 불안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취약한 이들의 곁을 지키면서 동시에 길을 떠났다. 서로의 발목을 단단하게 묶고 함께 세상으로, 미래로 나아간 것이다. 이것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며 그렇게 내버려두어서도 안 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곁을 떠나지 않음으로써 세상과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 눈물겹게 고단하고 눈부시게 찬란한 이 여정은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안내하는 지도가 될 것이다.
4.
이 책은 31가지 인권의 날(기념일)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해 주면서 청소년들을 흥미로운 인권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작은 책 속에 국내외 인권 현안들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아주 논쟁적인 주제들을 매우 교과서적인 방식으로 설명해 주는데, 그 부조화가 감동적이다. 차분하고 뜨겁다. 이렇게 재미있고 위험한 교과서를 얼마나 꿈꾸었던가. 이 한 권을 통과하는 사이 내 안의 무수한 편견들을 만났다.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꼭 필요한 인권의 교과서.
5.
24개월이면 도축되는 ‘육우’로 태어난 소, 6개월이면 ‘삼겹살’이 될 운명이었던 돼지, 죽도록 달리다 5년 후 퇴역해 고기가 될 뻔했던 경주마, 쓸개(웅담) 때문에 태어나 쓸개 때문에 죽게 될 사육곰. 이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마치 휴거라도 일어난 듯 같은 종의 동물들이 모조리 사라진 현실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아 나이를 먹은 이들은 현대의 동물산업 시스템에서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유니콘 같은 존재들이다. 생추어리는 착취의 대상으로만 존재할 수 있었던 동물들을 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주체로 존중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동물들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고 폭신한 짚 위에서 자다가, 물그릇 위로 햇살이 떨어질 때 천장에 일렁이는 빛 그늘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지도 이용하지도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 급진적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 치열했던 역사와 하루하루의 분투, 희망과 저항을 성실하게 보여주는 책.
6.
"착취를 끝내기 위해 우리는 먼저 평등한 관계가 어떤 모습인지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공존의 그림을 그린다. 낙인찍힌 인간들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공존을 위한 지침을 개발해온 저항의 역사를 동물에게 확장하는 것이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1일 출고 
출근길 지하철 시위로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의 빌런이 된 박경석. 도로를 막고 버스를 점거하고 지하철을 멈춰 세우며 전과 30범을 넘긴 그의 오랜 꿈은 장애문제가 〈100분 토론〉의 주제가 되는 것이었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토론의 공간은 그가 ‘욕의 무덤’ 속으로 기어이 ‘기어서’ 들어간 후에 만들어졌다.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만든 공간에서 사람들은 마음껏 소리치고 울고 웃고 춤추고 노래했다. 쏟아지는 비난과 조롱, 모욕과 멸시 위에 찬란한 권리의 언어가 향연을 펼쳤던 그 아름답고 토할 것 같았던 봄을 잊을 수 없다. 차별받은 자들 사이에서 태어나 거리에서 끊임없이 세상과 부딪치며 다듬어진 박경석의 말은 구체적이면서 생생하고 자유분방하면서 논리적이며 현란하고 전복적이고 통쾌하다. 어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당연하게 선물처럼 받는 권리를 어떤 사람은 평생 싸워서 얻고,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상식을 바꾸는 데 누군가의 평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건 비참한 게 아니라 인생을 걸 만큼 근사하고 가치 있는 일임을 나는 박경석에게 배웠다.
8.
출근길 지하철 시위로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의 빌런이 된 박경석. 도로를 막고 버스를 점거하고 지하철을 멈춰 세우며 전과 30범을 넘긴 그의 오랜 꿈은 장애문제가 〈100분 토론〉의 주제가 되는 것이었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토론의 공간은 그가 ‘욕의 무덤’ 속으로 기어이 ‘기어서’ 들어간 후에 만들어졌다.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만든 공간에서 사람들은 마음껏 소리치고 울고 웃고 춤추고 노래했다. 쏟아지는 비난과 조롱, 모욕과 멸시 위에 찬란한 권리의 언어가 향연을 펼쳤던 그 아름답고 토할 것 같았던 봄을 잊을 수 없다. 차별받은 자들 사이에서 태어나 거리에서 끊임없이 세상과 부딪치며 다듬어진 박경석의 말은 구체적이면서 생생하고 자유분방하면서 논리적이며 현란하고 전복적이고 통쾌하다. 어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당연하게 선물처럼 받는 권리를 어떤 사람은 평생 싸워서 얻고,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상식을 바꾸는 데 누군가의 평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건 비참한 게 아니라 인생을 걸 만큼 근사하고 가치 있는 일임을 나는 박경석에게 배웠다.
9.
“군대가 제 나라의 시민에게 총칼을 겨누어 수많은 사람을 학살했던 현장에서 바로 다음 날 ‘그것을 보게 된 것이 태어나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할 만큼 서로를 보살피는 아름답고 신성한 공동체가 나타난 역설처럼 나를 매혹시키는 이야기도 없다. 한 사람 안에서 복잡하게 교차하는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고통과 희열, 죄책감과 책임감, 기쁨과 슬픔, 끝과 시작이 어떻게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내는지 임영희의 경이로운 생애가 보여준다.”
1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1일 출고 
팬데믹과 기후재난을 통해 동물들은 이미 우리의 정치공동체로 뛰어들었고 인류 가운데 함께 싸울 저항자를 찾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동물이 말할 수 있는지,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말을 어떻게 듣고 응답할지 모색하는 일임을 김도희는 치열하고 사려 깊게 보여준다. 내 안에 안개처럼 존재하던 막연한 느낌들이 선명한 언어를 찾은 기분이다.
11.
노인요양시설에 입사한 스물세 살 무라세 다카오는 집에 가야 한다고 간청하는 노인을 따라 그의 집에 가게 되고 거기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광경을 맞닥뜨린다. 돌보는 이들을 괴롭게 했을 노인의 끈질긴 요구가 지극히 정당한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짧고 강렬한 도입부를 읽고 나는 저자에게 마음을 내주고 말았다. 그는 자신이 만난 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역사와 ‘그 사람다움’뿐만 아니라 돌보는 이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붕괴와 재생의 과정을 생생하게 표현해냄으로써 이론이 결코 감당할 수 없는 현장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관계를 세밀하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 굉장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가진 노화와 인지저하증에 관한 오래된 편견을 뿌리째 흔들어버릴 것이다.
12.
장애를 이유로 수십 년 간 유폐된 삶을 살았던 야학 학생들에게 교사 박정수는 질문한다. “여러분은 자신의 삶을 비극이라고 느끼나요?” 그 질문도, 이어지는 학생들의 대답도 너무나 짜릿하다. 해괴함과 막장스러움 때문에 예전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리스 비극에 이토록 깊게 공감하게 될 줄 몰랐다. 파괴적 운명에 맞서면서도 그 운명을 사랑하는 비극 속 영웅들과 내 곁에 저항하는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비극도, 장애도, 고통도, 희망도 새롭게 보인다.
13.
  • 정상동물 - 동물은 왜 죽여도 되는 존재가 되었나 
  • 김도희 (지은이)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9.5 (13) | 세일즈포인트 : 998
팬데믹과 기후재난을 통해 동물들은 이미 우리의 정치공동체로 뛰어들었고 인류 가운데 함께 싸울 저항자를 찾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동물이 말할 수 있는지,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말을 어떻게 듣고 응답할지 모색하는 일임을 김도희는 치열하고 사려 깊게 보여준다. 내 안에 안개처럼 존재하던 막연한 느낌들이 선명한 언어를 찾은 기분이다.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1일 출고 
장애운동을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지만, 엄청나게 소란스럽고 평화로운 그 세계를 말로 표현하는 일은 아득하게 어렵다. 그 어려운 걸 변재원은 해냈다. 그는 현장의 흔한 관용구와 몸짓에서도 차별받은 자들의 유구한 역사와 저항하는 자들의 빛나는 자긍심을 읽어낸다. 활동가의 눈으로 자신의 무지와 두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이 오래된 ‘데모’의 세계를 낯설고 새롭게 쓰는 그는 성실한 문화인류학자 같기도 하고 탁월한 통역사 같기도 하다. 전장연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조직이었던가.
15.
장애운동을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지만, 엄청나게 소란스럽고 평화로운 그 세계를 말로 표현하는 일은 아득하게 어렵다. 그 어려운 걸 변재원은 해냈다. 그는 현장의 흔한 관용구와 몸짓에서도 차별받은 자들의 유구한 역사와 저항하는 자들의 빛나는 자긍심을 읽어낸다. 활동가의 눈으로 자신의 무지와 두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이 오래된 ‘데모’의 세계를 낯설고 새롭게 쓰는 그는 성실한 문화인류학자 같기도 하고 탁월한 통역사 같기도 하다. 전장연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조직이었던가.
16.
여러 색이 한 자루에 든 색연필을 들고 한채윤의 글을 읽었다. 입을 다물지 못했다가 키득키득 웃었다가 눈물이 핑 돌아 천장을 바라보길 반복했다. 몰랐던 게 너무 많아 밑줄을 그어댔더니 책이 온통 무지개가 되었다. 그중 기억하고 싶은 단 하나의 문장을 고르라면 이것이다. “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진심을 다한 사랑 이야기. 온통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기에 자기다움을 치열하게 탐구할 수밖에 없었던 한채윤은 세상의 규범에 맞지 않았기에 세상의 질서를 끝없이 의심하고 사유했다. 그리고 자신처럼 사랑을 숨기고 존재를 유폐시켜야 했던 이들을 기어이 만나고 연결해 ‘커다란 햇빛 울타리’를 만들고 그 힘으로 마침내 광장을 열어냈다. 이 책은 무지개를 만나려면 비를 견뎌야 하고, 함께 맞는 비만큼 아름다운 축제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뜨거운 사랑과 연대의 기록이다.
1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1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000 보러 가기
인권영화제에서 무대에 오른 하루를 본 적이 있다. 하루가 만든 공장식 축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한 뒤 이야기 나누는 자리였다. 자그마한 몸집에 커다랗고 다소 추레한 옷을 입은 그는 과연 듣던 대로 전 세계를 유랑한 히피답게 맨발이었다. 나는 이 분방한 평화주의자가 아름답고 무시무시한 말들을 쏟아내며 베테랑 인권활동가들을 향해 “이것은 왜 폭력이 아닙니까” 외치며 경종을 울릴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마이크를 잡은 하루는 꽁꽁 얼어붙어서는 입을 떼지 못하다가 급기야 너무 떨린다면서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갔다. 두려움도 눈물도 감추지 못하는 그가 이상하게 부러워서, 이 낯선 존재가 대체 어디서 왔을까 생각하며 그의 흙 묻은 발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이 책은 하루가 6년간 60여 개국을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며 이동한 기록이다. 하루는 인간이 만든 경계와 규범 위를 초연하게 넘나드는 한 마리의 동물 같아서, 그가 통과하는 곳마다 당연했던 경계들이 낯설게 보인다. 책을 펼치자마자 두 번의 카우치서핑으로 말레이시아 랑카위섬 바다 위에 사는 주민의 집(배) 에서 아침을 맞이한 하루는 단숨에 우리를 이상하고 자유로운 세계로 데려간다. 사용하지 않는 땅을 점거해 살아가는 스ㅤㅋㅘㅅ,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멀쩡한 음식들을 가져와 나눠 먹는 덤스터 다이빙(쓰레기통 뒤지기) ,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도착한 그리스에서의 난민 인권 활동, 도시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에 파묻혀 지내며 삶을 축복하는 레인보우 개더링과 그곳에서 만난 성폭력 대응 활동, 그리고 이 시대 가장 억압받는 자들을 위한 동물해방운동까지. 다정하면서 담대한 그의 유랑은 어디에서도 들은 적 없는 진기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적응 말고 저항을 선택한 한 인간의 동물적 여행기이자 덜 소비할수록 더 생생히 연결됨을 보여주는 마법의 지도 같은 책.
18.
이규식과 동료들이 함께 쓴 이 책은 한국 사회에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의 생애사이면서 동시에 ‘이야기할 권리’의 탄생을 알리는 놀랍고 아름다운 이야기책이다.
19.
“나이 든 동물들의 얼굴에 사로잡혀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그들은 공장식 축산이라는 동물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이다. 열아홉 살의 소 발렌티노, 열세 살의 돼지 테레사, 스물네 살의 당나귀 뱁스, 스물여덟 살의 거위 블루… 그들의 존재가 믿어지지 않아서 이름과 나이, 구조 경위가 적힌 짧은 문장들을 아주 오래 바라보았다. 뼛속까지 새겨졌을 가혹한 폭력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이사 레슈코의 사진 속 생추어리 동물들은 고요하고 품위 있으며 충만해 보인다. 따뜻한 햇볕, 함께할 친구, 시원한 물 한 모금이 언제나 가장 중요함을 일깨워주려는 듯 말이다. 매해 500억 이상의 동물들이 이 사소하고도 절대적인 것들을 빼앗긴 채 짧은 생을 살다 잔혹하게 도축되는 현실에서 기적같이 살아남은 동물들.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그들의 얼굴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나를 죽이지 마라. 나를 사랑하라.” (레비나스의 말로 《아무튼, 비건》에서 재인용)
2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2일 출고 
‘눈이 1밀리미터만 옆으로 더 찢어졌더라면…’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이 다양한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어린 여자들부터 난데없이 북한에 떨어진 여자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 개를 산책시키며 만난 사람들의 ‘개모임’, 공장식 축산의 동물들까지…. 다음은 어디지? 누구지? 어디까지 가는 거지? 불안도 가득하고 지성도 가득하고 허당끼도 가득하고 다정함도 가득한 그를 따라가면 갈수록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져서 마음이 들썩인다. 그의 곁에서 보니 세상도 세상이지만 무엇보다 내 유년과 청춘의 시절이 다르게 보인다. 너무 당연해서 그런 게 차별인지도 몰랐던 것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새삼 원통하면서도 한 번도 주인이었던 적 없는 내 몸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내 인생인데, 내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다는 걸 이제 깨닫다니, 40년 넘게 나는 허방 짚었다. 자본주의적 효율성에 저항한다는 장애인운동을 하면서도 나날이 내 몸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두렵다. 남의 약함은 차별하면 안 된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도 내 약함은 아무에게도 안 들키려고 오늘도 분투한다. 도저히 그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도 내가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춤을 추건 말건 관심 없다는 사실을 끝내 머리로만 알다가 인생이 끝날 것 같다. ‘내 몸은 내 부끄러운 식민지. 관리와 착취의 대상.’ 나도 김소민처럼 언젠가는 내 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내 몸속에도 필시 김소민이 들려주는 것처럼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아, 벌써부터 듣기가 싫고 부끄럽다.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타자의 몸이 필요한지, 그 몸이 하는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얼마나 많은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배웠다. 그걸 찾아가는 여정이 얼마나 지난한지, 동시에 얼마나 눈물겹고 신나는 일인지도.
2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2일 출고 
책을 열자마자 홀린 듯 빠져들었다.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김지우의 태도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예측과 기대를 비껴가는 이야기는 둥글면서 뾰족하고 솔직하면서 사려 깊다. 다른 몸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건 이토록 매력적인 이야기를 함께 지어가는 일.
2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8,640 보러 가기
삶을 바꾸는 앎의 순간이 있다. 그것을 알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앎, 그것을 알기 전의 나와 알고 난 후의 내가 결코 같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앎의 순간 말이다. 이현우에게 그 순간은 함께 살던 개 ‘똘이’가 아버지에 의해 개장수에게 넘겨진 후 ‘해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순간이다. 그때 그의 눈에 장착되어 있던 어떤 렌즈가 탁, 하고 깨져 버렸다. 균열이 간 렌즈를 통해 보이는 세상은 더 이상 어제의 그 세상이 아니다.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 않았던 일상의 풍경들이 온통 문제투성이로 보이는 것이다. 균열이 간 그 렌즈는 바로 똘이의 눈, 그러니까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을 느끼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동물의 눈이다. 똘이의 죽음에 무거운 죄책감을 느낀 작가는 똘이의 눈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고통받는 동물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채식을 시작한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는 거대한 축산업 시스템을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우리는 왜 한편에선 개를 사랑하고 한편에선 개를 살해하는가.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입는가. 우리는 왜 ‘개를 먹으면 안 된다’는 주장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 돼지, 닭을 먹으면 안 된다’는 주장에는 ‘과하다’고 반응하는가. 치열하게 묻고 치열하게 읽고 쓰던 그의 발걸음은 도살장과 수산시장, 생추어리 등으로 이어져 결국 인간 중심주의에 맞서는 동물 해방운동에 가닿는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자신의 죄책감을 책임감으로 바꾸어 나가는 여정의 이야기다. 간절한 기도로 시작한 글은 정직한 지도가 되었다.
23.
책을 열자마자 홀린 듯 빠져들었다.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김지우의 태도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예측과 기대를 비껴가는 이야기는 둥글면서 뾰족하고 솔직하면서 사려 깊다. 다른 몸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건 이토록 매력적인 이야기를 함께 지어가는 일.
2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3일 출고 
“세상은 ‘절도’라고 했고 그들은 ‘구조’라고 했다. 이것은 하나의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태어나는 이야기, 인간이 죽고 동물이 태어나는 이야기, 인간이 동물로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다. 죽이는 것은 합법이고 살리는 것은 불법인 세상에서 희망은 폴리스라인 너머에 있었다.”
25.
‘눈이 1밀리미터만 옆으로 더 찢어졌더라면…’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이 다양한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어린 여자들부터 난데없이 북한에 떨어진 여자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 개를 산책시키며 만난 사람들의 ‘개모임’, 공장식 축산의 동물들까지…. 다음은 어디지? 누구지? 어디까지 가는 거지? 불안도 가득하고 지성도 가득하고 허당끼도 가득하고 다정함도 가득한 그를 따라가면 갈수록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져서 마음이 들썩인다. 그의 곁에서 보니 세상도 세상이지만 무엇보다 내 유년과 청춘의 시절이 다르게 보인다. 너무 당연해서 그런 게 차별인지도 몰랐던 것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새삼 원통하면서도 한 번도 주인이었던 적 없는 내 몸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내 인생인데, 내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다는 걸 이제 깨닫다니, 40년 넘게 나는 허방 짚었다. 자본주의적 효율성에 저항한다는 장애인운동을 하면서도 나날이 내 몸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두렵다. 남의 약함은 차별하면 안 된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도 내 약함은 아무에게도 안 들키려고 오늘도 분투한다. 도저히 그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도 내가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춤을 추건 말건 관심 없다는 사실을 끝내 머리로만 알다가 인생이 끝날 것 같다. ‘내 몸은 내 부끄러운 식민지. 관리와 착취의 대상.’ 나도 김소민처럼 언젠가는 내 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내 몸속에도 필시 김소민이 들려주는 것처럼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아, 벌써부터 듣기가 싫고 부끄럽다.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타자의 몸이 필요한지, 그 몸이 하는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얼마나 많은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배웠다. 그걸 찾아가는 여정이 얼마나 지난한지, 동시에 얼마나 눈물겹고 신나는 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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